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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Dec 21. 2022

2022년 회고_직업, 신뢰, 돈, 사랑

엄마랑 2번째 제주도 여행을 갔다. 한라산 설산은 처음인데 사방이 영화 같았다. 꿈같은 2박 3일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1시간 동안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그동안 했던 생각과 2022년의 나에 대해 회고했던 것들을 노트에 토해내듯 쏟아냈다. 항상 이보다 더한 날은 없겠지 하고 한 숨 돌릴 때가 사실은 가장 긴장해야 하는 순간이었던 것 같다. 올 해는 직업, 신뢰, 돈,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


1. 직업

나에게 직업은 '소명'이다. 유치원부터 그림 영재라며 칭찬받으며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평생 그림만 그릴 줄 알았는데, 어찌어찌 사정으로 꿈을 포기해야만 했다. 지금 같았으면 어떻게든 포기하지 않고 방법을 찾았겠지만, 그러기에는 10살 조금 넘은 어린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꿈을 포기하니 소명이 사라졌다고 생각이 들어 방황했다. 앞으로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 지에 대해 열댓 살부터 치열하게 찾아다녔다. 겨우 찾은 게 법조인. 소명이라 생각했지만 우리나라는 법이 아닌 정치와 기업이 다스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기업가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돌아 돌아 지금의 내가 되었다. 아무튼 내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보고, 그 탄성으로 앞으로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들고 싶다. 사람들에게 +를 주든, -를 줄여주든 '삶의 가치를 높여주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


2. 신뢰(신용)

"욕심은 이제 그만 내고, 그저 있는 곳에 신용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 또 이직을 한다고 했을 때 할머니의 대답이었다. 맞다. 2023년에는 일을 더 벌리기보다는, 그동안 날 믿고 함께 가기로 한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 집중할 거다. 돈거래만 신용이 있는 게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신용이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한다고 하고 안 하거나, 나와한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나와의 약속을 우선순위에서 뒤로 미루는 게 느껴질 때 그 사람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다. 그리고 한 번 떨어진 신용은 돌이킬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신용을 얻으려 이미 있던 신용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인 것 같다. 새로운 신뢰보다 이미 있는 신뢰가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하던 거 더 잘할 거라는 말이다. 뭐든지 욕심을 버리고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으로 하면 오히려 잘 풀리는 것 같다.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거기에서 또 길이 보이겠지.


3. 돈

돈은 인격이 있다. 내가 돈을 많이 벌게 될수록 '좀 더 버는데 더 쓰면 어때 작은 돈인데.' 하면 돈은 '나를 가치 없게 막 대하는구나'하며 날 떠난다. 반대로 신중하게 쓰면 자기를 소중하게 대한다고 생각해서 다시 돌아온다. 내가 돈을 배신하지 않을 거라는 판단이 들쯤 돈은 친구를 데려오기도 한다. 돈이 돈을 벌어온다는 거다. 돈을 항상 소중히 해야 하는 이유는 : 돈을 버는 것은 때가 있어서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기 때문이다. 없을 때 소중히 모아둔 돈이 훗날 내가 힘들 때 나를 일으키는 힘이 될 거다.


4. 사랑

사랑은 관심이다. 서로가 궁금하고 걱정되는 마음이다. 엄마에게 세상살이에 대해서 모르는 건 물어봤어도 엄마라는 사람에 대해 이렇게 많이 물어본 건 이번 여행이 처음이었다. 가족이라 당연하게 뭘 부탁하기만 했지,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했던 것 같아 반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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