유치원을 가고, 학교를 다니고, 대학교를 가고, 직장을 다니고 또는 여행이나 모임에서 만나게 된 인연들이 수천명이 될 것이다.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이 되려면 그 중 다수의 사람들과 연을 지속해야하고 서로가 필요할 때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미디어에서 배웠다. 친구가 없으면 잘못 살아온 것 같고, 혼자 밥을 먹거나 카페를 가게 되면 괜히 주변의 시선이 신경쓰이게 된다. 자연스럽게 멀어진 친구들을 보며 내가 뭘 잘못했나 싶고, 인연을 오래 맺고 싶지 않은 친구도 붙잡아야 두어야 하는 것 같았다. 내 미래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면 더욱 친분에 애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내가 좋아했던 친구들과 멀어지는 경우도 있고, 되려 생각지 못한 사람들이 나를 좋게 기억해주고 찾는 경우도 있다. 정말 할머니가 되어서까지 친구일 줄 알았던 친구는 지금 연락처도 모르고, 어떨 때는 처음 만난 사람들이 더 편할 때도 있다.
때마침 등장한 스마트폰 상의 사회적관계망(SNS)으로 친구들과 세상과 연결하게 되었고, 모르는 사람들의 일상과 닫지 않는 반대편의 세상의 일들까지 손쉽게 접하게 되었다. 쓰나미처럼 밀려드는 정보들을 무방비 상태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러면서 대면의 만남은 피하면서 온라인상의 댓글, DM, 좋아요는 편하게 주고 받는다. 오죽하면 폰보비아라는 말이 생겼을까.
이렇게 세상과 사람들을 하나로 뭉쳐놓게 만든 이 SNS들이 그것은 표면상의 이유이고 시스템에 머무는 시간을 길게 해 통신망을 사용하게 하고 광고들을 무심코 눌러 소비를 하게 만들어진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정보성의 뉴스, 성공을 위한 명언 카드, 생활정보팁, 가보지 못한 것을 경험해 본 사람들의 이야기, 다이어트 중이라면 혹은 가보지 못한 곳들에 대한 음식 영상들. 한번 시작하면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나 깨닫지 못할 정도로 무한 스크롤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불안, 불면, 비교, 질투 등이 끊임없이 몰려온다. 감정은 자연스럽게 짜증과 화가 올라오고 내 하루는 맑지 못하며 만족스러운 삶이 살아지지 않는다. 이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은 바로 전자기기를 멀리하는 것이다. 짧은 기간동안 TV, 컴퓨터,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워치, 에어팟 등이 무서운 속도로 개발되고 신제품으로 나오게 되며 우리 삶을 침투했다. 하루종일 세상과 연결할 장치를 주었다. 그래야만이 사회적 동물의 역할을 다하는 것인냥.
과할 정도로 그것들은 우리 삶에 가까이 붙어 있다. 잘 때도, 뛸 때도 워치를 차야하며, 운동을 할 때도, 뛸 때도 에어팟을 끼고 있어야 하며, 버스를 기다릴 때도, 화장실을 갈 때도,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면서도 우리는 스마트폰을 들여다 봐야 한다. 카페에서 노트북을 켜고 헤드셋을 쓰고 온라인 상을 '서핑'한다. 밥을 먹을 때면 TV, 노트북, 태블릿을 켜 유튜브를 본다. 스마트폰을 곁에 두고 메신저, SNS 알림이 울리면 즉각 반응한다. 가끔 오지 않는 진동이 느껴지고, 울리지 않은 알람이 들릴 때도 있다.
생활의 도움을 많이 주고 있는 기기들이다보니 물론 끊고 삶을 살아갈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으로서, 성인으로서 내가 하는 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 불안, 불면, 비교, 질투 등으로 생활과 감정의 불편감이 느껴진다면 집에 있을 때면 스마트폰을 내 몸으로부터 멀리 떨어뜨려놓는 것, 밥 먹을 때 TV를 보거나, 유튜브 영상을 보지 않는 것, 밖에서 활동할 때 잠깐의 틈이 있을 때면 주변을 둘러보는 것, 아침에 일어난 직후, 잠이 들기 전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지 않는 것을 해보는 것이 좋다.
결국 기억에 남지 않고 와닿지 않은 세상으로부터 고립될 용기를 낸다면 나와 가까워지는 시간들이 늘어날 것이다. 맨몸으로 산책을 하고, 러닝을 하고, 내 몸의 근육들의 움직임을 느끼면서 웨이트를 하는 것, 날씨의 변화를 촉감으로 느끼고, 풍경의 변화를 눈으로 즐기는 것, 내가 먹는 음식들의 맛과 질감을 제대로 느껴보는 것, 집 상태를 보고 밀린 집안일을 얼른 해치우고 먼지 쌓인 곳을 닦는 것, 이런 것들이 나의 생활과 감정을 채워주고 나에 대해 좀 더 생각하게 된다. 변화를 꿈꾼다면 디지털 디톡스를 한번 시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