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은 싫고 핫팬츠는 당당하다

"선생님, 이건 '투웨이'인데요?" : 어느 꼰대 교감의 완패 기 기록

by 해림

오늘은 중간고사 마지막 날이다. 시험의 해방감 때문인지 교정의 공기마저 들떠 있던 점심시간, 나는 행정실장과 학교 앞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골목 어귀에서 마주친 3학년 학생의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그 아이는 교복 대신 사복을 입고 있었는데, 윗도리의 지퍼가 위아래로 동시에 열려 중앙에서 아슬아슬하게 멈춰 있었다.


안에는 속옷과 다름없는 얇은 흰색 티셔츠를 받쳐 입었건만, 너무 내려간 지퍼 탓에 민망함이 앞섰고 그 아래로 볼록하게 드러난 배는 보는 이의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게 만들었다. 하의 역시 아슬아슬한 핫팬츠였다.


'세상에, 어떻게 저런 차림으로 교문을 나서서 교감과 정면으로 마주칠 수 있단 말인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시험 끝난 날인데 그냥 눈감아줄까?', '담임도 아닌데 굳이 복장 지도까지 해서 분위기를 깨야 하나?' 하는 갈등이 스쳤지만, 명색이 교감인데 우리 학교 학생의 민망한 차림을 보고도 모른 척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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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서른 아홉번째 봄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지금은 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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