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도 답례품 전달도 무사히 마쳤다!! 결혼식을 미루고 49인 인원 제한 상황을 하객들에게 안내하며 속상했던 기억도 마음 한켠에 남아있었지만, 점점 더 커지는 마음은 단연 후련함이었다.
그런데 이 평온한 마음을 요동치게 만든 새로운 사건이 터졌다..ㅎㅎㅎ 우린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어느정도 정신을 차린 뒤 친구들, 회사 직원들로부터 받은 사진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생각보다 사전에 미리 만나 감사인사를 전하지 못했던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회사의 경우 청첩장과 답례품을 돌리며 그래도 많이 만나서 인사를 드린 편이지만, 정작 친구들 중에 만나서 인사하지 못한 얼굴도 여럿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자연스럽게 결혼을 축하해주신 소중한 사람들과의 약속을 잡기 시작했다.
사실 이 역시도 코로나19때문이긴 한다. 원래 같으면 결혼 전 모든 분들께 만나뵙고 인사를 드리는 것이 도리이고 당초 우리의 계획도 그랬으나, 코로나19의 무시무시한 방역지침을 지키며 모두를 만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다시 생각해보니 결혼식 일정을 한 번 미룬 뒤 결혼식 진행을 확실히 정한 것이 겨우 예식을 앞둔 2주쯤 전이니 말이다..
하나 둘 약속을 잡으며 안전을 위해 집에서 보기도 했고, 4인의 친구를 구성하며 거의 모든 분들과의 만남이 끝나가고 있었다. 그 쯤 와이프의 친척 언니로부터 우리집에 놀러오겠다는 연락이왔다.
통화를 해보니 우리 집 주변에서 다음날 결혼식이 있는데, 2시간 가까이 걸리다 보니 저녁을 먹고 밤에 우리집으로 출발하겠다는 것이다. 우린 오랜만에 귀여운 두 조카까지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흔쾌히 ‘OK’했고, 그 날은 와이프의 생일이라 내가 미역국과 양념갈비를 먼저 먹었다.
두시간 쯤 지났을 때 처형가족이 도착했고, 반가운 인사를 했다. 결혼식 이후 첫 만남인데다 와이프 생일까지 있다보니 생일축하+결혼축하 자리가 되었다. 그렇게 치맥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냈고, 미리 사둔 케이크도 아이들과 다시 불기도 했다.
우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늦은 새벽이 되서야 잠을 잤다. 다음날, 형님은 결혼식으로 출발했고 처형, 아이들과 함께 아점을 먹기 위해 다같이 음식을 만들었다. 그렇게 우리의 소고기 샤브샤브가 완성 되어가고 있었는데 불현듯 예상치 못한 전화가 왔다..!!!
조카의 축구학원 선생님이 코로나 확진을 받아 학원 전체가 검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현재까지 선생님 1명 외 추가 확진자는 없었으나, 조카와 가까운 곳에서 축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혼식장으로 향하던 형님은 다시 돌아 집으로 왔고, 우린 모두 청량리 임시 선별소를 가게 됐다..
그렇게 코로나19로 인해 어수선한 헤어짐을 하게 됐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 조용한 주말을 보냈다.
다행히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와 안동의 한숨을 쉴 수 있었고, 우린 이후 더더욱 조심스럽게 지인들과의 약속을 잡게됐다.
정말 이 시기에 무엇인가를 한다면 그 어느 이벤트라도 코로나19와 함께 해야함을 다시금 느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