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스트레스를 줄이라고 하는 이유

이제 삶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다.

by 생각주머니
"아디티 박사에 따르면, 스트레스는 단순히 피로감이나 긴장감에 그치지 않는다고 해요. 스트레스는 우리로 하여금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들고, 일을 미루게 하고, 번아웃에 빠지게 하고, 무의미한 SNS 스크롤을 하게 만들며, 남과 비교하느라 괴로워하게 만든다고 했어요. 만약 집중이 잘 안 되고, 행복하다고 느끼기 어렵고, 자기관리가 잘 안 된다면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스트레스’때문이라는 거예요.
박사는 또 이렇게 말했어요. 만약 당신에 대한 내면의 비판이 유난히 크게 들리고, 계속해서 일을 미루고, 항상 피곤하며, 휴대폰을 멈출 수 없고, 일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라면 그 모든 것도 결국 스트레스 때문이라고요. 아디티 박사는 스트레스가 단순히 몸이 긴장하는 상태가 아니라, 뇌 속에서 일어나는 생리적인 상태라고 설명했어요. 이걸 이해하는 게 중요한 이유는, 스트레스가 우리 뇌의 기능 자체를 직접적으로 가로채기 때문이에요."
- 《렛뎀이론》, 저자 멜 로빈스


스트레스는 단순히 사람을 신경질적인 감정과 태도를 불러 일으키는 게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평범한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결국 무기력과 나태함은 내가 그런 사람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한 신체적 신호들이 모인 결과값일 뿐이었다. 《렛뎀이론》을 읽으면서 좋았던 이유는 내 신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행동하는 것에 대한 이유를 다양한 전문가들이 과학적 근거로 그 원인을 설명해준다는 것이었다. 나를 훨씬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게 하고,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한발짝 떨어져 볼 수 있게 하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었다.


나를 살리려고 뇌가 던진 신호를 이제는 무시하지 않았던 것이 신의 한수였다. 일을 그만두고 우울한 기분에 빠지지 않으려고 운동을 시작하고,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쌓으려고 책을 다시 읽었다. 즉각보상을 얻지 않으려고 휴대폰을 멀리하도록 노력했다. 생계에 대한 걱정으로 일을 해야하나라는 불안함이 불쑥불쑥 들었지만 나와의 시간을 제대로 보내는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이라 여기고 있다. 무의미한 만남은 지양하고 나를 변화시키는 시간에 집중하고 있다. 감정적이 되는 순간들이 물론 있지만 지속이 되거나 만성이 되지 않게 하는 법을 확실히 알았다. 반복적인 실천만이 남았을 뿐이다.


일이 없을 때 집에 있을 때면 한동안 나가지 않던 나는 강아지를 키우게 되면서 하루에 1시간씩 2번 산책을 가게 됐다. 비가오나, 눈이 오나, 더우나, 추우나. 실외배변견인 강아지를 위해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햇빛을 쬐고, 바깥공기를 마신다는 일이 기분이 나아지고 정신을 깨게 만들어주었다. 일을 그만두기전 내가 정말 싫었던 것 중 하나는 집이 점점 엉망이 되어 간다는 것이었다. 밀린 설거지거리들, 쌓여있는 빨래더미들, 뭉쳐져 굴러다니는 강이지털들. 내 기본적인 생활이 무너지는 것을 보며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 어려웠다. 일을 그만두고 시간적 여유(사실은 마음의 여유였을 것)가 생기니 쓸고 닦고를 정말 열심히 하게 되었다. 그리고 밥을 먹고 나면 바로 설거지를 하는 습관을 들였다. 아침, 저녁으로 청소기를 두번씩 돌리고 환기를 꼬박꼬박 했다. 사람사는 삶처럼 느껴졌다.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없으니 가만히 있어도 기분이 꽤 괜찮다고 느껴지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런 생활에 괜스레 웃음이 지어지는 순간도 많아졌다.

이제 삶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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