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 친애하는 송대리에게
송대리~ 잘 지내요??
난.. 아주, 몹시, 잘, 그리고 충분히 행복하게 잘 지내요~ :)
아는 긍정의 부사어를 다 가져다 붙이고 싶을 정도예요~
나름 내 소식을 접할 수 있는 송대리는 내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고 싶겠죠?
(작은 가게를 하고 있어서 인스타와 밴드가 있었지만 한동안 그것을 아예 하지 않았다)
그래서 맘카페에서 내 닉네임 추적해서 댓글 달고 소시오에게 말할 정도였으니까요~
덕분에 맘카페 끊을 수 있었어요~
올초 나름 인기 있는 드라마가 있었어요.
"내 남편과 결혼해 줘."라는...
상간자들은 불륜 드라마가 불편한 진실이라 보지 않을까요?
꽤 재미있었는데.. 안 봤다면 아쉽네요~
잠깐 스토리를 얘기하자면
남편과 친구의 불륜을 알게 된 여자가 10년 전으로 타임슬립 하면서 복수하는 내용이에요~
권선징악, 인과응보라고 불륜을 저지른 남편은 죽고 상간녀는 감옥에 가고~~~
(간통죄가 폐지되면서 상간자들은 더 이상 감옥에 가지는 않는다. )
뭐 이런 내용이에요~
난 비록 타임슬립도 날 좋아해 주는 멋진 조력자가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그렇지만 내 남편이었던 소시오와 10년 가까이 관계해 온 송대리를 보면서 꼭 내 남편과 살아주길 바랐는데 그걸 송대리가 이뤄줘서 고마워요~
특히나 드라마에서 열광했던 부분이
"축하해~! 내가 버린 쓰레기 알뜰살뜰 주운 거~!"
이 부분인데 면전에 대고 말해주고 싶지만 피차 얼굴 마주 보기는 쑥스럽잖아요~~~~^^
드라마처럼 타임슬립이나 멋진 조력자는 없었지만,
다행히 신은 있었기에 신이 내린 당연한 벌 정도라 생각하면 될 거예요~
송대리의 늑대 같은 전남편, 토끼 같은 자녀들을 기만한 죄,
모든 불륜 사실을 알면서도 온갖 거짓말을 같이 해대며 우리 언니 밑에서 일 년간 일하고 나를 농락한 죄...
같이 더 살다 보면 알 거예요~
아내, 아이와 같이 살던 그 남자 소시오가 송대리 집에 일주일 2~3일 왔던 건 당연한데...
그런데 같이 살고 있는 지금은 7일을 모두 함께 지내나요?
나한테 했던 핑계처럼 대표와 여전히 미팅이나 업체 이야기로 집에 안 오는 날은 있나요?
아이 면접교섭 1박 2일이 격주마다 돌아오는 건 아니죠?
난 한번 보냈거든요~ 8개월 동안 1박 2일은...
나랑 한 소송에서 첫 재판 전날 왜 소시오가 그 집에 가지 않았는지...
친애하는 송대리~
내가.. 송대리의 불륜 증거를 찾으려고 쫓는 3주간.. 송대리만 봤을까요...?
내 남편과 결혼해 줘 에서 쓰레기 남주는 불륜녀가 하나였을까요...?
늑대 같은 전남편, 토끼 같은 자녀들 버리고 세기의 로맨스를 이룬 거라 지금 행복하나요?
이제.. 내가 왜 내 전남편을 소시오패스라 부르는지..
그저 바람이나 핀 나쁜 놈이 아닌 소시오라 부르는지 알려줄게요~
그런데요 송대리
난 송대리가 세기의 로맨스를 이룬 거라 오랜 시간 착각 속에 빠져 살길 바래요~
난 소시오의 비밀을 여기 외에 절대 말하지 않을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