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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에그리는기도 Jun 14. 2024

2023년 2월의 기록

시작되는 병원의 전원 압박






2023.02.01

오늘 오전 일찍부터 엄마 병원에 가서 교수님 면담하고 왔어요. 엄청 걱정했는데 교수님도 상황을 다 이해하시고 병원 천천히 알아보시라고 하시네요. 우선 엄마가 혈압이나 열이 더 안정될 때까지는 시간을 벌었던 것 같아요. 수술 후에 드라마틱한 효과가 바로 나는 사람도 있고 시간이 걸리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엄마를 좀 더 기다려줘야 할 것 같아요. 여사님이 요즘 엄마가 힘을 내고 있는 걸 느끼고 계세요. 함께 한 시간이 적다 보니 파악이 잘 안 되었는데 수술 후에 서서히 달라지시는 게 느껴지신데요. 아침마다 찬송가 틀어놓고 불러주시고 엄마에게 힘을 주시고 계세요. 지금 여러 상황들이 저희 가족에게는 누가 봐도 최악의 상황이지만 다 이유가 있고 잘 이겨낼 거예요. 또 힘을 내 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02

엄마가 어젯밤부터 열이 계속 나신데요. 빨리 내리면 좋겠는데 오후에 또 오르고 컨디션이 안 좋으시네요. 오늘은 컨디션이 좋질 않으셔서 통화로 얘기해 드렸어요. 엄마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면서 버티고 계실지 가족들 생각하면서 힘내주셨으면 좋겠어요. 좋은 소식이 들리는 날을 상상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03

엄마가 계속 열이 오르락내리락하시다가 오늘 변을 엄청 잘 보셨나 봐요. 막혀있던 나쁜 것들이 다 나온 것 같아 기분 좋으실 것 같아요. 여사님도 기분 좋으셨는데 사진까지 찍어서 아빠 보여주셨데요. 여사님 마음이 너무 감사하고 또 감사해요. 우리 엄마 이제 본격적으로 힘내시길! 꽃피는 봄에 마당에서 엄마가 좋아하는 작은 음악회 하며 엄마를 맞이해드리고 싶어요. 기분 좋은 상상 하며 마무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04

엄마가 새벽시간에 항상 열이 나시나 봐요. 그래도 다행히 38도는 넘어가지 않는데요. 38도 넘으면 해열제에 항생제에 검사에 할게 많아지는데 그전에 떨어지신다니 너무 감사할 뿐입니다. 오늘은 아이들 데리고 놀아줬어요. 지금 아이들도 같은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내가고 있는데 옆에서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오늘은 더더 힘내서 할머니 기도 쩌렁쩌렁해볼 거예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05

오늘 둘째 녀석이 할머니 편지를 써줬는데 할머니가 이걸 보시면 감동받으실 것 같아요. 할머니에게 잘 전해주기로 약속했어요. 며칠 전에 할머니가 자기 학교 앞에서 끝날 때 기다리고 있는 꿈을 꿨다더니 할머니가 보고 싶었나 봐요. 아이들 2년이 다 돼 가는 시간 너무 커버린 것 같아 아쉬워요. 엄마가 둘째 입학하는 거 보셨으면 엄청 좋아하셨을 텐데 막내 입학하는 건 꼭 보실 수 있게 오늘도 기운 깡그리 모아서 전해드릴게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06

주변에 슬슬 봄을 맞이할 준비들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엄마를 맞이할 준비를 하려고 오늘 엄마한테 꽃피는 봄에는 일어나야 한다고 신신당부했어요. 꽃 좋아하는 우리 엄마 2년이 다 되도록 꽃구경도 못하는데 올봄에는 꽃구경 실컷 하시면 좋겠어요. 이제 혈압도 제법 안정되고 열도 서서히 잡혀가는 것 같아요. 엄마도 이제 봄이 되면 깊은 잠에서 깨어나시길!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07

오늘 엄마 얼굴을 못 보나 했는데 여사님이 엄마 자는 모습이라도 보여주시려고 저녁 늦게 연락 주셨어요. 엄마 모습이 평온해 보이시네요. 엄마는 눈감고 계셔도 이래저래 이야기 많이 했어요. 이 어둠의 터널에서 어서 한줄기의 빛이 보이길.. 저에게도 희망의 봄이 다가오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08

엄마가 오늘은 눈도 잘 뜨시고 정신이 좀 드셔보였어요. 제가 누군지 아냐고 했더니 눈을 바로 깜박이시네요. 엄마는 언제쯤 오려고 하시는지 가족들이 정말 지치지 않게 서둘러 주시면 좋겠어요. 우리 엄마 끝까지 싸워서 이겨내라고 힘팍팍 파이팅 외치며 전화를 끊었어요. 하늘에서 제 기도를 들어주시는 그날까지 간절한 마음 보내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09

오늘은 엄마를 2번이나 봤어요. 여사님이 어떻게든 저 보여주시려고 연락을 주시네요. 내일은 엄마 인공호흡기 기계를 교체해야 한다고 하네요. 요즘은 큰 이상 없이 안정적으로 지내고 계세요. 잠이 많아지셨는데 새벽에는 말똥말똥 눈뜨고 계신다니 낮 밤이 바뀌셨나 봐요. 우리 엄마 오늘도 기운 팍팍 보내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10

오늘 호흡기 교체를 하시고 밤이 돼서야 얼굴을 봤어요. 눈은 잘 안 뜨셨는데 아마 새벽에 뜨고 계실 것 같네요. 이제는 엄마가 힘을 내주셔야 할 때인 것 같아요. 제가 강하게 얘기하고 있어요. 전 엄마를 믿으니까 오늘도 엄마의 기운이 팍팍 채워지시길! 제가 힘을 드릴게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11

오늘은 엄마가 눈을 또랑또랑 뜨셔서 아침부터 힘이 났어요. 정말 스위치만 켜지면 엄마가 일어나셔서 금방 오실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엄마가 뭘 기다리시는지 기다려야겠죠. 오늘밤에도 엄마에게 힘을 팍팍 쏴드려야 하는데 오늘은 힘이 빠지네요. 엄마도 제 맘을 아실 것 같아요. 오늘밤은 엄마에게 힘 좀 받기를!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12


오늘은 엄마 얼굴을 못 봤어요. 주말이라고 푹 주무시나 봐요. 아이들이랑 아빠 모시고 점심 먹고 다 같이 기도도 하고 “할머니 빨리 돌아오세요” 하고 큰 소리로 외치고 집에 돌아왔어요. 우리 모두 이렇게 간절한 마음 담아 보내드렸으니 오늘 하루 힘나셨을 거예요. 지금 저희 가족들이 큰 고통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지만 이 시간들이 저희 모두를 더 단단하게 해 줄 거라 믿어요. 오늘밤은 엄마에게 힘팍팍 좋은 기운 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13

엄마가 새벽에 온 기운을 다 쓰셔서 낮에는 어찌나 평온하게 주무시는지… 새벽에 대체 뭘 하시는지 그렇게 말똥말똥하게 눈뜨고 계신데요. 새벽에 힘이 더 나시나 봐요. 고요한 밤 시간에 엄마가 좋은 기운 받으셔서 힘내고 계실 거예요. 지금 엄마에게 최선인 방향으로 흘러갈 거니 오늘밤 말똥말똥하실 시간에 기운 쏴드릴게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14

엄마가 오늘은 엄마네서 고모네랑 다 모이는 걸 알았는지 오후에 눈을 크게 뜨셔서 저희랑 통화했어요. 오늘은 정말 금방 깨어날 것 같은 눈빛으로 저희를 바라봐주셔서 너무 떨렸어요. 병원에서 연락이 와서 엄마가 혈압이랑 열이 안정화되었으니 이제 그만 다른 병원으로 옮겨달라고 하네요. 엄마한테도 이제는 이사 갈 곳도 없으니 제발 일어나자고 파이팅 외쳐드렸어요. 이제 여기서 깨어나서 나가는 방법밖에는 없는데 제발 제 기도를 들어주시길! 오늘밤 간절한 마음 보내봐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15

하루하루가 산 넘어 산이네요. 오늘은 엄마가 연락이 없으신 것 보니 낮에 잠만 주무시나 봐요. 어쩜 꿈속에 한 번을 안 나오시는지… 좀 만나서 얘기하고 싶은데 제 꿈엔 안 나오시네요! 이제 봄이 오고 있어요. 마당 정리를 하면서 벌써 잡초가 보여서 깜짝 놀랐어요. 꽃이 필 때쯤엔 엄마도 짠하고 깨어나시길 기다려져요. 모든 일이 다 잘될 거라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16

엄마랑 오늘은 통화하면서 아이들 하나하나 얼굴도 보여드리고 아이들 이야기 외침 다 들려드리고 보여드렸어요. 엄마가 아이들 소리 듣고 힘내시는 것 같았어요. 아이들 목소리 들리면 눈을 더 또랑또랑 뜨세요. 우리에게 시간이 정말 얼마 없으니 서로 파이팅 외치며 끊었어요. 믿습니다!

편안한 저녁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17

이 오랜 시간을 어떻게 지나왔는지도 모르겠어요. 

간병사님이 요즘 엄마가 느낌이 그러신 지 새벽마다 확인하면 어김없이 눈을 뜨고 계신데 눈빛이 다르시데요. 새벽 2시에 눈뜨고 계신 엄마 사진을 보내주셨는데 눈빛이 너무 다르세요. 밤중에 힘이 더 나시나 봐요. 봄이 기다려집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좋은 날 하자 

-나태주


오늘도 해가 떴으니

좋은 날 하자


오늘도 꽃이 피고

꽃 위로 바람이 지나고


그렇지, 새들도 울어주니

좋은 날 하자


더구나 멀리 네가 있으니

더욱 좋은 날 하자.




2023.02.18

오늘은 시댁에 다녀왔어요. 모든 가족들이 정말 간절히 바라고 응원하고 있으니 분명 이 기운들이 모두 엄마에게 잘 전달될 거라 믿어요. 아이들도 오랜만에 신나는 시간을 보내니 제 마음도 편안하네요. 엄마가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시길 오늘밤 간절히 기도 올려봐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19

엄마는 어쩜 그렇게 주무시기만 하는지 하루종일 주무시고 새벽에 깨실 거예요. 여사님도 엄마가 새벽에 눈을 부릅뜨고 계시니 덩달아 새벽에 깨어계시는 날이 많아 낮밤이 같이 바뀌어 가는 것 같아요. 별 다를 것 없는 하루하루지만 분명 보이지 않는 힘이 일어나고 있다고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20

오늘은 엄마 친구분과 점심식사를 하러 오랜만에 뵈었는데 자리에 앉자마자 여사님께 전화가 오시더라고요. 엄마가 보고 싶어서 만나라고 했나 보다 싶어서 영상통화했어요. 알아보겠냐고 물었더니 눈을 깜박거리시네요. 친구분과 통화하면서 엄마도 엄청 힘을 내실 것 같아요! 신정희 아자아자!! 할 수 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21

이제 병원에서 압박이 오네요. 오늘은 엄마 병원을 옮기라고 연락이 와서 이제 또 나갈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엄마에게 전화해서 우리 이제 일어나서 어서 집에 오자고 졸랐어요. 다행히 여사님이 옆에서 조급해하지 않으시고 병원 쪽에 뭐라고 해야 하는지 알려주시고 그래요. 엄마 곁에 좋은 사람들이 있기에 너무 감사합니다. 지금은 그저 믿고 엄마를 기다려야겠죠! 오늘도 신정희 아자아자!! 할 수 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22

막내가 다음 주면 학교에 입학하는데 엄마가 얼마나 좋아하실지 일어나셔서 직접 축하해 주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엄마도 애쓰고 계실 테지만 더 힘내달라고 말씀드렸어요. 할머니 생선조림을 가장 좋아하던 막내는 요즘 들어 계속 할머니 생선조림이 먹고 싶다고 해요. 엄마가 힘내서 생선조림 꼭 먹고 싶네요. 아이들과 함께 할머니에게 힘 팍팍 따따블로 쏴드릴게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23

2월이 다 지나가네요. 3월에 짠! 하고 깨어나시길 제 마음이 설레어요. 오늘 엄마랑 통화하는데 소리를 내시더라고요. 분명 뭔가 소리를 내시는데 힘을 내고 계신 거겠죠? 아이들 얼굴 하나하나 보여드리고 외쳤어요. 엄마가 끝까지 이겨내시길 곁에서 응원하고 기운 팍팍드릴게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24

아이들 개학이 코앞인데 방학 동안 놀아준 게 없어 오늘은 아이들을 위해 시간 내서 함께 해줬어요. 아이들이 사소한 이 시간에도 얼마나 좋아해 주는지 오늘 하루가 정말 감사하네요. 앞으로 이렇게 해줄 수 있는 날이 많아지길.. 엄마도 아이들과 함께할 날이 어서 오길! 편안한 저녁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25

아이들과 오랜만에 시간을 보내주고 오늘 기절했어요. 근육통에 몸이 무겁고 힘들어서 푹 쉬었어요. 여사님이 3일 동안 새벽에 확인했더니 새벽 1:30, 2시에 눈을 크게 뜨신데요. 여사님이 새벽에 놀라 자빠지겠다 말만 들었는데 증거를 남겨서 사진을 보내주신걸 보니 놀라시겠더라고요. 오늘은 아이들 얼굴도 보여드리고 막내 반 배정되었다고 이야기도 해드렸어요. 엄마에게 우리 모두의 기운이 전해져 마지막 기적이 일어나길.. 오늘도 간절히 바라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26

아이들에게 못해줘서 미안한 요즘 저를 평온하게 해주는 말이에요. 

“평화롭고 평온하며 고요하고 잔잔히 흐르는 일상이야 말로 행복의 본질이다. 생각대로 무언가를 이루는 것. 소망과 바람을 이루어나가는 것만이 행복이 아니다.”

오늘도 잔잔히 행복했네요. 엄마의 하루도 잔잔했길… 편안한 밤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27

엄마는 이틀 전에 열이 많이 나셨데요. 설사도 많이 하셨다는데 지금은 편안해지신 것 같아요. 독소가 싹 빠지셨길! 엄마가 이제 짠하고 힘을 써서 일어나시라고 오늘은 더 더 힘차게 기운 보내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23.02.28

오늘은 엄마 얼굴을 못 봤어요. 열이 나셔서 힘드신가 봐요. 병원에서는 나가라고 하고 엄마는 컨디션이 안 좋으니 걱정이네요. 내일이 3월인데 뭔가 봄기운이 전해져 엄마에게도 새 기운으로 가득 채워지시면 좋겠어요. 엄마 힘내자!!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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