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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젤라또 Aug 29. 2022

주린이가 본 철없은 부동산 이야기-1

주식시장 4계로 본 부동산 시장


 2022년도 벌써 2/3지점을 지났다. 지난 주만 해도 삼복더위를 자랑했던 여름은 이제 아침저녁으로 쌀쌀함을 더하고 주말의 파란 하늘을 보고 있으면 지난주에 있었던 무더위조차 말이 안 되는 소리처럼 부정하고 싶을 정도로 계절은 금방 옷을 갈아입고 서둘러 나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언제나 오를 것 같던 시장도 마치 짠 것처럼 내가 언제 뜨거웠던 적이 있었는지를 되묻는 요즘, 주식도 마스터하지 못한 내가 감히 부동산 이야기를 꺼내보고자 이렇게 펜을 들었다. 실소를 금하지 못할 수준의 글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리부터 경고를 하지 않으면 너무 진지하게 글을 받아들이실 분도 있을 것 같아, "혹시나 글을 읽으시더라도 재미없는 세상에 그냥 웃기려고 쓴 글이니 너무 심각하게는 받아들이지 마시라"는 경고문을 주석으로 붙이고 글을 시작하겠다.

 

 올해 주식 특히 매크로를 관심 있게 보신 분이라면 우라가미 구니오의 [주식시장 흐름 읽는 법]을 한 번씩은 떠올리거나 들어보셨을 것이다. 설사 그 책을 읽어보지는 않으셨더라도 '역금융장세'라는 말은 올 상반기 최고의 유행어처럼 주식 유튜브에 자주 언급되었다. 이 책이 나오지 벌써 3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언급되는 걸 보면 이제 이 책도 단순 스테디셀러에서 고전(古典)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글의 서두에 언급한 계절 이야기는 비단 우리 지구에만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가 사는 주식도 4계절이라는 것이 있으면 그 4계절에 따른 현상을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이 결국 주식을 오래 할 수 있는 비법이라고 이 책은 전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4계_출처: 우라가미 구니오[주식시장 흐름 읽는 법]


 본의 아니게 자산 시장이라는 파도에 몸을 맡긴 서퍼(Surfer)가 된 나로서는 어떡해서는 이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고 싶은 마음이 크다. 본의 아니게 자꾸 이런 책도 읽게 되고, 여러모로 본의 아닌 인생을 살고 있다. 본업(?)은 주린이에 더 가깝지만 부동산이란 시장에도 반쯤 담근 발 한쪽 때문에 잘하지도 못하는 두 집 살림 신세로 살고 있다.(실상은 양쪽 다 상황이 별로다) 양쪽 다 상황이 별로라는 것은 내가 더럽게 실력이 없거나 운이 없어서 둘 다 필망할 정도거나, 한편으론 시장이 상황이 워낙에나 안 좋아 어쩔 수 없이 양 시장에서 모두 두들겨 맞는 샌드백이라는 말인데... 원래 어쭙잖은 놈이 남탓한다고, 본격적으로 남탓 한 번 해보려고 한다.






한국 시장의 4계(季)



우라가미 구니오가 말한 주식시장의 4계가 닛케이 지수에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우선 대전제로 자산시장이라면 결국 유동성에 의해 움직일 것이고 그렇다면 모든 시장에 4계를 적용해 봐도 되지 않을까라는 것을 시작으로 글을 풀어나가 보겠다. 우선 그림을 하나 그래야되는데 잘못하는 엑셀로 겨우 한국의 자산시장을 요약한 그래프를 하나 그려보았다.(아래그림 참조)

 

 부동산의 경우에는 KB 월간 시계열을 참고로 서울, 인천, 대구, 부산, 울산의 부동산 매매 지수를 도식화했다.(내가 살고 있는 부산과 근처의 울산은 맘대로 포함시켰고, 서울은 상징성 측면에서 인천은 주변 도시 자격으로 대구는 그냥 궁금해서 포함시켰다) 그리고 KOSPI의 경우는 현재의 지수를 보정해서 사용했으며, 매크로의 지표가 될 수 있는 기준금리의 경우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도식화했다. 추가적으로 설명을 부가하자면 KB 시계열을 경우 월간 매매 지수는 22년 1월이 기준 시점(100)으로 되어있지만 나는 리먼 사태 이후 첫 금리 인하였던, 2008년 8월을 기준 시점(100)으로 삼았다는 것을 먼저 설명드린다. 코스피 보정지수 역시 2008년 8월 기준 시점 100을 기준으로 지수를 그린 것임을 미리 참고 부탁드린다. 또한 매매 지수의 경우 시장가를 지수화 한것이므로 왜 2008년 이후에 서울 집값이 상대적으로 이렇게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린 것인지는 기준시점과 보정치로 인한 따른 착시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참고: 그래프 상단의 구간별 분할의 경우 기준금리의 변화에 따른 구간을 A~G까지 나눈 것이고 그래프 중간에 간간이 보이는 점의 경우에는 대구, 서울, 부산의 흔히 말하는 대세 상승 구간 초입을 표시한 점이라는 것을 미리 말해두겠다.



지난 20년간 KOSPI(보정치)-지역 매매지-금리 차트



 차트 분석에 앞서 코스피의 상승률이 생각 외로 놀라웠다. 한국의 시장 규모는 부동산이 주식에 비해 8~10배가량 크다고 알려져 있는데, 늘 KOSPI로 고생만 했던 기억(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때문인지 몰라도 한국의 코스피의 우상향과 성장성에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코스피 인덱스만 잘 투자했어도 20년이면 투자한 자산에 5~6배의 이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아마 많이 이들이 심한 변동성으로 인해 중간에 하차하거나 지금까지 버텼던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 같다.


 숫자를 토대로 자료를 분석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여러 개의 그래프가 있으면 그래프 간의 동조성을 우선 보려고 한다. 그룹핑(Grouping)을 통해 흐름이 비슷한 지표끼리 묶어보는 것인데 그룹을 만들고 나면 그 외의 비교 군과 대조군의 집단 간의 차이가 왜 발생했는가를 보면 분석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차트를 그리고 나서 각 지표 간의 상관성을 보면 기준시점인 2008년 8월을 기점으로 전에는 서울의 지표와 코스피가, 후로는 부산의 지표와 코스피가 상관관계가 높음을 알 수 있다.


 이 차트를 그리기 전 생각 했던 가설이 있었는데, 부산의 부동산 시장과 금리와의 연관성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는 가설을 세우고 있었다. 결과론적으로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이전은 내 가설과 차이가 있지만 이후의 시점에서는 금리의 변화와 나름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었다. 부동산 매매 지수의 영향을 미치는 지표가 물량 공급이라는 절대적 변수가 존재하지만 틀림없이 구조적으로 KOSPI와 부산의 지표 간에 닮은 점이 있으리라는 추측을 해본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다음에 또 시간이 있다면 자세히 탐구해 보기로 하고,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역금융장세'의 자산 시장 특히 부동산 시장에 대해 분석해 보도록 하겠다.






역금융장세(E, G 구간)와 부동산 시장




 한국 시장은 지난 20년간 크게는 2번의 역금융장세를 맞았던 것으로 보인다. 위의 그래프를 기준으로 하면 E 구간(2017.10 ~ 2019.06, 1년 9개월간), G 구간(2021.07 ~ , 진행 중)이 역금융장세인데 우선 현재 진행 중인 역금융장세를 과거의 사례로 먼저 되짚어보는 것이 필요할 듯하다. 첫 번째 역금융장세였던 E 구간의 당시 대·내외 환경을 보면 어째 지금과 익숙한 기사들이 많이 보인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17121409302778827



 기사의 제목만 봐서는 최근에 작성된 기사인 것 같지만 2017년 12월 중순에 작성된 기사로 당시 우리나라의 금리 상승과 대출금리 및 자본유출 우려가 염려된다는 기사이다. 매크로적으로 봤을 때 한국의 경제구조는 당시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에 당시 기사들을 보면 가계대출 부담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크고,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 대한 기사들도 자주 보인다. 그렇다면 '역금융장세'에서 부동산 가격은 어떻게 되었을까?






서울



부동산 차트(서울)_출처: 부동산 지인



 서울은 2014년 7월부터 시작되었던 대세 상승이 역금융장세 초반에도 계속되는 분위기다. 오히려 E 구간의 초입에는 가파른 상승률을 그리며, 금리 인상이 가격 상승을 막지 못하는 장세로 금리와 상관관계도 크게 연관이 없어 보인다. 보통 이런 장세는 금리 인상(유동성 축소)의 강도에 비해 성장률이 더 클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G 구간의 초입에도 마찬가지의 현상이 보인다. 서울의 입주량은 늘 모자란 수준으로 보통 부동산에서 당해 연도 예정 공급물량(마지막 차트 빨간 선)이 적정 수요 물량에 1~1.5배 이내 구간에 있을 때에는 부동산 상승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보는 가정에서는 서울의 공급량은 상승 요인의 변수가 아닌 상수로 보아도 될 정도로 늘 공급량이 부족한 도시이다.


 서울의 경우 2019년에 들어서면서 그동안 대세 상승을 이끌었던 매매 지수의 상승이 조정을 보이게 되게 된다.(조정이라고는 하지만 성격상 기간 조정이고 실제 그 기간도 6개월 남짓이다)  KOSPI는 이미 금리 인상과 맞물리면서 조정장세에 들어갔고, 18년 연말에는 연내 최저점인 2000선을 터치할 수준까지 조정을 받는다. 한국경제의 체력은 당시 여기까지였던 거 같다. 미국은 연내 금리를 다시 인상하지만 한국은행은 더 이상 소비심리의 위축과 시장 환경의 급변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금리 동결이라는 카드를 선택하면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역금융장세는 마무리된다.





부산



부동산 차트(부산)_출처: 부동산 지인



 금리 인상이 유독 약발이 잘 듣는 시장이 있다. 예민한 아이인 KOSPI가 그렇고 앞서도 언급했지만 부산 부동산이 그렇다. '역금융장세'인 E, G 구간뿐 아니라 광범위하게 보면 08년 금융위기 급작스러운 금리 인하기에 가장 많이 상승했지만 직후 아주 찰나(?)의 기준금리를 인상(C 구간의 말미)에 기간 조정을 보이는 현상마저도 다른 시장에 비해 눈에 띄는 특징이다. 아마 금융당국자 입장에서는 말 잘 듣는 아이라서 좋을지 몰라도 투자자 입장 너무 말을 잘 듣는 아이의 착함(?)에 한숨을 내쉬고 있을 것이다.


 '역금융장세'인 구간별 시장 상황에서도 이런 모습은 잘 드러나는데, 먼저 E 구간에서는 대세 하락 구간으로 펀더멘탈 자체가 하락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물량 차트와 비교를 해보면 동일 구간에 공급 예정 물량 역시 수요에 비해 1.75~2배 이내 수준이라 물량 압박이 하락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F 구간의 물량과 큰 차이가 없다는 면에서 공급 물량 만을 탓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결국 E 구간에서는 금리 상승과 공급물량에 모두 뺨을 맞은 모습인데 어느 손으로 때렸는지 누가 먼저 때린 건지는 여간 찾기가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특징적인 것은 부산의 매매 시장 강도(첫 번째 차트 청록색 실선)의 경우 부산의 부동산 매매 지수(매매가격 기준) 하락보다 6개월 정도 선행하여 나타나는데 사례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주식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를 잘 참고한다면 '매크로 이슈로부터 선행하여 대응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대구



부동산 차트(대구)_출처: 부동산 지인


 최근의 부동산 상승을 겪고 나서 드는 생각은 딱 정해진 지표는 없지만 대구 출신(특히 수성구)의 부동산 투자자들이 최근의 상승기에 가장 많은 수익을 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근거로 제시할 결정적 자료 같은 건 없다. 단지 추측이지만 그런 생각을 갖게 된 데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2017년 이후 최초로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이력이 있다는 점이다. 다음으로는 대구라는 지역이 지방의 대도시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지리적 특성을 들 수 있다. 통계적 자료가 아니고 이 글의 주제와 거리도 있기도 해서 길게는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투자 소득을 먼저 경험했다는 선험적 논리에 추가적으로 서울이나 수도권 지역과 대비해서 지방 투자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싶다.


 각설하고 '역금융장세'의 대구는 사실 특징적으로 볼만한 사실이 적었기에 역설적으로 차트를 가져왔다. 대구시장은 금리보다는 8~9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인·허가와의 싸움'이라는 점에서 부산 부동산과는 차이를 보인다. 결국 대구시장은 금리나 시장상황에 대한 지수변화보다는 향후 공급 물량이 가격을 결정하는 물량 장세인데, 대세 상승의 시작 지점도 타지역과는 차이를 보인다. 대구의 경우(2010년 3월부터)는 입주물량과 미분양 감소 및 전세가율 상승하는 전형적인 공급량에 따른 상승요인이 지배적이다. 지금은 대구의 부동산의 움직임이 부산과 커플링(Coupling) 되었지만 당시 대구의 분위기 부산에 비해 2년 정도 느린 시장 흐름이라는 평이 많았다. 부산의 장이 2008년 리먼 사태 이후에 금리하락과 동시에 상승을 맞았고, 대구의 경우는 08~10년 까지 몰렸던 미분양 물량이 소화되고 상승하는 시기가 부산에 비해서는 2년 정도 이후에 시작되었기에 의견이었다. 






'역실적장세' 앞에 서서



 다시 우라가미 구니오의 책으로 돌아와서 역금융장세 이후에 찾아오는 '역실적장세'에서는 경기하강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면서 점점 시장은 R의 공포에 휩싸이게 되고 다시 저성장의 늪(디플레이션의 시대)이 세상을 지배하게 된다. 이번의 '역금융장세'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역대급 유동성이 풀린 시장이 자산 시장의 거품을 걷어내기에는 시간과 고통이 많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으며, 혹자는 이제 '역금융장세'의 말미에 도달했으며 이제 새로운 박스권에의 시기에 새로운 주도주를 발굴해야 된다는 의견도 있다.



https://www.wowtv.co.kr/NewsCenter/News/Read?articleId=A202208280003&t=NN


 주식시장이야 그렇다 치고 부동산은 어떻게 해야 되나? 향후 주도주를 찾자니 부동산의 '태조 이방원'은 당최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모르겠고, 그 많던 부동산 유튜버들은 향후 시장의 논조를 어떻게 정해야 될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듯하다. 그렇다고 계속 비관론에 휩싸여 살 수는 없고 뭐라도 찾아야 할 것 같아서 다음 글에서는 향후 '역실적장세'를 주도할 부동산의 조건과 대해 지역을 한 번 찾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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