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나 Jan 08. 2023

사회 초년생이 반드시 버려야 하는 태도 3가지

벌써 대학교를 졸업한 지 2년 반이 흘렀다. 처음에는 내 행동들이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태도가 많다는 것을 들었을 때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내 세상에서는 이게 당연한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마치 이민을 와서 다른 나라에 적응해야 하는 외국인이 된 것 같았달까? 얼마나 지났다고, 지금은 그래도 사회생활이라는 걸 받아들이기로 하고(이해는 안 됨) 나름의 녹아들어 가는 방법들을 터득해가는 것 같다.

 

처음 사회인이 되었을 때, 학생이기 때문에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던. 그러나 버려야 했던 3가지 태도를 중심으로 적어보았다.



내가 세상의 중심. 스스로 자만하는 태도


다양한 연차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일하는 곳이 바로 사회다. 다양한 사람들과 섞이는 과정은 항상 비슷한 나이대와 어울렸던 우리에게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갖추어야 하는 것은 바로 ‘메타인지’이다. 메타인지란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 지를 아는 능력’이다. 한 마디로,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대회와 공모전을 휩쓸고 다녔던 대학생이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뭘 하든 내 노력으로 좋은 성과를 냈던 나는 어딜 가든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렇게 첫 회사였던 경영컨설팅회사의 RA로서 첫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 나름대로 밤을 새워가며 컨설팅 주제에 대한 책을 읽고, 모든 자료를 다 찾아봤으며 나름대로의 인사이트를 녹여서 중간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나에 대한 프로젝트 리더의 피드백은 처참했다. “나 아니었으면 너 갈아 치웠어.”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모르는 애가 현실성 없는 인사이트를 가지고 와서는 자기가 하는 말마다 꼬리를 잡으니  PL 입장에서는 얼마나 열이 받았을까. 엑셀도 선배들이 30분 만에 할 거 3,4시간을 끙끙거리고 있으니 좀 답답한 게 아니었을 거다.


그 PL은 마지막 날 왜 나랑 일을 못하겠는지에 대해 30분 동안 설명했다. 그 말은 안타깝게도 모두 맞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듣고 화장실에서 한참을 울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런 말을 들으면 더 자극이 되어 더 독해지는 DNA를 가졌다. 나는 그 말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부터 나는 퇴근 후 하루에 3시간식은 엑셀을 연습했고, 말 좋은 해결책이 아니라 최대한 현실적으로 회사의 상황을 판단하려고 노력했다. 혼자 판단하지 않고 먼저  팀원에게 의견을 물어봤고, 의견이 합치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두 번째 프로젝트에서는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게 되었고 태도가 너무 좋다며 고객사에서 입사 제의를 받기도 했다.


사실 누군가가 팩트폭력을 해 주지 않고서야 전에 없던 메타인지가 생기기는 어렵다. 충격을 받더라도 처음에는 나를 객관적으로 봐주는 시선이 필요하다. 아마 사회 초년생이라면 빳빳하게 서있는 나의 기를 눌러주고 싶어 하는 누군가를 만날 확률이 높다.(우리는 이들을 꼰대라고 부른다.) 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인정하고,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데?’만 생각하면서 발전하려고 노력한다면 얼마 가지 않아 엄청나게 성장한 나의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내가  만큼 알아줬으면 하는 기대심리와 인정욕구


인정욕구는 '자아(Ego)'가 크기 때문에 생긴다. 내 세상이 너무 커서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모두가 내가 하는 말, 행동에 집중해야 하는 심리가 발현된다.


기획자로서 첫 발을 내디딘 곳은 작은 스타트업이었다. 스타트업은 학교와 병행하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첫 출근을 했고,  나중에 보상해주겠다는 말로 기대를 심어주었다. 그렇게 부푼 기대를 안고 1년 동안 하루에 많게는 15시간씩 일을 하면서 투자를 받기 위해 코피까지 쏟아가며 애를 썼다. 결국 목표한 만큼의 투자를 받게 되었고, 드디어 노력에 대한 결실로 보상을 받을 때가 왔나 싶었다. 그러나 내가 받은 보상은 근사한 점심특선이었다.


이 상황에서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기대심리’였다. 내가 이만큼 열심히 했으니 알아주겠지 하며 은근히 성과에 대한 보상을 바라게 된다. 그러나 바쁜 스타트업 대표는 그런 것에 신경 쓸 정신이 없기 때문에 알아줄 리가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내가 열심히 하고 낸 성과로 나는 성공적으로 이직을 했고, 이직한 회사에서 큰 프로젝트들도 하면서 나름 경력을 쌓아 성장하고 있다. 결국은 내가 정말 얻은 건 누군가가 주는 보상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얻어낸 '실력의 성장'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몰입했던 순간에 나는 행복했고, 지금도 그 순간으로 인해 스스로 일궈낸 것들을 생각하면 뿌듯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인정은 누가 해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된 것을 뿌듯해하고 자존감이 높아지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나의 성장을 목표로 삼고 J커브를 그리며 성장하는 나의 모습에 만족을 느낀다면 회사에 대한 기대심리는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인정해줬으면 하는 사람에게 실망할 일도 줄어든다. 그리고 사실 사회 초년생에게 본인의 성장이 가장 중요하기도 하다. 그렇게 성장해서 온전히 나의 실력으로 이직을 해서 몸값을 높인다면 이보다 더 탄탄한 커리어가 없을 것이다.


이해를 못 했는데도 이해했다고 하고 넘어가는 것


“제발 한 번에 좀 알아들었으면 좋겠네”


사업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제안서를 쓸 때 들은 말이었다. 업무를 지시한 사람은 충분히 의도가 전달될 만큼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했고, 나 또한 고개를 끄덕거리며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내가 이해한 바를 기획서에 녹여냈다. 그러나 기획서를 보여줬을 때 그 눈빛에는 실망이 가득했다. “내가 말했던 건 이게 아니라 저거였어요. 제발 한 번에 좀 했으면 좋겠네.” 여기에는 사실 누가 잘못했다고 보기 어렵다. 전달하는 사람 머릿속에는 다 들어있을지 몰라도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의도가 다 전달되지 못해서 엉뚱한 결과물을 만들 때가 있다. 명확하게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나 또한 말을 듣고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는다면, 다시 한번 물어봤어야 하는 게 맞았다. 글을 읽듯 말이 이해가 되었다고 이해가 된 게 아니라, 그걸 기획서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그려야 할지가 정리가 된다면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고 볼 수 있는 거다. 실무자와 매일 의사소통을 하는 지금도 사실 그들이 이해하도록 말을 하거나 글을 쓰기가 가장 어렵다. 이메일 한 문장을 쓰기까지 10분을 고민하기도 한다. 기획을 할 때에도 실무자나 고객이 본인의 언어로 쓴 '요구사항'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사실 기획 50%는 성공한 거나 마찬가지다. 그만큼 중요한 게 '말을 정말로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른다고 생각이 들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물어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