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상담
어느 날 아는 동생이 고민이 있다며 나에게 전화를 했다. 그 고민은 다름아닌 짝사랑. 메신저로 그 아이의 사진을 보내주며 너무 잘생기지 않았냐고 호들갑을 떠는 아이. 그런 그 아이의 행동이 귀여워서 그저 웃기만 하고 있었는데 점점 정신을 놓기 시작했다.
“언니! 얘 진짜 잘생긴 것 같아. 진짜 심장이 빨리 뛰어서 이대로 죽을 것 같아. 살려줘, 언니.”
“그거 가지고 안 죽어.”
“진짜 엄친아라니까?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똘기까지 있는!!”
“그렇게 좋으면 고백을 해!”
“차일 것 같아서 못하겠어. 그냥 이대로 있는 게 좋아.”
답답했다. 혼자서 속으로 끙끙 앓는 것 보다는 한 번 질러보고 그 결과에 순응하는 게 더 편할 것 같은데..
동생은 문자로만 말하기엔 너무 답답하다며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조금 귀찮긴 했지만 혹여나 상처를 받을까봐 받아줬다. 동생은 짝남에게 설레었던 사건들을 나에게 말해줬다.
학교 체육 시간에 피구를 하다가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을 손으로 막아준 썰, 계단 올라가다가 넘어질 뻔했는데 뒤에서 잡아준 썰, 반 친구가 전체에 햄버거를 돌렸을 때 굳이 자기에게 가져다준 썰 등등.
이쯤하면 그 남자아이를 몰라도 알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 때 동생은 짝남에게 전화가 왔다며 전화를 끊었다. 살짝 서운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아무렴 어떻냐는 마음으로 침대에 가만히 누워서 생각했다.
"과연 내가 그 상황이라면 고백을 했을까? 아니 그때처럼 못했겠지."
그렇게 좋아했던 너를 난 결국 놓쳐버리고 말았지. 항상 나한테 다정하게 웃어줬던 너.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도 잘생겼던 너. 체육시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운동하던 너. 그 모든 게 설레고 좋았던 그 시절의 나.
“잘 지내고 있으려나?”
가만히 생각하다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그때 그 아이가 너무 좋아서 생각나는 걸까, 아니면 그때 그 아이를 좋아했던 내가 좋아서 생각나는 걸까?
"그때의 추억이 너무 좋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