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밖을 나와 발걸음을 내딛으니 아직은 컴컴한 길 위에 뽀드득 소리가 선명히 들린다
언제 온 거야, 이렇게나 가득 오다니
너도 크리스마스인 걸 아는구나
주변의 말에 떨리는 마음으로 만반의 준비를 하면서도 피식 웃음이 났어
마침내 겨울이 왔음을 알 수 있었지
분명 불편하겠지, 또 위험할 수 있지, 후일이 신경 쓰이는 거야 어쩔 도리가 없지만
그럼에도 설레더라
아직 나에게도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이, 아주 조금은, 남아서라고 믿어
올 한 해도 수고했어. 많이 애썼다
지칠 때도 많았을텐데, 마음이 먹먹하고 힘겨울 때도 참 많았는데
그럼에도 끝까지, 씩씩하게 12월까지 왔네
이렇게 너를 만나니 참 좋다
겸허하고 평온해지는 이 풍광에 마음이 차분해지네
분주했던 마음을 정돈하며 나지막이 바람을 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