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홍조 만화 Mar 18. 2022

작다고 무시하지 마! 나 진묘수야




국립공주박물관에는 아름답고 귀한 국보가 많지만

그중에서 가장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국보 162호, 

바로 이 진묘수이다.

일제에 의해 대부분 훼손되고 도굴당한 

백제 무덤들 사이에서, 

1971년 너무나 완벽한 상태로 발견되어 

세상을 놀라게 한 백제 무령왕릉.

그 처음 발굴 당시 사람들이 

무덤 입구를 뚫고 들어갔을 때

방 맨 앞에는  바로 이 진묘수가 있었다.

진묘수는 무덤을 지키는 상상의 동물로

죽은 사람의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했다고 하는데

맡은 바 역할에 비해 몸집이 너무나 작고 귀여워 

나는 보자마자 한번 놀랐고

이토록 세련되고 군더더기 없는 모습의 캐릭터가

1500년 전에 디자인된 거라는 사실에 두 번 놀랐다.

머리에 작은 뿔, 몸통에 날개, 옹골차고 균형 잡힌 몸집,

사방 어디에서 보아도 당당하고 강단 있는 모습.

포켓몬도 피카츄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채 50센티가 되지 않는 이렇게 작은 몸으로 

어찌 그 오랜 세월 이 왕릉을 지켜냈을까.

무덤에 손을 대는 외적들은 누구라도 

꽉 깨물어 버릴 듯한 사나움이

저 작은 몸안에 숨겨져 있었나 보다.




(진묘수 처음 만난 날)

매거진의 이전글 슈베르트 선율 속의 <세한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