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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은 May 08. 2023

교수는 제자 안 키운다

예술세계 

"교수는 제자 안 키워." A의 동료가 한 말이다. A의 동료는 학교 다닐 때, 꽤 성실하고, 리더십도 있었다. A의 동료는 B교수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B교수를 동경했고, 그처럼 되고 싶어 했다. 스승의 사무실을 닳도록 들락이며, 하나라도 더 배우려 애썼다. 그러나, 졸업을 하고 A의 동료는 B교수에게 단단히 실망을 했다. B교수가 자신을 모른 체 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A의 동료는 B교수가 제자의 성장을 바라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A는 동료가 그런 하소연을 했을 때, 동료가 스승을 시샘한다고만 생각했다. 교수가 자신의 자리를 봐주지 않아서 보복심리가 생기는 모양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A는 요즘 동료의 말을 실감하고 있다. 아니, 전부터 그러한 낌새는 있어왔다. A 역시 동료 못지않게,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했다. A는 대학원 무렵 공부가 제법 성장을 해서 과제마다 반짝이는 것들을 내놓았다. 제법 괜찮은 과제는 매체에도 실리고, A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B교수는 학점을 후하게 주지 않았다. 당연히 A플러스를 기대했지만, 항상 A에 만족해야 했다. 몇 년이 지나고, A는 교수의 성과들을 매체를 통해 접했다. A가 학교를 졸업하고, 교수는 논문을 몇편냈다. A는 자신의 과제에서 교수가 아이디어를 얻어 논문을 쓴 걸 직감했다. 이런 의심을 하고 있었지만, 표절이 아니라, 주제에서 착안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 죄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A는 왠지 마음이 좋지 않았다. 더구나, A를 받아주는 곳이 없어, B교수에게 기획안을 제안하는 메일을 보냈다. B교수는 묵묵부답이었다. 아차, A는 또 깨닫는다. B교수가 몇 해가 지나면, 자신의 기획안을 활용해서, 성과를 낼 것임을... 아무도 이런 A의 속사정은 모른다. A의 귓가에 A의 동료의 말이 계속 맴돈다. "교수는 제자안키 운다." 


*상상과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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