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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경 Jul 29. 2022

디지털 디톡스 2일 차 겸 실연 일기

2022-07-29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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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후회가 많이 되는 날이다.

그 친구는 나를 만나는 동안 연인처럼 대해 줬고 최선을 다해 줬는데.

결국 상대를 믿지 못하고, 나 자신을 믿지 못한 건 나였던 것 같다.

내가 생각해도 스스로 너무 부족한 사람이라 더는 붙잡을 수도 없다는 느낌.


기분이 많이 슬펐다.


팀장님이 사주신 음료


원래 단체 음료를 시킬 땐 나대지 않고(?)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를 먹는데,

나와 팀원분이 주문을 하러 가서 몰래 신메뉴로 바꿔보았다.


맛은 스벅에서 핑크 캐모마일 잘된 이후로 계속 내는 캐모마일 음료맛.

인데 얼음에 간 맛. 

굉장히 불량한 아이스크림 녹은 맛도 같다.


이거 먹고 그나마 정신을 차려서 오후 4-5시까지는 괜찮았다.


어제 밤에 집에 가는데 본...


쓰러진 안전대...? 저걸 뭐라고 부를까.


사랑은 교통사고라는 말을 들었는데.

정확히는 실연이 교통사고가 아닐까. 나도 마음이 아파서 회사를 쉬고 싶은 심정이다.


마음이 정리가 안 된다.




실연 전에 읽은 찰스 부코스키 시집 엮음.

제목은 기억이 안 난다. 사랑에 관한 어쩌고였던 것 같다.

찰스 부코스키는 《사랑은 지옥에서 온 개》를 좋게 읽었어서 추천 받아 읽어 보았다.




아름다움과 관련해서 가장 엄청난 사실은 그게 사라져버렸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
- 찰스 부코스키, 〈유효 기간 만료의 장난〉


그럼 도로 빼앗아 갈 땐
천천히 편안하게 해줘
내가 죽을 때 삶 속에서가 아니라 잠 속에서 죽어가듯이 그렇게 해줘, 아멘
- 〈샤워〉


"외침,
살인자 같은 아버지,
어리석음, 무능,
칙칙한 절망"
- 〈첫사랑〉


사랑은 그저 한밤에 안개를 훑고 달려가는 헤드라이트일 뿐
- 〈어떤 정의〉


사랑은 우주의 짓뭉개진 고양이들
- 〈어떤 정의〉


"아마도 개판이던 어린 시절이 뿌리 깊게 남아서 이렇게 약해 빠졌나보지, 나는 생각했다"
- 〈퍼시픽 텔레폰〉


혼자 있는 것에도 좋은 점이 있다
하지만 혼자 있지 않는 것에도 낯선 온기가 있다
- 〈그래〉




임승유 시집 《나는 겨울로 왔고 너는 여름에 있었다》

첫 시집 좋게 본 이후로 반가워서 봤는데 더 좋았다


중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할 수 없는 나는 아직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 〈야유회〉


남들도 다 가니까
처음 와본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기로 했지 이 도시에는 아는 곳은 여기밖에 없고
남들도 처음이겠지 혼자는 그러니까 같이 왔겠지 모두가 혼자였다면 너는 혼자 가지 않았을까
혼자 가면서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발끝으로 밀어내며
앉았다 가면 더 오래 갈 수 있다는 듯이 앉아 있으면 이 길은 아무 데서도 끝나지 않을 거라는 믿음으로 조성되고
- 〈유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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