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되기
너는 사물이 아니다.
사람도 아니다.
그 중간 어디쯤에 있는 무엇인가.
너는 나를 바라볼 수 있지만
너의 시선에는 힘이 없다.
너를 바라볼 때,
너를 생각할 때,
눈동자의 망점에 닿은 빛 처럼
나의 의식은 까맣게 사라진다.
그렇게 네가 사라질 때
나의 정체도 묘연해진다.
너에 대하여 나는 뭐지?
나도 동물이다.
세상을 아는 의식이 있고,
생각이 있고,
말 할 수 있는 동물이다.
나를 배제하고 너를 알 수는 없다.
내가 너를 볼 때, 네가 나를 볼 때,
한 묶음으로 존재한다.
동전의 양면처럼.
네가 나를 바라봄으로,
네가 다가와 보임으로,
내가 동물 너머에,
내가 의식 너머에,
있음을.
파도의 무한한 너울 너울이
바다임을 알지 못하는 나에게
무수한 눈동자가 되어
눈을 떳다.
P.S 사진은 의정부 고양이카페 '빛나냥'에서. 이곳에는 방치되었거나 상처입어 돌봄이 필요한 고양이들이 보호되고 있습니다. 분양도 가능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