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일 아뎌띠!!! 으앙~~~

신부 맞이

by 이작가야


'신부 맞이'
지난 4월 28일 파주에 있는 대형 아웃렛에서 양준일
'드라이브 스루 팬 사인회'가 열렸다.
사인회장에 입장한 차량은 약 400여 대다.

엄청난 수의 팬들이 입장한 것이다.

지난 5월 28일은 우연히도 사인회가 있은 뒤 한 달이 되는 날이다.
이날 오후 '재부팅 양준일 EP4'에서 그 감동의 현장이 공개되었다.

차량행렬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참여자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차량 거리 간격을 유지한다.
팬들이 준비해온 사인지는 그야말로 기상천외 란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30년 전 그의 활동 사진을 차곡차곡 모아놓은 스크랩 북이 보인다.
그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자 양준일의 눈가가 촉촉해진다. 감동이다.

양준일 앞에 도착하자마자 울음을 터뜨린 팬의 말이 인상적이다.

팬: 헬프미 큐핏 들으면서 재활 치료할 때 진통제 안 맞고 그 노래 들으면서 이겨냈어요... 주닐님 감사해요...

울먹이며 다시 한번만 해달라는 팬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양준일이 노래를 불러준다.

준일: 사랑의 신이신 큐핏이여
정말 나를 도와주세요.

목석도 감동하지 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진통제를 맞지 않고 그의 노래를 들으며 고통을 이겨냈다는 팬의 말을 듣자 필자의 머릿속에 한 사람이 스쳐간다.




(감동적인 팬과의 만남.사진:재부팅양준일 유트브)



미국 '세터데이 리뷰'의 편집장 겸 사장(1942년~1972년)으로 있었던 기자 출신 노먼 커즌즈(Norman Cousins)다.
필자의 전공은 영문학이다. 영문학 강의를 하고 있던 중 어찌어찌하여 '유머화법'을 강의하게 된다.
인생을 살면서 웃음과 유머를 제1의 보배로 여긴 필자는 꽤 흔쾌히 강의 제청을 수락한다.

학생들은 필자를 '까칠한 만큼 웃기는 교수'라고 한다. 그렇다고 100분내내 학생들을 웃길 수만은 없지 않은가. 까칠 완벽주의 필자는 대형서점, 도서관을 다 뒤진다.
요즘처럼 '웃음'에 대한 관심도가 없었던 당시에는 한국 전문서적은 단 한 권도 없었다.

반면 서양에서는 1900년대부터 웃음 연구가 시작되었다.
필자에게 노먼 커즌즈를 접하게 해준건 그의 저서 '웃음의 치유력(Anotomy of an illness)이란 책이다.
노먼 커즌즈는 콜라겐 질환,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거의 불치병을 앓게 된다. 그리고 웃음과 긍정적 정서가 병을 낫게 해 준다는 이론을 알게 된다.
어느 날 그는,
방의 커튼을 내리고 10분짜리 코미디 프로를 보며 배꼽을 잡고 뒹구른다. 침대에 누워 꼼짝도 못 하는 그가 코미디를 본 후 두 시간 동안 통증을 잊게 된다.
마침내 그는 긍정적 사고와 웃음을 통해 병을 회복하고 세계적으로
'웃음의 아버지', '웃음의 전도사'가 된다.

웃음은 마음의 조깅이다
ㅡ노먼 커즌즈ㅡ

양준일과 그의 노래가 투병 중인 그의 팬에게 진통제가 된 것이다. 얼마나 감동적인가.






사인회의 진행이 '사인해주기'에서 '사진 찍기'로 바뀐 후 최연소 팬이 등장한다.

꼬마: 양준일 아뎌띠! (모자를 내밀며)
요기요.
준일 : 아.. 사인은 안돼. 지금 너무 미안해. 다음에 해줄게.
꼬마: 으앙!!!!!!!
준일: (다급하게) 페 펜주세요. 펜.
해줄게 해줄게 울지 마~~




(꼬마팬에게 사인을해주는 양준일.사진:재부팅양준일 유튜브)




사인회장은 웃음바다가 된다.
훈훈하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차량에 제작진이 그의 체력을 걱정한다.

준일: 사인이던 사진이던 오늘 오신 분들은 다 해드릴 거예요.

단호하다.

그렇게 강행된 사인회에서 양준일의 태도에 주목한다.


낮은 자세, 겸손한 말, 진심 담은 감사의 말, 최선을 다하는 열정...
첫 번째 차량부터 마지막 차량까지 똑같다. 일도 다르지 않다.
양준일이다.

30년 전 그의 사인회 현장이다.

팬들: 누구야 저 사람? 가서 받아봄 알 거 아냐. 니가 받아. 왜 니가 받아.

30년 후 '드라이브스루 사인회'

끊임없이 이어진
400대의 차량행렬.
남녀노소를 불문한 팬들.
기상 천외한 사인지.
웨딩카처럼 화려하게 장식된 차량.

중국 북방지역의 한족들은 새해가 되면 다양한 행진을 하는 전통 풍습이 있다고 한다.
그중에 '잉친'은 전통혼례 공연으로 이색적인 '신부 맞이'를 말한다.
웨딩카를 만들어왔다는 팬들을 보며 '잉친'이 연상된다.

신부를 기다리는 신랑은 신부를 보고 싶은 마음에 가슴이 떨리고 설렌다. 무사히 오기만을 바란다.
신부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인지를 들고 꽃마차를 장식한다.

양준일과 그의 팬들의 모습이다.

'사랑의 신이신 큐핏이여
나를
도와주세요'

오늘도 그의 팬들은 모두가 큐핏이 되어 그를 응원한다.
선한 영향력, 양준일을 응원하는 일은 또 생각해도 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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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2020년 5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