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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가연 Apr 27. 2024

#21 의외의 소확행

4월 마지막주 짧은 글

Summer

베프와 오래간만에 만나 앞으로 같이 얼마나 어메이징 한 여름을 보내게 될지 이야기하니 마치 올라프가 된 기분이었다.



단골 카페

갈만한 곳이 몇 안 되는 이 자그마한 도시의 장점은 한 번 정 붙이면 오래간단 거다. 영국에 와서 단골집이 있는 것의 기쁨을 알게 되었다. 옆방 대마 냄새가 심해서 쫓겨나듯 카페에 와서도 좋았다. 서울은 단골집이 생기기엔 카페도 식당도 너무 많았다.



옆방이 툭하면 대마 피고 시끄러운데 아무도 해결 못 해줘서 좋은 점

1. 인도인 시큐가 이 나라가 역시 이렇다고 공감해 준다.

2. 이메일 쓰기 능력 향상

3. 6개월 동안 보낸 이메일 pdf 따서 기숙사 윗선에 찌르는 경험치 획득

4. 설령 앵무새 같은 답장만 받더라도 계속해서 메일 보내는 끈기와 인내력 향상

5. 옆옆방 중국인 친구도 같은 문제로 고통받으니 전우애 형성


6. 그래도 이 기숙사의 장점에 집중할 수 있다.

ex) 1년 치 완납해서 물, 전기, 난방을 아무리 많이 사용해도 추가 비용이 없음.

겨울 내내 매우 따뜻하게 지냄.

이 정도면 넓은 원룸.

창 밖 전망이 좋음.

11층이라 도로 쪽 시끄러운 소리는 안 들림.


7. 누워있다가 시끄럽기 시작하면 번쩍 일어나 몇 초만에 옷 입고 나가서 생산적인 활동을 한다.

ex) 미루고 있던 빨래 챙겨서 세탁실 가기.

마트 가서 장 보기.

공용 공간이나 카페 가서 책 읽기.

날씨가 좋다면 공원 산책.

연습하러 학교 가기.



의외의 소확행

오늘까지 라디오 스테이션 10군데, 공연장 5군데, 커리어 관련 10군데 메일을 보냈다. 그때마다 지난달부터 임상을 쌓고 있는 타로를 꺼내서 과연 기회가 잡힐지 적어둔다. 스무 개를 더 보내야 올지, 백 개를 더 보내야 기회가 올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메일을 보내고 타로를 뽑고 기록하는 과정 그 자체가 재밌다. 결과만 바라면 금방 지친다. 과정이 즐겁다면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다.



비 오는 날 

영국에서 비 오는 날에도 '참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그건 정말 행복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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