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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가화 Mar 26. 2024

어느 슬픈 아침에

우리 마을에 교통사고가 있었대. 

커다란 학원차가 자전거를 타던 중학생 아이를 덮쳤나 봐.

아이가 사망을 했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아.

기분이 몹시 몹시 울적해지더라고.


아이의 엄마는 아마 세월이 꽤 흘러도 노란 버스만 봐도 심장이 떨릴 거야.

또래의 아이들만 봐도 가슴이 꽉 막히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겠지.


남아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하는 건,

헤어져야 한다는 서러움이 아니더라고.

사랑하는 이가 떠나는 순간, 그 순간에 많이 아프진 않았을까.

행여 고통스럽진 않았을까 그 생각이 들 때 가장 슬퍼.


오랫동안 엄마는 

문을 열고 들어오며 엄마를 부르는 아이의 목소리를 듣고

때때로 아이방에서 흘러나오는 아이의 웃음소리를 듣겠지.


아마 천국에서

아이가 꼭 해줘야 될 일이 있었나 봐.

그렇게 급하게 데려간 걸 보면.


남아있는 사람들이 너무 길게 슬퍼하지 않으면 좋겠어.


이렇게 심장이 아린 날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을 하게 돼.

신은 우리가 어쩌길 바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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