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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육일칠 May 19. 2024

길바닥에 버려진 인생네컷 사진 속 미소, 진짜일까?

바닥에 버려진 인생네컷 사진 속 두 여 정말 서로가 좋아서 웃고 있는 걸까?


밖으로 나서는 길에 인생네컷 사진을 접했다. 보통 인생네컷 사진은 벽에 붙어있어서 고개를 숙인 상태로 볼 일이 없었는데, 그 순간만큼은 고개를 숙이고 사진을 보게 되었다. 인생네컷 사진관엔 사람들이 찍은 사진으로 가득 찬 상태로 사진을 접하다가, 언제든 밟을 수 있고 거들떠도 보지 않을 정도로 전락해 버린 사진이 초라해 보였다.


사진을 흘린 건 실수일 것이다. 특히 술에 취해서 사진을 찍고 주머니에다 대충 쑤셔 넣었다면 몸을 비틀거리다가 사진을 떨군지도 모르고 집에 들어가 침대에 몸을 던지고 곯아 떨어졌을 것이다. 사진을 찍은 친구가 '혹시 그때 찍은 사진 가지고 있어?'라고 물어보지 않는 이상, 잃어버린 걸 평생 모르고 살 수도 있다. 사실 사진을 떨군 사람이 물어보지 않는 이상, 상대도 잃어버린 걸 평생 모르고 살 수도 있다.


인생네컷 사진은 값싼 가격에, 접근 가능한 곳에서 쉽게 찍을 수 있다. 예전엔 사진을 찍고 인화해서 실물로 보려면 옷을 예쁘게 차려입고 머리도 깔끔하게 다듬은 상태에서, 사진 찍는 날을 따로 잡은 뒤 사진을 찍으면 며칠 뒤에 찾으러 갔다. 그런데 인생네컷은 꼭 차려입을 필요도 없고 비용도 저렴해서, 인생네컷 찍는 날~이라고 외출하기보다는 그냥 친구 만난 김에 뭐라도 남겨야 할 것 같아서 찍는 경우가 있다. 실물 사진도 곧바로 받아볼 수 있다. 인생네컷 덕에 친하지  사이여도 추억을 값싸고 쉽게 남길 수 있게 되었다.


인생네컷에서 찍은 사진을 실물로 수령하는 순간 관리해야 하는 물건이 하나 늘어난다.사진은 추억을 회상하는 것 말고는 전혀 실용적이지 못한 물건이다. 추억을 회상했을 때 '그때 얘랑 사진 찍었구나. 되게 좋았네'가 아니라 '내가 왜 얘랑 굳이 이걸 찍었을까...?'싶다면 그 사진은 예쁘지도 않은 쓰레기가 되어 버린다. 예쁘지도 않은 쓰레기지만 쓰레기통에 냅다 버리기엔 추억을 내팽개치는 느낌이라 불편한 마음이다. 인생네컷을 찍으러 갔는데 실물 사진이 필요가 없다면, 예쁘게 꾸미고 사진을 찍는 과정만 즐기고 싶은 걸까? 인생네컷을 같이 찍는 사람보다, '아무나'가 되어도 상관없는 '누군가'와 사진을 찍는 행위가 좋은 걸까.


길바닥에 인생네컷 사진을 버리는 건 잘못이 아니다. 본인이 원한다면 친구와 사진만 찍고 실물 사진은 아무 데나 방치해도 상관이 없다. 다만 필자는 인생네컷 사진을 찍는 과정이 즐거운 이유가 좋은 사람과 같이 찍기 때문이었으면 한다. 좋은 사람과 찍은 인생네컷 사진 집 벽에 붙여두고 언제든 떠올리고 싶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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