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임원이 바라본 MZ사원
몇 년 전 본부장으로 역할을 하고 있을 때 젊은 구성원이 회식자리에서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본부장님은 몇 살에 나이가 멈춰있으세요?"
사실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질문이고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
집에 오는 차 안에서 한번 질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나는 정말 마음속의 나이가 몇 살에 멈쳐있는 거지?'
결론은 마음속 내 나이는 30대 후반인 37~38살 정도에 멈춰 있었다.
실제는 50대를 넘어가는 시점이었는데 말이다.
순간적으로 내 마음속의 나이를 30대 후반 정도로 생각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신입사원을 포함한 젊은 직원들과 대화하고 함께 했던 시간들이 부끄러움으로 밀려오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20대 후반부터 30대 중후반에 있는 친구들과 생각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마음으로 소통하고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마음속의 나이가 30대 후반이니 그들과 나 사이에는 나이 차도 크지 않으며,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비슷한 연배 직원으로 바라보며 생각하고 행동과 말을 했던 것이다.
실제 나이는 젊은 직원들과는 거의 20살이 넘게 차이가 났는데 말이다.
과거 회사를 처음 입사했던 때를 기억하면 본부장의 직책은 신입사원인 나와는 가까이 하기도, 일대일 소통하기도, 술자리를 같이 하기도 어려웠던 분이었다.
어떻게 보면 젊은 신입사원 입장에서 부모세대와 동일한 나이 때 일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이렇게 과거의 경험은 완전히 잊은 채로 직원들과 나이 차이 얼마 나지 않는 선배처럼 마주 보고 말하고 행동했으니, 그들의 입장에서 얼마나 불편하고 함께 하기 힘들었을까?
지금 생각해 봐도 정말 미안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나만의 착각은 아니었다.
가끔 친구 또는 비슷한 연배의 동료들에게 질문을 해보면 거의 비슷하게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정도에 마음속 나이가 멈춰 있었다.
("비슷한 연배라면 한번 생각해 보시길...")
그래서 젊은 직원인 MZ세대 입장에서 우리와 같은 기성세대를 꼰대로 부르는 것 같다.
사실 꼰대라는 표현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늙은이'를 이르는 말이자, 학생들이 은어로 ‘선생님’을 이르는 말이라고 정리되어 있다.
이것이 원래의 의미에서 확장되어 권위주의 사고를 가진 기성세대 또는 연장자로서,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바라보지 못하고 자신의 경험과 가치관만을 일반화하여 어리거나 하급자에게 강요하는 말을 하는 사람으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사실은 그들이 나이가 어리고 하급자이기에 자기의 생각을 강요하며 일반화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들은 아직까지 젊은 30대 후반에 마음속 나이가 멈춰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실제 나이가 30대 후반인 직원이 비슷하게 표현하고 언급했다면 꼰대라기보다는 자기주장이 강하며 스스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체적인 사람으로 빛쳐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사실 시간이 지나서 보면, 꼰대라 불리는 기성세대들이 생각하고 의사결정을 했던 것들이 상당 부분 맞는 판단일 경우가 많다. 특히, 업무적이며 사업적 판단에 있어서는 이론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직관 능력은 젊은 사원들보다 훨씬 정확하며 우수하다.
다만, 그들의 표현 방식이 MZ세대들에게 전달하는 데 있어서, 다소 공감능력이 떨어지게 표현해서 발생하는 것이라 생각되어진다.
다음글은 '꼰대 임원이 바라본 MZ세대와 기성세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