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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경 Aug 28. 2022

실업 일기 3-5일 차

2022-08-28 일요일


3일 차 


이력서 넣은 한 곳에서 면접 제의를 받다.


4일 차 


무기력하고 힘든 하루. 

이력서 한 곳 지원. 게임회사. 


5일 차.

휴식하기로. 

잡코리아 둘러보기. 




직업이 사라진다는 일은- 직장이 없다는 일은 내게 꽤나 큰 부분으로 다가왔다. 20대 후반의 나에게 직장이란 나도 모르는 새에 으스댈 수 있는 한 가지였나 보다. 일에 대해 말할 때도, 잠시 쉬게 되었다고 할 때 왠지 민망해지는 기분이 든다. 사람을 만나기에도 조금은 불편한 기분. 나를 과하게 위로하거나 혹은 과하지 않게 신경 쓸까 봐 민망하기도 하다. 이 휴식을 즐기면 좋을 텐데. 일이 있으면 힘들고 일이 없으면 불안하다. 


결국 나라는 사람은 가변적인 것들로 이뤄져 있다. 가변적인 인간관계, 가변적인 직장... 그것들을 잃으면 남은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인 것 같다. 열심히 채우며 사는 것 같지만 돌아보면 뭐가 남을까 싶다가도, 그것들이 한 번 머물러 간 나는 그만큼 성장을 했을 테니까. 결국 그런 성장을 이루며 살아가는 게 인간다운 삶이 아닐지 고민해 본다. 


다만 사람이든 직장이든 내게서 떠난다는 건 여전히 마음이 아픈 일. 

어떻게 서로 잘 이겨낼 수 있는 위기였다면 좋았겠지만... 

이제는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시작해봐야지. 


이렇게 생각하면 정말 연인 관계나 다를 바가 없다. 

재회한다는 것도... 이미 지나간 직장을 다시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일까?

그렇게 생각해보면 정말 재회란 말도 안 되는 일일 테지만... 

지금이 아니라 내가 서른셋 정도의 나이였다면 어땠을까. 

지금의 직장도, 인간관계도 훨씬 현명하게 이겨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


자존감이 낮아지는 요즘이다. 힘내야지. 

이만큼 살아온 것도 대단한 거예요, 해주셨던 의사 선생님의 말을 기억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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