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전쟁] 트레바리 마케팅 퍼플 1911 독후감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융합이 시작되었다. 과거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별도의” 채널로 운영되며 각각의 장점을 최대화하는 별도의 채널 개발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고객에게는 편하고 싸게 혹은 즐거운 구매 경험을 하며 사는 것이 중요하지 오프라인에서 샀는지, 온라인에서 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왜" 샀는지가, "어떻게" 샀는지 보다 중요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채널 통합의 서막인 옴니채널은 5년 전부터 등장했지만 생각보다 채널의 통합은 쉽지 않다. 해외에서는 아마존/월마트, 국내에서는 롯데/신세계 등이 옴니채널 구축에 힘쓰고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발전 속도는 더디다.
"오프라인에서 경험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의 생생한 체험,
직원/전문가의 조언 등은 어떻게 온라인에 구현할 수 있을까?"
"온라인의 편리함, 저렴함, 수백 가지 상품들의 직관적인 비교 등은
어떻게 오프라인으로 가져올 수 있을까?"
우리나라 유통 공룡인 신세계와 롯데는 몇 년 전부터 옴니채널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SSG, 일명 쓱은 국민 누구나 들으면 알 정도로 성공적으로 런칭했지만, 사실 가만 보면 그들이 보유한 수많은 온라인 유통채널을 하나의 앱에서 볼 수 있게 했을 뿐이다. 사실 네이버 쇼핑에서도 할 수 있었던 것. 조금 더 신세계에 최적화되고, 조금 더 깔끔하고 편하다는 것. 그뿐이다.
더 큰 문제는 SSG에서 검색을 해도 실제 상품은 신세계몰, 이마트몰에서 각각 팔고 운영되고 있기에, 한 상품을 검색하면 똑같은 상품, 똑같은 가격의 리스트가 여러 몰 별로 여러 개가 검색돼 혼동하는 소비자가 많다.
SSG에서 검색한 결과. 같은 가격의 세 상품, 소비자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심지어 위의 두 상품은 판매자도 같다.
더욱이 백화점은 매스 혹은 컨템포러리 정도 레벨의 브랜드들은 연동이 되어있지만, 명품들을 구입하고 서칭 할 수는 없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면 더욱 옴니채널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다. '이마트에서 본 수박을 들고 가기는 무거운데, 쓱에서 결제하고 집으로 보낼 수는 없을까?', '방금 신백에서 본 코트를 조금 더 싼 온라인으로 구입하여 집으로 받아볼 수는 없을까?'
백화점 직원에게 “온라인에는 더 싼데 왜 여긴 비싸요?”라고 물으면, “오프라인은 운영비도 들고 인건비도 들어서 비싸요”라는 대답이 돌아올 것이고 우리는 암묵적으로 이 이야기를 이해되지 않은 채 이해하며 넘어갈 것이다.
실제로 백화점 마진이 줄어들더라도 다른 경쟁사인 롯데나 현대백화점에게 고객을 뺏기는 것 보다는 우리 채널 안에서 소비하게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이미 90년생들은 백화점에서 핏과 사이즈를 살핀 후 해외 직구나 온라인 쇼핑으로 사는 것에 익숙하다. 아니 이제는 오히려 온라인에서도 사이즈를 이미 쉽고 편하게 파악할 수 있어 컬러감이 중요하지 않는 경우에는 백화점을 가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오프라인의 비까뻔쩍한 매장이 고급진 것이 아니고, 디지털에서도 충분히 명품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음을 디지털 시대에 새롭게 재탄생한 버버리의 부활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자동차와 같은 제조업의 판매 채널은 어떻게 변해야 할까? 삼성의 디지털 플라자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 제조업의 오프라인 채널은 단순히 구매 매장이 아닌, 브랜드 철학과 지향점을 보여주는 애플스토어나 현대 모터 스튜디오 등으로 진화했다. 온라인 채널도 굳이 오프라인에 가지 않고도 생생하게 디자인과 상세 스펙을 살피고, 다양한 정보를 얻고 공유할 수 있도록 새로이 구축되었다.
이제는 그 다음 단계인 융합을 준비해 볼 시기인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