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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새 패러다임은 민주주의의 업데이트인가?

by 최창근

연일 미국 트럼프 2.0 정부의 행보가 전 세계의 정치, 경제적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세계 2차 세계대전 이후, 민주주의를 지향해 온 세계 각국의 리더로서, 또한 세계의 경찰국가로 자처 했던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향하고 있습니다. “자국 우선 주의”라는 새로운 정치 경제적 이데올로기는 그동안 민주주의로 전진해 온 많은 국가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라는 섞이기 힘든 체제에 대한 한계점을 인정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다시 말하면, 민주주의는 정치 시스템이고 자본주의는 경제 시스템입니다. 민주주의는 자유와 평등을 최대 가치로 표방하면서 이를 위해 권력 분산합니다. 자본주의는 자유로운 경제활동으로 부를 축척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자본주의에는 평등보다는 자유가 우선입니다. 평등을 위한 경제시스템은 공산주의- 현대 독재 공산국가의 이데올로기가 아닌 이론적 공산주의 - 에 가깝습니다. 즉, 민주주의의 반대말은 공산주의가 아니라 독재, 파시즘, 봉건주의이고, 자본주의의 반대말이 공산주의인 것입니다. 일찍이 민주주의를 도입했던 북유럽 국가 중에 이러한 정경 불합치를 보완하고자, 정치는 민주주의 경제는 공산주의 형태를 띠는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어느 것 하나 성공한 시스템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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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민주주의를 위한 자본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를 위한 민주주의를 표방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니 국가 간 민주주의는 안중에도 없는 듯합니다. 하기야 전 세계적으로 경제불안이 십수 년간 지속되면서, 국민들은 정치보다는 경제를 택해야만 했습니다. 트럼프가 많은 지지를 받은 것은 이 때문이고 어느 정도 공감은 됩니다. 세계적으로 극우정당이 득세하는 이유도 전 세계 다 같이 잘 살자 보다는 일단 우리나라라도 잘 살고 보자라는 자국책의 일환으로 보는 것도 타당합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속담에서 처럼, 먹고사는 게 우선인 것은 현재나 옛날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민주주의를 외쳐도 내 배가 곯다 보면, 머지않아 배부를 수 있는 현실을 쫒게 될 것입니다. 아직도 경제난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저개발국과 민주주의 선진국이라는 유럽의 국가들을 번갈아보면 어쩌면 민주주의를 해서 잘 사는 나라가 되는 게 아니라 잘 살았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한 것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아무튼 전 세계가 심각한 경제적 정치적 불확실성에 놓인 건 사실입니다. 얼마 전 유엔총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의안에, 러시아와 북한 그리고 미국이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냉전종식 이후 이 세 나라가 나란히 같은 편이 된 것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세상이 정말 어떻게 움직일지 종잡을 수 없습니다. 이념을 붙잡을 것인지 경제를 따를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각국에 위정자들에게 놓인 복잡하고 중요한 숙제가 되었습니다. 아직 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새로운 패러다임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향후 세계질서의 향방을 주의 깊게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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