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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회의원 안민석 Aug 24. 2020

전당대회, 누굴 찍어야 할까?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세 분의 당대표 후보와 여덟 분의 최고위원 후보 모두 훌륭한 분들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후보들을 만날 기회가 극히 제한되어 당원들 입장에서는 누굴 찍어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합니다. 이미 마음을 정한 분들도 있고, 아직도 망설이는 분들도 계신듯 합니다. 판세로 보면 당대표는 이낙연 후보의 대세가 이미 정해졌고 김부겸, 박주민 두 후보자 중 누가 2위를 하느냐가 관전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최고위원 후보들은 코로나19 정국으로 인해 인지도에 따라 결정될 텐데 한두 후보 이외의 나머지 후보들의 인지도가 5% 내외여서 마지막까지 깜깜이 선거전이 될 듯합니다. 당의 지도자가 되려고 나오신 모든 후보자들께서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시길 응원합니다.


후보자들은 각자 준비한 공약들을 온라인을 통해 열심히 전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어느 후보도 <부정은닉재산환수특별법> 제정을 공약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여야 의원 170명 동의로 발의한 <최순실은닉재산몰수특별법>은 야당의 반대와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법사위에서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폐기되었습니다. 보수 야당 중 김성태 의원 한 명만 서명할 만큼 특별법은 보수 세력에게 급소에 타격을 주거나 뿌리를 흔드는 치명상을 안겨 주게 될 것입니다. 의석수가 부족했던 지난 국회와는 달리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이상을 차지한 21대 국회에서 어두웠던 불의의 시대를 말끔히 청산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박정희 정권 이후 권력자들과 재벌들이 해외로 빼돌린 엄청난 불법은닉재산을 조사·환수하여 국민들께 돌려주어야 할 것입니다. 코로나19 지원금으로 활용하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그들이 해외로 빼돌린 돈은 국민들이 흘린 피땀의 산물로 국민들이 주인이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6월 이미 “해외불법은닉재산을 조사하라”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습니다. 이러한 대통령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권력자와 재벌들이 빼돌린 재산을 한 건도 못 찾은 이유는 관계 당국의 의지 부족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공소시효가 지나서 조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 때문에 불법은닉재산 조사에는 공소시효를 없애는 특별법 제정이 필요합니다. 특별법 제정 없이 불의의 시대에 자행된 불법은닉재산을 추적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박정희 시대부터 권력자들과 재벌들이 돈을 빼돌렸다고 의심되는 스위스 비밀계좌는 꽁꽁 닫혀 있었지만, 스위스 국회가 2015년 특별법을 제정하여 한국 등 외국이 조사를 요청하면 시효와 상관없이 스위스 은행의 계좌를 조사하도록 하였습니다. 우리나라 국회도 친일재산 환수와 전두환 재산추징을 위해 특별법을 제정한 전례가 있습니다. 


지난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임명되었을 때 최순실은닉재산을 조사할 것을 기대했던 것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윤석열 총장은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최순실은닉재산을 조사할 의지가 단 1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특별법이 필요하다면 법무부와 국회에 특별법 제정 요청을 했어야 하는데 이 역시 단 한마디 언급도 없었습니다. 사실 이해찬 대표께서는 대표로 되기 전까지 저와 최순실 재산과 불법은닉재산을 찾는 일에 의기투합하셨지만 대표가 되신 후 아무런 관심을 표명하지 않아 유감입니다. 2년 전 제가 이해찬 의원께 당대표 출마를 권유하고 이해찬 당대표 후보님을 지지했던 이유가 오로지 이해찬 대표만이 <최순실은닉재산환수특별법>을 추진할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20대 국회에서 특별법이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폐기되어 참으로 유감이었습니다. 이해찬 대표의 임기가 마치는 날까지 특별법은 외면당할듯합니다. 이는 특별법 제정이 안 되는 이유가 보수 야당의 반대 때문이긴 하지만 더불어민주당도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입니다.


21대 국회는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을 넘어 압도적인 의회 권력을 잡았습니다. 국민들이 쥐여준 의회권력을 정의롭고 공정하게 사용해야지 당리당략이나 진영논리에 도취해 오만한 권력으로 비치면 역풍을 맞을 것입니다. 이미 그런 징후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과거 권력자들과 재벌들의 불법은닉재산을 찾아 환수하는 일은 여야를 초월하고 진영을 초월하는 역사적 책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분명히 의지를 피력하여 해외로 나간 부정한 재산을 추적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습니다. 21대 국회에서는 역사적 책무를 다해야 할 것입니다. 친일청산은 못했지만 불의의 시대는 청산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에 전당대회에 나선 후보님들께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불법은닉재산환수특별법> 제정을 공약하시길 바랍니다. 또 당의 지도자를 선택할 권리를 가진 당원 여러분께 감히 제안 드립니다. <불법은닉재산환수특별법> 제정을 공약하는 후보에게 소중한 한 표를 찍어 주십시오. 그리하여 불의의 시대를 마감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새로운 지도부가 탄생하는 전당대회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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