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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스민 Oct 16. 2021

승무원ㅣ첫 인천비행

i c n 

2달의 교육을 마치고 받은 첫 스케줄, 그 스케줄의 마지막 날에는 인천비행이 있다. 4일의 오프를 깨고 받은 비행만으로도 좋은데, 목적지는 인천이다. 새벽비행임에도 오후 1시부터 깨서 하는 것도 없이 바쁘다. 짐은 며칠 전부터 싸 놓고 대기하고 있고ㅋㅋㅋ 메이크 업과 헤어도 평소에는 1시간 전에 하는데, 인천비행이라고 3시간부터 머리 묶었다 풀었다 머리를 빗다가 앞머리를 띄워도 보고 몇 번을 하는지 모르겠다. 픽업버스를 타고 브리핑 룸에 도착하니 12명 크루 중 8명이 한국크루, 다른 비행과는 사뭇 달리 한국크루들이 이국적으로 보인다. 나 역시 비행하면서 동남아 계열 같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나부터 시작하면 나와 비슷한 동남아 느낌의 크루 한명, 눈화장이 유독 눈부시는 모로칸 느낌의 한국크루도 보인다.ㅋㅋㅋ


b o a r d i n g

보딩 중 일본크루에게 문제가 생긴 듯 하다. 한국분들 사이에 일본크루 어찌할지 몰라한다. 내용을 들어보니, 더운 도하 날씨에 보딩이 길어져서인지 한국손님의 화가 끝까지 나서 캡틴 불러와서 자기 앞에 사과하라고 하시고, 고래고래 다 들으라고 소리 치시는데 이런 경우 처음이다.


보딩할 때, good morning. welcome aboard. may i check your boarding pass 이런 말들을 한국손님들이 많으셨기에 안녕하세요. 좌석표 확인해드릴께요. 감사합니다. 해야 하는 말들이 어색한 건 왜인지, 영어와 한국어를 반반 섞어서 쓰니 들리는 말에는 한국인처럼 생겨서 영어한다는 손님도 있고ㅋㅋㅋ 외국인처럼 생겨서 한국말도 한다는 반응도 있다. ㅋㅋㅋ 


에어컨 가동되면서 좌석으로 물이 몇방울 떨어졌는지 좌석이 조금 젖어있었는데, 한 한국 아주머니 이거 누가 오줌 싼거 아니냐고 표현하시는데 이런 반응들도 당황스럽지만 한국비행이니 이해하련다. 


2 0 J

콜벨 체크하러 가니, 옆 아저씨 맨발을 가리키시며 냄새 심하다고 양말 신으라고 하라고 옆 사람 들리게 말씀한다. 거기에 나는 냄새난다고요? 확인해주는 센스ㅋㅋㅋ 냄새가 이미 퍼져서인지 냄새가 나지는 않는데, 그 손님이 맨발인 모양새가 마음에 안 든거 같았다. 


한달간 비행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고ㅋㅋㅋ 기내 항공사 준비하면서 예상 기내상황에서 봤던 질문을 이렇게 만나나 싶었다. 우선 알았다고 했는데 한국크루들한테 말하니 난감해 하는 표정. 방향제를 대놓고 뿌릴수도 없고, 당신 발냄새 심하니 양말 신으세요 할 수도 없다.  


"안 말할거요? 내가 말하라는 거야? "


그라운드 서비스 하는데, 나에게 한 말씀 하시더니 결국 본인이 수면양말 건네시며 그 승객에게 양말 신으라고 하신다. 상황은 종결되었다. 갈 때는 240명 풀로드. 거의 5-6석만 남은 상황이어서, 한번 밀서비스 끝나니 3시간은 훌쩍 지나가 있고, 긴 비행치고는 갈 때 비행은 시간도 빨리 가는 듯 해서 괜찮았다.


l a n d i n g

착륙 하자마자 박수소리 들려온다. ㅋㅋㅋ 박수 소리 들은 건 이번이 세번째 비행이다. 스톡홀름-도하행, 도하-마닐라행, 도하-인천행,  밖으로는 비가 엄청나게 내린다. 도하에서는 빗방물 하나 볼 수 없었는, 3개월만에 만난 인천의 모습에 내 반가움을 날씨가 표현해 주고 있나보다. 긴 비행으로 피곤함도 시원한 빗줄기에 싹 사라진다. 비행기를 빠져나와 호텔 셔틀버스까지 이동하는데만도 한시간이 걸린다.


h o t e l

방에 들어와 간단히 짐만 풀었는데 오후 7시를 다해간다. 간단히 옷 입고 인터넷을 켜니 유료다. 1시간에 7천원, 24시간 이용은 2만원이라는데, PC방의 한시간 요금을 아는 나는 그 돈을 주고 쓸수가 없다. 한국이니까 인터넷 연결 정도는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쉽다. 비오고, 주말이라 교통편이 좋은 건 아니지만, 내가 익숙한 서울에 승무원으로 다른 체류지 오듯 와 있다는 게 신기한 첫 인천비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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