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3)한예종 예술사(대학)vs예술전문사(대학원)

by 뿌리 깊은 나무

예술사 과정 (학사)


한예종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생기는 고민 중 하나는 예술사 과정으로 갈 것인가, 예술전문사 과정으로 입학할 것인가이다. 두 과정은 같은 영상원 영화과에 속하지만, 교육의 목적과 요구되는 경험, 그리고 학교가 제공하는 환경이 꽤 다르다.


먼저 예술사 과정은 대학교 학부 과정이다. 고등학생이나 아직 학위를 가지고 있지 않은 지원자가 진학하는 과정으로, 영화 제작뿐 아니라 영화 이론을 포함한 다양한 예술적, 인문학적 관점을 함께 배우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대학에서 이미 공부하다가 영화로 전공을 바꾼 학생이나, 다른 전공을 마치고 진학하는 경우도 많다.


영상원 영화과 예술사 과정은 영화를 단순한 제작 기술이 아니라 더 넓은 예술적 맥락 속에서 이해하도록 교육 방향이 설계되어 있다. 영화와 연결된 다른 예술 분야, 인문학, 사회과학적 관점을 함께 탐구할 수 있도록 실기와 이론 과목이 함께 배치되어 있으며, 학생들은 다른 원의 수업을 수강할 수 있고 자매결연 학교인 고려대학교의 과목도 일부 수강할 수 있고, 해외 유수의 명문예술대학에 교환학생을 갈 수 있다.


제작 실기 커리큘럼은 단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1학년에는 영상과 음향 1, 2 수업을 통해 기본적인 영상 언어와 제작 기초를 배우고, 2학년에는 6개 전공(연출, 시나리오, 편집, 촬영, 기획, 음향)을 선택하게 되며, 내러티브 워크숍 1과 매체통합 워크숍을 통해 이야기 구성과 다양한 매체적 표현을 실습한다. 3학년에는 내러티브 워크숍 2와 매체통합 워크숍을 통해 보다 발전된 제작 경험을 쌓고, 마지막으로 4학년에는 1년 동안 진행되는 졸업 작품 워크숍을 통해 자신의 영화 한 편을 완성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연출, 촬영, 편집, 음향, 시나리오, 기획 등 영화 제작 전반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게 되며, 포괄적인 안목과 창조력을 갖춘 영화인으로 성장하게 된다.


예술사 과정의 가장 큰 장점은 충분한 시간과 자유 속에서 다양한 실험을 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작가 정신과 창의성을 중심으로 한 교육이 이루어진다. 산업 현장에 바로 투입되기 전 단계에서 상상력과 예술적 실험 정신을 마음껏 발휘해볼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다. 동기들 사이의 유대감이 형성되어 있으며,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는 학부 학교를 석사 학위 학교보다 중요시여기는 만큼 예술사 가치는 높다고 할 수 있다.


예술전문사 (대학원)

예술전문사 과정은 대학원 과정으로, 이미 대학을 졸업했거나 일정 수준의 현장 경험을 가진 성인 지원자가 주로 선택하는 진학 루트이며, 실무적 실습과 장편 영화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실제 영화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과정이다.

전문사 과정은 현장 중심의 리더 교육에 가깝다. 연출, 촬영, 편집, 음향, 시나리오 등 각 전공 학생들은 재학 내내 실무 중심의 체계적이고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장편 영화 제작 경험과 상업 영화 수준 장비, 현장 스태프와의 협업을 통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포트폴리오와 리더십 능력을 갖추게 된다. 또한 학생들은 자신이 추구하는 영화적 방향성에 맞춰 기술과 리더십, 프로젝트 관리 능력을 심화할 수 있다.


교육의 성격도 학부 과정보다 훨씬 제작 중심적이며 개별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직업인으로서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영화를 만드는 환경 속에서 학습하게 되며, 연출 전공생의 경우 한 해 동안 단편 영화의 프리 프로덕션, 프로덕션, 포스트 프로덕션이 진행된다. 실제 강의는 대부분 토론과 피드백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학생 개개인이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리더십과 제작 능력을 기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전문사를 선택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전문사 과정에서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영화 장비와 스태프 협업 환경을 활용하여 단편과 장편 제작 경험을 동시에 쌓을 수 있다. 연출 전공 뿐만 아니라 촬영, 편집, 음향 전공 학생들에게도 장편 영화 키스텝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에서 실제 산업 현장에 활용 가능한 포트폴리오 확보와 장기적 커리어 성장으로 이어진다.


2년제 과정 vs 3년제 과정 차이

전문사 과정은 연출, 기획, 촬영, 편집, 음향, 시나리오의 여섯 개 전공으로 나뉘며 기본적으로 2년 과정이다.


연출, 기획 전공의 경우 2년제와 3년제 과정이 함께 운영된다.

2년제 과정은 영화과 출신이거나 이미 제작 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위한 루트로, 영상 포트폴리오 제출이 필수다. 입학 후에는 1학년 때 초급WS과 중급WS, 2학년 때는 고급WS이 진행된다.

3년제 과정은 영화과 비전공자나 제작 경험이 부족한 지원자를 위한 과정이다. 이 경우 입학 후 첫 1년 동안 학부 핵심 커리큘럼에 해당하는 기초 제작 교육을 집중적으로 배우고, 이후 다음 해에 입학한 2년제 학생들과 함께 전문사 2년 과정을 동일하게 진행한다. 즉, 3년제 연출 전공은 1년 동안 학부 수준의 기초 교육을 압축적으로 경험한 뒤 전문사 과정을 이어가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영상 포트폴리오 없이 지원이 가능하지만 별도의 시험과 서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3년제 학생들은 1학년 2학기 말에 연출 전공과 기획 전공 둘 중 하나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2학년으로 진학하게 된다.


예술전문사 전공별 특징

전문사에 있는 총 6개의 전공별 특징도 조금씩 다르다. 각 전공 학생들은 워크숍과 전공 수업에서 자신이 참여한 작품에 대해 전공적 시각을 중심으로 개별 피드백을 받으며, 이를 통해 실무 능력과 표현력을 체계적으로 향상시킨다.


연출 전공은 감독/각본 역할로서, 1학년(3년제 기준 2학년) 때 2편의 단편 영화 워크숍(초급WS, 중급WS)에 참여한다. 이후 2학년(3년제 기준 3학년)에는 졸업영화인 고급WS에서 단편을 찍거나, 혹은 학교에서 지원하는 장편 영화 감독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장편을 찍을 수 있다. 이 장편 프로젝트는 학교에서 전문사 연출 전공들의 시나리오 중 1년에 1~3편 정도 선발되며, 제작비 1억원과 상업 영화 제작 환경과 비슷한 장비, 학교 내 스태프 지원을 받는다. 선발된 학생은 자신의 장편 영화를 연출할 수 있다. (학교 프로젝트에 선발되지 않더라도 고급WS에서 자기 힘으로 장편 영화를 찍어 좋은 성과를 내기도 한다)

연출 전공생들은 재학 중, 틈틈히 장편 시나리오 작성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연출 전공생들은 재학 중 틈틈이 장편 시나리오 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는데, 이는 한국 영화 제작 환경에서 감독으로 데뷔할 수 있는 길이 자신이 집필한 장편 시나리오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촬영 전공은 실제 영화 현장 수준의 카메라와 조명 장비를 다룬다. 촬영 전공 수업을 받으며 정규WS에 촬영/조명 감독으로 참여한다. 이미 상업 현장 경험이 있는 촬영 스태프들이 입학하는 경우가 많다. 상업 영화 현장에서 일하며 수입을 얻고 있는 경우, 전문사에 다니며 단편·장편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면 당장의 수입을 포기해야 하는 현실적 고민이 있지만, 이 과정은 내 이름을 내건 장편 촬영감독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편집 전공은 편집 전공 수업을 받고, 정규WS에 편집 감독으로 참여한다. 전공 피드백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워크샵 촬영본을 받아서 네러티브를 살리는 편집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수 있다.

음향 전공은 현장 녹음, 후반 믹싱, 사운드 디자인 등 실무 중심 교육을 제공하며, 상업 영화 수준 장비와 스튜디오 환경을 갖추고 있어 취업 위주의 양질의 교육을 받는다. 정규WS에서 음향감독 역할을 맡게된다.

기획 전공은 상업 영화의 기획법을 익히고 현장 제작에 참여하는 등 상업 영화 PD로서의 역량을 키운다.

시나리오 전공별개로 운영되며, 영화 각본을 비롯하여, 미니시리즈 드라마와 OTT 시리즈물 대본을 중심으로 교육이 진행된다. 방송사 드라마 당선자들도 다수 입학하여 글쓰기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정리하자면, 고등학생이나 학위가 없는 지원자라면 예술사 과정으로 진학해야 하고, 대학을 졸업했거나 현장 경험이 있는 사람은 예술사와 전문사 두 과정 모두 지원이 가능하다. 다만 실제 영화 제작 경험을 빠르게 쌓고 장편 영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전문사로 진학하는 편이다.

동일한 건물에서 영화 제작을 하지만, 예술사는 보다 넓은 예술 교육과 창의적 실험을 위한 자율적인 창작을 추구하고, 전문사는 영화인 데뷔를 위해 전략적이고 실무적으로 움직이는 대학원 과정이라는 차이가 있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이전 03화제1장.(2)"한예종 나오면 감독,작가 데뷔 쉽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