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참 솔직하다. 나뭇가지 사이로 투명한 풍경을 모두 보여주는 겨울. 늦게까지 노란 이파리를 달고 있던 미루나무도 나목이 되었다.
기온이 쌀쌀할수록 하늘은 더욱 깊고 맑다. 실핏줄처럼 뻗어나간 잔가지들을 겨울 하늘이 너그럽게 받아준다.
날씨 탓하고 운동하기 힘든 계절, 겨울!
살찐 강아지 산책으로 많이 걷게 된다. 사실 이런 날이면 커피 한 잔 마시는 여유만 있어도 행복하겠지만, 느리게 걷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나 자신도 알지 못하게 스며들었던 교만한 마음. 제 자신을 모두 떨구어내고 투명해져라. 깊어져라. 겨울 공원을 걸으며 주문을 건다.
깊어져라 제발 깊어져라... 겨울처럼. 오늘 같은 겨울 하늘처럼. *
12월 겨울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