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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가연 Jul 09. 2024

웹소설은 처음이라

웹소설 '이 사랑' 연재가 끝났다.


5월 28일에 1화를 업로드하고 7월 7일 마지막화인 9화로 끝이 났다. 끝까지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뒤로 갈수록 인간 이가연에겐 고통스러운 기억을 끄집어내야 하는 힘든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겪은 이거 진짜 드라마 하나 나오겠다'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영국에서 쓰기 시작하여 한국에서 끝난 이 웹소설은, 아무래도 추후 독립출판물로 출판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 웹소설은 처음이라 급하게 플랫폼을 검색하고 비슷한 류의 로맨스 웹소설을 처음으로 읽어보기도 했다. 많이 읽어야 잘 쓰는 게 작가의 법칙이거늘, 웹소설은 읽어본 적도 없어 걱정이었다. 하지만 웹소설의 장점은 정해진 형식이 없단 거다. 다른 웹소설 작가들이 어떻게 쓰든, 나는 내 얘기를 그냥 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이 소설에 나오는 거의 모든 에피소드와 대사가 실제 경험과 같기에 술술 써 내려갔다. 6화에서 7화를 업로드하기까지 거의 한 달 동안 쓰지 않았으니 실제로 집필한 나날은 열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7화부터 주인공의 심경에 큰 변화가 있고 참 떠올리기 아픈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귓가에 맴도는 실제로 들었던 말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대사로 쓴 경우도 많다. 그 탓인지 뒤로 갈수록 그 시기로 타임슬립하여 빨려 들어간 것만 같았다. 중간중간 내가 지금 슬프다고 느껴질 때면, 노트북을 덮었다. 내가 겪었던 감정의 깊이를 생각하면, 시간이 지나 이렇게 소설로 기록할 수 있게 된 것이 참으로 신기하다.


한 화 한 화 업로드할 때마다 보람이 있었다. 자작곡 쓸 때와 비슷한 기분이었다. 흔히 내게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고통이 일면, 곡으로 나오곤 했다. 그럴 때면 내가 이 경험을 해서 참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스트레스받기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를 통해 생산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하면 행복해진다.


이 소설에는 주인공인 이사랑, 즉 나를 제외하고 세 명의 등장인물이 있다. 김현우, 신찬성, 김연지는 나에게 두말하면 입 아픈 소중한 존재들이었다. 진심으로 좋아했고, 사랑했고, 함께 있어 즐거웠다. 지금은 연락이 끊긴 그 세 명에게 이 소설이 닿길 바란다. 영국으로 향하는 돛단배를 띄우는 마음이다. 이 소설을 쓴 덕분에, 그 세 명에게 고마운 마음이 피어났다. 아픔이 감사함으로 승화되어 조금이나마 마음이 따스해졌다.


또한 이 소설은 훗날 나를 위한 선물이기도 하다. 2012년 중3 때 겪은 짝사랑으로 쓴 시나리오도 아직도 가지고 있다. 그때 쓴 시나리오를 다시 읽었을 때 흐뭇함을 생각하며 이번 웹소설을 쓰게 된 것도 있다. 기억은 언젠가 흐릿해진다. 심장이 가장 강렬하게 반응할 때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완결은 했지만 아직 미완성의 마음이다. '초고는 쓰레기다'라는 말도 있듯 내 작품 '이 사랑'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https://nalcee.com/book/1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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