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주방이 다시 바빠지기 시작했다
어제는 여느 날보다 분주한 하루였다. 손녀의 유치원 등원을 책임지던 남편이 타지로 일을 나가는 바람에 내가 대타로 나선 것이다. 교장인 나는 방학 중이라 아침 한 시간 연가를 내고 큰딸집으로 향했다. 평소에 "할머니는 할아버지보다 웃겨서 좋아!"라고 말해주던 손녀는, 현관까지 달려 나와 환한 미소로 나를 맞이했다. 사위는 여느 때처럼 출근하며 아이의 머리를 예쁘게 묶어두었고 아침밥 먹이는 수고도 마친 상태였다.
나는 아이의 세수와 양치를 돕고, 로션과 선크림을 꼼꼼히 발라주었다. 남는 시간에 동화책 세 권까지 읽어주고 나서야 유치원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섰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아이가 보챘다. "할머니, 다리 아파요. 안아줘요." 늙어서 힘이 없다는 나의 엄살도 통하지 않았다. 한 팔에 출근가방을 걸친 상태에서 묵직한 다섯 살 손녀를 안고 유치원 버스가 오는 곳까지 땀을 뻘뻘 흘리며 걸었다. 무사히 차량에 탑승시키고, 창가에 앉은 아이를 향해 까치발을 들고 열렬히 손을 흔들며 아침 임무를 완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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