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고독

혼자 있는 시간의 힘

고독 : 혼자 있는 시간의 힘 1

 

 우리가 이렇게 노력하며 사는 이유가 뭘까? “잘 살려고”. 그렇다, 결국엔 행복한 삶을 사는 게 모든 사람들이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이자 목표다. 그렇다면 우리는 행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나중에 잘 살기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사는 노력은 하고 있지만, 정작 흐르는 강물에 떠있는 낙엽처럼 흘러가며 휩쓸리며 젖어가고 있진 않은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이 좋아하는 사람을 자주 만나고, 여행을 다니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만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전형적인 힐링 라이프다.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지는 것만큼 행복에 돈 안 들이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여행을 떠나거나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는 건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 이런 게 행복이라면 행복하기 전까지 우리는 갖은 스트레스와 압박을 견디며 돈만 벌어야 하고, 몇 개월 일하고 큰돈 투자해서 몇 주 놀러 갔다가 다시 힘든 일상을 견뎌내는 것만 반복될 뿐이다. 혼자 살면서 시험 준비를 하는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혼자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그 시간을 보내는지가 내가 말하려는 포인트다.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삶의 질을 결정짓는다는 말은 익히 들어 알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왜 혼자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하며, 그 시간은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내가 혼자 있는 시간을 강조하면 주변 사람들은 다들 혼자 외롭지 않으냐고 되묻곤 한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으면 외로울 것 같지만, 자발적인 외로움은 일반적인 외로움과 달라서 전혀 그렇지 않다. 자발적인 외로움은 ‘고독’이라고 한다. 고독은 명상, 독서, 사색, 정신적인 집중이 필요한 취미활동을 하면서 느낄 수 있다.


 고독을 즐김으로써 페르소나를 벗은 진정한 자아를 마주하면 ;대표적인 예시는 솔직하고 담백한 글을 쓰는 것 현실과 이상의 거리가 좁히며 자존감이 상승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고독을 즐기며 진정한 자아를 마주하는 과정이 반복되고 이것이 체화되면 그릇이 넓어지는 것이다. 고독만큼 행복과 능력 함양을 동시에 이뤄낼 수 있는 것도 없다. 혼자 있을 때 자신과 온전히 대화할 수 있고, 정신적 집중을 요하는 활동을 하면서 잠시나마 육체의 느낌을 잊고 정신이 한곳에 집중되는 ;물아일체 경험을 하다 보면 집중을 그만두고 몰두하던 곳에서 빠져나왔을 땐 이미 정신이 정화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렇게 하고 나면, 주변의 에너지가 다르게 느껴진다.



고독을 즐기는 방법들

고독을 즐기는 것에는 다양한 활동이 있다. 사색, 명상, 독서, 다도, 이른 아침에 커피 한잔 등. 나는 가끔은 이렇게 고독을 즐긴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칫솔을 입에 물고 이부자리를 정리한 후에 커피포트 전원을 켜 두고 그 사이에 양치를 하면서 샤워를 마친다. 이렇게 개운하게 씻고 나서 데워진 물로 차를 우려 마시면서 글을 읽고 하루를 시작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하루를 시작하는 루틴이자 고독을 즐기는 것이다.


외부적인 큰 자극 없이 정신적 집중이 필요한 활동이 고독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겉보기에 이런 시시한 활동이 결국 우리의 내면을 안정시켜 줄 수 있고, 평소에 건드리지 않던 부분이 활성화되면서 정적인 활동이 의외로 새로운 자극이 되곤 한다.


외부적인 방해 요소에 노출되지 않는 환경에서 몰입이라는 걸 하고 나면 느껴지는 그 개운함이 고독을 온전히 즐겼다는 증거다.




고독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많이 언급했으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고독을 즐기는 방법(올바른 고독 사용법)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저의 경우, 독서나 글쓰기, 커피 한잔, 다도, 혼자 늦은 밤에 산책하는 것 등의 고독을 즐기지만 바느질, 뜨개질, 음악 감상 등도 고독을 즐기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음악 감상에 있어서는 재즈, 클래식, 팝송, 대중가요 모두 좋지만 유독 본인이 느끼기에 음악이 부드럽게 전개되지 않고 음폭이 커서 과하게 신나는 음악은 파티할 때나, 즐겁게 드라이브할 때 들으면 될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외부적인 자극이 강한 취미는 고독을 즐기는 것에 방해가 됩니다. 영화감상, 게임, TV 시청 등. 이런 활동이 나쁜 게 아닙니다. 좋은 취미고, 스트레스를 풀기에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우리가 얘기하고 있는 '고독을 즐기는 방법'에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여가시간을 보내는 방법들은 대부분 몰입을 통한 내면의 안정과 몰입 후의 개운함을 느끼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게임을 할 때도 몰입은 가능하지만, 그 후에는 눈이 피로하고 머리가 띵~하며, 몸은 찌뿌둥하죠. 행복을 추구하는 몰입은 아닌 것입니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곧 혼자가 된다는 뜻이다.  -쟝 로스 땅-

 

P.s 저는 요즘 아침에 차를 마시며 Carla Bruni, 유재하 님의 음악을 즐겨 듣습니다.
 



고독 : 혼자 있는 시간의 힘 2


 나는 일반 회사생활(학교생활)을 하면 대게 자신을 돌볼 시간이 부족하다거나 그럴 시간조차 아예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시간이 없다기보단 밥벌이나 공부를 하며 주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오면 저장된 에너지가 거의 다 고갈되어 여유 에너지가 없다고 해야 맞는 것 같다)


 이리저리 바쁘게 일하거나 공부하고 귀가하면, 우리는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돌보긴커녕 또 다른 일을 해야 하거나 샤워 후 곧바로 소파에 드러누워 핸드폰을 하면서 몸부터 쉬게 하기 바쁘다. 정신적인 면에서 스스로를 돌볼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행복한 사람들의 대다수는 혼자서도 시간을 재밌게 보낸다고 한다. 혼자라고 외로워하거나 의기소침하지 않는다. 그들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다.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부산의 외국인 영어 카페에서 영어를 배우던 때, 많은 외국인 친구를 사귀어 두었는데, 그중 몇 년이 지나도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들 중에 Timi라는 늘 밝고 긍정적인 루마니아 친구가 있다.

 한 번은 Timi에게 "늘 똑같고 무기력한 일상의 반복에 지친 내가 다른 사람을 만나러 밖으로 나가기보단 오히려 혼자 시간을 더 많이 보내게 되고 또 내가 그걸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이런 내 모습이 고장 난 게 아닐까" 하며 조언을 구한 적 있었다. Timi가 내게 보내준 짧은 인스타그램 메시지는 주변의 직장상사나 부모님께 도움을 청했을 때 보다, 친구들과 몇 시간 동안 술을 마시며 털어놓고 얘기했을 때 보다 더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 소개해볼까 한다. 다음은 내 친구 Timi가 보내온 메시지의 일부다.
 
 I think everyone just has to learn to spend time alone, and that doing so it’s totally okay. Also, if you go after what people think you are gonna have a very boring life!
 
 (해 석)
 나는 사람들 모두가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야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네가 지금 하고 있는 고독을 즐기는 활동들도 정말 좋은 것 같아만약에 네가 보통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살아간다면 엄청 재미없는 삶을 마주하게 될 거야!


 이 말을 듣기 전에도 난 일상이 무료할 땐, 혼자 걷거나 혼자 영화를 보거나 혼자 쇼핑하고 밥 먹으러 다니는 것도 좋아했고, 한편으로는 고독도 즐겼다. 물론,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도 좋아한다. 하지만 난 단순 재미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나의 성장에 조금이라도 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려면 혼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평소엔 친구를 만나서 놀면 다른 시각으로 사건이나 사물을 바라보게 되고, 늘 혼자 다니던 길을 친구들과 함께 걸으면 종종 평소에 눈에 띄지 않던 것들도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반면, 힘들 때 친구들을 만나서 놀면 스트레스는 풀리지만 대부분 그뿐이었다. 그래서 힘들 땐 혼자 있는 시간이 더 많았고 그걸 더 선호하는 편이었는데, 혼자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여 안절부절못하며 스트레스를 받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다른 문화권의 친구이자 전 세계를 여행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것을 경험했던 Timi의 말에 나는 걱정을 이내 털어버릴 수 있었다.


 혼자만의 시간은 재정비의 시간이다. 나는 주로 이 시간에 평소에 갖고 있었지만, 오랜 시간 마음 놓고 편하게 해보지 못했던 고민도 하고, 가족과 친한 친구들에겐 안부전화도 돌려보고, 오랫동안 읽으려 했지만 미뤄왔던 책을 읽기도 한다. 혹은 아무 생각 없이 시를 읽을 때도 있다. 그냥 평소에 관심 있던 분야를 알아보고, 영화를 보거나 추억이 있는 장소에 가서 따뜻함을 느끼고 오기도 한다. 이 모든 활동은 겉보기엔 생산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시간적, 경제적인 면에서 손실도 커 보인다. 그렇다고, 차를 타고 다니면서 주유소로 가는 시간과 기름마저 아까워서 주유소에 가지 않는다면 그 차는 제 역할을 할 수 없다. 자동차도 기름을 넣어줘야 하고 정비를 해줘야 제 역할을 한다. 그래서 혼자만의 시간도 꼭 가져야 한다. 이렇게 혼자 있을 때 하는 행동들이 우리의 앞날을 결정하고, 무엇보다 생산적인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최고급 에너지를 저축하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