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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니seny May 17. 2024

독립생활자의 다음 집 구하기 시리-즈 : 2탄

어느 동네에서 살 것인가 VS 예산의 문제

<독립생활자의 다음 집 구하기 시리-즈 : 1탄>에서 이어집니다.



      돈이 많다면 내가 원하는 동네로 이사를 가면 그만이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결국 우리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예산 안에서 어떤 건 취하고 어떤 건 버리면서 최선의 결정이라 믿는 선택을 해야 한다. 무리하더라도 대출을 받을 건지 아니면 대출을 안/덜 받고 조금 더 원치 않는 곳에서 살 것인지.


     예산을 가지고 후보지를 추려보면 어느 정도 뻔한 답이 나온다. 네이버 부동산에서 추리고 추리다 보면 몇 군데로 후보지가 좁혀진다. 자, 이중에 나의 미래의 동네가 결정되겠지.


     내 예산으로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은 무리하지 않고 갈 수 있지만 나는 아파트 파(派)다. 조금이라도 비싼 것엔 이유가 있는 거다. 아파트는 오피스텔에 비해 주차장이나 녹지가 더 확보되어 있고 오피스텔에 비해 민도가 좋은 편이다.


     내 예산으로 신축아파트는 어렵고 그나마 90년대에 지어진 구축아파트는 가능할 것 같다. 오피스텔까지 선택지에 넣으니 범위가 너무 넓어져서 고민이 많았는데 오피스텔을 선택지에서 제거해 버리니 선택이 편해졌다.


돈이 조금만 더 있더라면,
 유럽여행을 한두 번 안 갔더라면,
 주식에 몰빵을 덜했더라면...

  그러면 자금사정이 괜찮았을까?

     여러 가정을 해봤자 다 '소용없을 무'다. 전세 때문에 대출을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는지 기로에 선다. 내가 계속 이 회사를 다닐 거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의 나는 흔들리고 있는 상태다. 이번에는 진짜로 이력서를 걸어놓고 오는 연락을 받고 있기 때문에 언제 회사를 옮겨도 이상하지 않다.

 

     예산에 맞으면서 출퇴근에도 불편하지 않을 동네,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 곳을 고른다고 하면 어디로 결정해야 하는가? 일단 전세계약을 한 번 맺으면 2년간은 이동하기 힘들다. 내가 그동안 모아놓은 돈이 조금 있고 거기에 잘하면 부모님의 도움을 조금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동네 근처에 있었으면 하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 지하철역
* 공원 혹은 강과 같은 자연
* 도서관
* 수영장
* 마트나 슈퍼


     그리고 나에게는 살고 싶은 지역을 고르는 이유 중 굉장히 쓸데없고 별 이유도 없는 소망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과거 사대문이라 불렸고 5대 궁이 위치한 지금은 광화문, 을지로라 불리는 동네에서 회사를 다니거나 살아보고 싶다는 것이다.


     하려면 왜 못하겠는가? 이직할 때 직무 가리지 않고 그쪽에 있는 회사만 지원하거나 원룸은 얼마든지 있으니 살아보려면 얼마든지 이룰 수 있는 소망이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직업 혹은 하던 일을 하는 조건이면서 내가 지원하고 싶은 회사가 그쪽에 위치해야 한다는 교집합을 찾기가 어렵다.


      동네길을 걸어 다닐 뿐인데 궁이나 전통적인 한국의 건축물이 계속 눈에 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한국에 태어나서 사는 나 조차도 광화문에 놀러 가야 평소에 보지 못하는 전통적인 풍경이 펼쳐져 있다. 계속 그 동네에 살다 보면 그런 광경에도 무덤덤해지겠지만 평생에 한 번은 동네 사람이 자연스럽게 동네를 거닐듯 돌아다녀보고 싶다.


     하지만 나는 아파트를 원하는데 그쪽은 주로 오피스텔 밖에 없다. 그리고 얼마 전 주말에 광화문에 갔더니 온통 시위를 하고 있어서 너무 시끄러웠다. 나는 조용한 동네를 좋아하는데 그러려면 광화문 근처에서 꽤 벗어나야 하는 걸까? 란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은 서울시청 근처에 있는 무인북카페라는 곳에 가봤다. 시청 앞 광장은 워낙 시위가 많아서 시끄러웠다는 후기를 봐서 마음먹고 왔지만 주말인데도 진짜 시끄러웠다. 오히려 주말이니까 시끄러운 건가? 시위는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하는 건가?


     시끄러운 것 빼고 카페는 마음에 들었다. 주인은 없지만 매장 내에 흐르는 음악도 좋고 통창 너머로 보이는 덕수궁 풍경도 좋았다. 아직은 3월 중순이라 나무에 새순이 올라오지 않아 좀 건조한 풍경이라 아쉬웠지만 푸르름이 가득한 봄에서 가을 혹은 눈 내린 겨울날에 온다면 더 멋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나저나 카페 돌아다닐 때가 아니라 집 찾아봐야 하는데...


<독립생활자의 다음 집 구하기 시리-즈 : 3탄>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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