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초등 교사, 제 2의 인생 준비하기
고등학교 3학년, 까마득한 옛날이지만 아직도 기억나는 시기이다. 대학교와 전공 선택이라는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으면서 치열하게 공부하는 시기이기에 그런 것 같다. 수능 시험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결과가 잘 나왔던 나에게 담임 선생님은 사범대에 지원해보라고 하셨다. 하지만 극구 지원하지 않겠다고 했다.
"선생님은 너무 욕 먹는 직업 같아서 안하고 싶어요."
그랬던 내가 지금은 교사의 길을 걷고 있다. 스무살 때 과외 경험과 교회학교 교사 경험을 통해 내가 가야 할 길은 '교육자의 길'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고3 때 치열하게 공부했다고 했지만, 그것보다 몇십 배 더 치열하게 공부했다. 내가 교대를 준비하던 시기에는 인기가 매우 높았다. 그래서 1등급, 그 중에서도 최상위권 안에 들어야 안정권으로 입학할 수 있었다. 나는 최상위권은 커녕 1등급 자체를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정말 치열하게 공부할 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 가정에서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기도 했다. 과외로 문제집, 참고서 비용을 충당했고, 학원 장학생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1년 뒤, 간절히 바라던 초등교육과에 입학했다. 학부에서 공부하는 내내 즐겁고 행복했다. 특히, 수업을 계획하고 실연할 때 '내가 정말 살아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수업 연구를 더 하고 싶어서 임용고사 대신 대학원을 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여러 가지 상황들이 차마 '임용고사 포기'라는 선택을 할 수 없게 했다. 사실 여러 가지 상황이라는 건 핑계고,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다.
'그래, 임용고사 한 번 보자. 떨어지면 그 때 생각하자!'
대학원에 가서 수업에 대해 더 연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기에 임용고사 공부는 정말 설렁설렁했다. 그래서 당연히 임용고사에서 떨어질 줄 알았다. 그랬는데, 덜컥! 붙어버렸다. 매우 낮은 등수로 말이다. 막상 임용고사에 붙고 나니, 초등교사라는 그 타이틀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얼떨결에 공교육 초등교육 현장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15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이 자리를 떠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