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 문장이라도 써봐야겠다.
말하고 듣고 읽고 쓰기의 어려움
내가 할 줄 아는 게 뭘까?
노안이 심해 읽기가 불편하고, 청력이 나빠 낮은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성대 수술을 다섯 번이나 해 말할 때 목소리가 맘대로 나오지 않는다.
말하기, 듣기, 읽기가 다 시원찮으니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쓰기 밖에 없는데, 쓰기는 어렵다. 말하기, 듣기, 읽기 보다 쓰기가 어려운 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일이라고 스스로를 다그치지만 일기 한 장도 쉽게 쓰이지 않는다.
먹고 살려면 일을 해야 한다. 사람을 상대하는데 가장 기본인 말하기 듣기에 애로가 있으니 영업이나 판매직을 수행하기 어렵고, 읽기에 어려움이 있어 책을 조금만 읽어도 눈과 머리가 아프니 자격증 공부는 남의 일 같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까, 두려워지고, 앞으로가 두려울 땐 책을 꺼내 든다. 갑자기 심해진 노안이 두려워 핸드폰 화면을 오래 보지 않으려 노력하고, 책을 볼 땐 안경을 벗고, 형광등에 스탠드까지 켜고 눈두덩이를 꾹꾹 누르며 보지만 얼마 안 가 어질어질 해진다.
생각해 보면 모두 핑계 같다. 50대쯤 되면 노안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찾아 오고, 난청을 호소하는 사람도 더러 있지 않은가. 그런가 하면 책 읽는 사람은 젊은 층 보다 40-50대가 더 많다.
내가 남들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인지하면서부터 그것을 솔직히 인정하기 두려워 핑곗거리를 찾는 건 아닐까? 그런 것 같다. 못남을 인정하고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핑계 대지 말고 움직여 보자. 하루에 몇 줄이라도 일기부터 써야겠다.
(이 글은 발행을 위한 것이 아니라 혼자 짓걸인 푸념 같은 일기 글이었는데, 글이 너무 안 올라온다는 브런치 측의 지적에 급히 다듬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