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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 Oct 21. 2022

이제, 그만




온 신경이 한 곳을 향해 있지만 결단코 외면하고 싶다.

그곳에 발을 넣고 싶지 않다.

기를 쓰고 눈을 감고 귀를 닫고 마음을 꽁꽁 싸맨다.


무슨 말을 하든지 상관없는 일이다.

어떤 표정을 지어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예상치 못한 행동에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그게 뭐 대수냐고, 별일 아니라고 할지라도

작은 웅덩이에 발 살짝 담갔을 뿐, 지나가는 바람이라 치부할지라도

그곳이 헤어 나올 수 없는 깊은 수렁인지, 끝이 없는 터널 한가운데 일지 

본인이 아니고서는 아니 본인조차도 알 수 없다.


이제, 그만하고 싶다.


그것의 옳고 그름은 결코 중요하지 않다.

그냥 그 자리에, 그 상황에 서고 싶지 않다.

그것이 네 마음이든, 내 바람이든

난 분명 외면하고 싶다.


외면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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