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개구리 Jul 07. 2020

처음처럼

처음 가진 그 마음처럼, 늘 그렇게...

지인이 중고차를 하나 샀는데 차를 움직이지 못하겠다고 좀 가르쳐달라고 한다.
운전은 부부지간에도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지만 어려울 때 항상 도움을 주는 아래층에 사는 지인이라 흔쾌히 주차장으로 내려가 보았다.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사는 지인은 중국에서 한국으로 시집와서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두고 열심히 살아가는 여성이다. 주 1회 아파트 내 작은 도서관 다문화실에서 중국어를 강의하기도 해서 나도 배우고 있는 중이고 살면서 도움이 필요할 때 늘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럴 때마다 싫은 내색 하나 없이 얼른 달려오는 것이 고마웠다. 어제는 내려가 봤더니 시동이 걸렸다고 하는데 방전이 된 거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었는데 오늘 배터리를 바꾸어놓은 차에 다시 시동을 거니 잘 걸린다.
아파트 주차장을 빠져나가 작게 한 바퀴 돌고 다시 주차해 두고는 기본적인 주의사항 알려주고 올라왔다.

전문적으로 운전 연수해주는 분께 일정 시간 연수를 받아보는 게 좋겠다는 말과 함께...
 
겁이 많아 남들보다 늦게 운전면허를 겨우 따고 그걸로 끝이라 생각했는데 다니던 회사 사장님이 똥차를 하나 주셔서 1년간 열심히 타고 다닌 기억이 난다. 1년을 타고 새 차를 사 운전한 지 어느새 30여 년이 되었지만 운전은 언제나 두렵다. 항상 조심한다고는 하지만 작은 사고는 어디선가 복병처럼 튀어나오는 것이어서 무리 조심했다고 해도 충분한 것이 아니다.  예외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동안 운전을 하며  몇 번의 사고를 경험하면서 더더 조심해야 하는 것이 운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첫차를 보며 ‘처음’, ‘첫 만남’ 같은 걸 생각해봤다.

처음 볼 때는 순수하고 세상을 다줄 것 같은 포근함을 풍기는 미소를 띠던 사람도 세월이 지나면 욕망에 찌든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살아가면서 물욕이 없는 인간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얼굴에 나타난다면 그건 잘 살아온 것이 아니다. 끝을 알 수는 없지만 분명히 있는 우리 모두의 삶에서 우리는 늘 처음 만났을 때, 처음 마음가짐 등 '처음'을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누구나 처음 같을 수는 없겠지만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사람이 좋다, 나는...

나는 사람을 만났을 때 첫인상이 끝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 좋았던 사람은 중간에 좀 싫었더라도 결국은 첫인상대로 가고, 첫인상이 좋지 않았을 때는 중간에 좋았더라도 결국은 좋지 않은 모습으로 끝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로 모르는 상태에서 만나 깊이 익어가는 우리들의 관계가 처음 차를 사서 조금씩 조금씩 내딛던 그 마음처럼 순수하기를 바라는 건 지나친 욕심일까?

나부터라도 처음 가진 그 마음 끝까지 간직하며 늘 그렇게 살자^^

매거진의 이전글 믿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