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간다면, 어느 동네로?
3. 예산에 맞춰서 사대문 안쪽으로 출근하기 좋은 제3의 지역으로 간다.
이게 그나마 현실적인 안. 여기도 내가 생각한 월세에 맞추려면 힘들고 그러면 결국 더 멀리 노원구나 강북구 밖에 답이 없는데 그러면 서울 구도심과 접근성이 떨어진다. 그래도 인터넷으로 확인한 몇 군데 아파트 단지를 보러 갔다.
내 자금으로는 지어진 지 오래된 구축 아파트 단지 밖에 못 가는데 여기도 주차가 헬이다. 오래된 단지의 특성이 전부 그렇다. 지금 사는 곳을 찾아보니까 그래도 세대수 당 주차 1대였다. 주차수 1대가 나와도 이 난린데 세대당 0.3대 이런 데는 절레절레...(...)...
후보지였던 하계역 근처를 가보니 아파트 코앞이 지하철역이고 근처에 홈플러스, 도서관, 공원 등이 있어서 실거주하기엔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낮인데도 차가 꽉꽉 차있고 빈자리도 안 보인다. 그래서 차를 팔아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어차피 오래된 차니까 이거 팔고 좀 상황이 괜찮아지면 그때 겸사겸사 새 차를 사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다.
4. 그리고 등장한 또 다른 옵션.
전세금을 빼서 다음 집을 사든(live가 아니라 buy를 뜻한다) 그걸로 주식을 해서 돈을 불린다.
대신 보증금을 줄여서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80만 원 같은데로 이사를 가는 것이다. 나는 갑툭튀 한 이 4번 옵션에 꽂히기 시작했다. 어차피 내가 갭으로 집을 buy해도 당장 거기 들어가서 살 수는 없다. 어차피 집을 살 거라면 내 수준에서 똘똘한 한 채를 사야 하는데 그렇다면 갭으로만 가능하다.
4번에 꽂혀서 엄마한테 슬쩍 얘기를 꺼내보았다. 그런데 아무리 알아봐도 보증금 1000에 월세 80은 지금보다 훨씬 평수가 작은 오피스텔이거나 서울 중심가에서 벗어난 동네의 빌라뿐이다. 문제는 빌라나 다세대가 그러하듯 아파트보다 보증금 떼먹을 가능성이 높고 아파트보다 관리가 잘 안 되어 있을 가능성 또한 농후하다. '민도'라는 단어를 꺼내기 조심스럽지만 그 부분도 고려를 안 할 수 없다. 빌라에 살더라도 나와 비슷한 수준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을 것이기에.
물론 그 좋다는 강남 노른자땅 아파트에 살아도 똘아이가 있을 수 있다. 그래도 그런 비율이 현저히 적고 강남구에 산다는 자부심으로 기본 예의는 지키는 편이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진입이 쉬운 동네는 아무래도 여기저기서 온 낯선 사람들이 섞이게 되니 서로 생각하는 평균 수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
엄마는 이 4번 옵션에 대해 결사반대를 외쳐서 다시 3번으로 컴백.
이제 예산에 맞는 집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