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사랑은 사람을 약하게도 만들고, 미친 듯이 강하게도 만든다. 그 두 가지를 모두 겪어본 사람이 어른 아닐까.
고정관념
예전부터 전통적인 성 역할을 깨부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굳이 노력할 필요도 없을 거 같다. 보통 남편이 아무거나 옷을 입으면, 아내가 좀 봐주고 잔소리를 해야 멀끔하게 사람 같이 보인다는 말이 있다. 내가 결혼하면 개 풀 뜯어먹는 소리가 될 것이다. 나는 스티브 잡스처럼 똑같은 옷만 옷장에 솨솨솨솨 있었으면 좋겠다.
비슷하게는, 여자친구가 막 신나서 쇼핑을 다니면 남자친구가 짐 다 들어주고 한숨 쉬며 따라다니는 장면들도 많이 봤다. 저는 지금 옷장으로 10년도 살 수 있습니다. 아멘.
AI
집안일해주는 로봇이나 가정에 보급화될 것이지. 세상이 생각한 것과 다르게 돌아간다. 뒤처지지 않으려고 이런저런 AI에 대해 알아보고 사용해 본다만, 나는 AI 이전 시대로 돌아가고 싶다.
이제 사람들은 어떤 글, 영상을 봐도 이게 AI인가 의심 한다. 이미 많은 작곡가들이 AI로 곡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나는 AI를 사용해서 이 예술 분야를 하기가 싫다. 그러다가 책 원고를 원고지에 쓰시는 할머니 같은 사람이 될까 봐 겁이 나긴 하지만, 예술은 인간의 것임을 지키고 싶다.
하지만 '일러스트레이터들 진짜 뭐 먹고사냐' 하면서도 챗GPT에 내 사진을 올리고 세일러문체로 바꿔달라고 한다. 나랑 닮았으면서도 기가 막히게 예쁘게 잘 바꿔준다. 문득 사진기의 발명도 생각이 난다. 사진이 등장하니, 실제와 똑같이 그리는 화가들의 필요성이 줄었다. 자기 개성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예술가만이 어느 시대든 살아남는다.
아 사랑 노래 쓰고 싶다
데뷔곡부터 쭈욱 짝사랑 노래였다. 짝사랑 전문 가수다. 매번 1-2주 정도밖에 기분 좋은 데이트와 연애를 못 해봤다. 적어도 한 달은 행복한 연애를 해봤어야 곡이 나오지 않았겠나. 진짜 사랑 노래는 언제나 쓰고 싶다.
뭐? 간접 경험? 간접적으로 맞아볼래? 종종 그런 말 한 사람이 있었다. 사랑을 못 해본 게 분명하다. 나의 쓸쓸함과 그리움 디폴트값에는 씨알도 안 먹힌다.
눈의 꽃
지금껏 '눈의 꽃'이 헤어지고 혼자 눈길 걷는 노래인 줄 알았다. 이게 다 박효신 씨 때문이다. 음색이 하도 절절해서 이별 노래인 줄.
'지금 올해의 첫 눈꽃을 바라보며 함께 있는 이 순간에
내 모든 걸 당신께 주고 싶어 이런 가슴에 그댈 안아요'
라는 가사를 어쩜 그리 사람 다시는 못 만날 것처럼 부르셨어요. 하하하. 생각해 보니 저 가사 다 익숙한데... 원체 노래 들을 때 가사를 안 듣는 거 같다.
일본인과 중국인
'내가 일본인은 친절하다, 말 걸면 100% 받아준다고 느끼는 건, 일본말을 해서야.'라는 생각도 들었다. 상식적으로 외국인이 영어도 아니고 자기네 나라 언어를 하며 말을 걸면 반가울 수밖에. 그런데 중국인은 내가 한국인인 거 알고 중국말해도 별로 안 친절하다. 일본인이 친절한 게 맞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