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먹는 한끼,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 우키우키의 시작-

by 우키우키


처음은 단순한 질문이었습니다


거창한 시작은 아니었어요. 그저 아주 단순한 궁금증에서 출발했습니다. 집 안 곳곳에 쌓인 사료 봉투들을 보며 문득 생각했죠. 이 작은 그릇에 담긴 음식이, 작은 생명에게는 하루의 전부일지도 모른다고요. 뜨비씨에게 좋은 것만 주겠다고 한 그날 이후, 고민은 시작되었습니다.


고양이가 먹는 음식,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더 나은 방법으로 먹일 수 있는 것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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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비씨 집에 온 1달 안에 찍은 사진


미국발 이메일, 중국공장 수입?


처음엔 미국에서 유명한 동결건조 제품을 수입하려고 했습니다. 반려동물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이 자자했던 제품이었는데,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판매가 중지된 상태였어요.


'이 제품을 뜨비씨에게 먹이고 싶은데...'


고민 끝에 용기를 내어 그 회사에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혹시 미국에서 직접 제품을 받을 수 있는지 문의했죠.

며칠 후, 답변이 왔습니다. 당시 미국산 닭고기에 대한 여러 이슈들이 있었고, 그래서 한국으로 직접 보내려면 다양한 문서가 필요하다고 했어요. 대신 중국 공장에서는 바로 보내주겠다는 제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사람이 먹는 중국산 식품에서도 각종 문제들이 터져 나오던 시기였어요. 사람 먹는 것도 원산지를 꼼꼼히 따지는데, 우리 가족인 고양이에게 출처가 불분명한 중국 공장 제품을 먹인다는 게 영 내키지 않았습니다.


며칠을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죠.

그냥... 내가 직접 만들면 되지 않을까?
그런 후에 이미 알려져 있는 브랜드의 라이센스를 사오자


무모한 생각이었을까요? 아니, 어쩌면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습니다. 내가 직접 만들면,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 정확히 알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직접 제조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라이센스 계약을 상상했으나,...


제조업 공부의 시작


하지만 문제는, 저는 제조업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는 거예요. 공장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조차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박람회에서 만났던 대표님들과 주변 제조업 하시는 대표님들께 하나하나 여쭤보기 시작했어요.


"공장 설립하려면 어떤 허가가 필요한가요?"
"식품 제조 시설 기준이 어떻게 되나요?"


대표님들은 친절하게 알려주셨지만, 듣고 나니 더 복잡했어요. 각종 인허가, 제조 설비 기준...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 동결건조기.


동결건조는 영하 40도 이하에서 수분을 승화시켜 식품을 건조하는 방식이에요.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면서 장기 보관이 가능하죠. 하지만 이 장비는 보통 제약 회사나 대형 식품업체에서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가격만 해도 몇억 원에 달했습니다.


동결건조기 업체들을 문의하며 상담을 받았어요. 용량은 어느 정도가 필요한지, 어떤 사양이 적합한지, 유지보수는 어떻게 하는지... 또 다른 공부가 시작되었습니다. 밤마다 인터넷을 뒤지고, 관련 서적을 찾아 읽었어요. 동결건조의 원리, 식품 안전 기준, 제조 공정 관리... 낯선 용어들과 씨름하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내가 정말 이걸 할 수 있을까?' 두렵기도 했지만, 뜨비씨를 생각하면 멈출 수가 없었어요.


2015년에 발간된 농림축산식품부 사료야 너는 누구냐?


이미 늦어버린, 예상치 못한 전화


공장과 제조 준비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을 무렵, 미국 회사에 라이센스 계약을 하려고 다시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며칠 후, 예상치 못한 전화가 왔습니다.


"OO회사와 무슨 일이신가요?"


한국분이셨어요. 미국에 보낸 이메일이 포워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 담당자가 제 메일을 한국 총판분께 보내고 영어로 "연락해 보세요"라는 짧은 답변만 남긴 거였죠. 연락 주신 분과 한참을 통화했습니다.


제가 제조 공장을 준비하는 동안, 여러 한국 업체들이 미국 회사에 연락했고, 치열한 비딩 끝에 통화하신 그분이 총판을 맡게 되었다고 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제가 라이센스 계약을 문의하니, 상대방이 상당히 불쾌해하시는 게 느껴졌습니다. 미국 회사에 연락한 건 제가 먼저였지만, 이미 결론이 난 상황이었습니다.전화를 끊고 나니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한편으로는 안도감이 들었어요.


'아, 이제 그 제품을 한국에서 구할 수 있겠구나.'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 이제 나는 내 브랜드를 만들어야겠구나.' 그렇게 생각이 정리되었습니다.


우키우키 로고 제작에 참여중인 뜨비씨



우키우키 브랜드의 시작


그리고 이왕 만드는 거, 제대로 된 브랜드를 만들어서 한국을 넘어 해외 시장까지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올린 곳은 일본이었어요. 국내보다 6배가 큰 반려동물 선진국이라 불리는 일본에서 인정받는다면, 우리 제품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 거라 믿었죠.


일본어 사전을 뒤적이다 발견한 단어, 'ウキウキ(우키우키)'. 들뜬 마음, 설레는 기분, 즐거운 상태를 뜻하는 이 단어가 마음에 들었어요. 우리 제품을 먹는 고양이들이, 그리고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 집사들이 느낄 감정이 바로 이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렇게 우키우키(UKIUKI)라는 브랜드가 탄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글은 매주 일요일 1회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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