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다니면서 잠시 Piano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무리해서 Mozart Piano Sonata 전집 CD를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흔하지 않았던 휴대용 CD Player를 준다는 영업사원의 말에 넘어가서 할부로 구입했었다. 그시절에 CD로 전곡을 듣는다는 건, 내게 정말 사치스러운 일이었다. 대신에 유난히 Mozart Piano Sonata를 좋아했던 나는 그 비싼 CD를 듣고, 또 들었던 덕분인지 지금 당장이라도 연주할 수 있는 외우고 있는 레퍼토리의 대부분이 Mozart Piano Sonata이다. 그리고 지금 일하고 있는 곳에 감사하게도 grand piano가 있어서, 가끔 시간이 날때마다 연주를 하기도 한다. 이것이 정말 나에게는 커다란 행복 가운데 하나이다. 언젠가 노인이 되면 집에 grand piano를 들여놓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아침마다 Mozart Piano Sonata 가운데 한곡씩 차례대로 연주하며 하루를 시작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Mozart Piano Sonata 전곡을 담은 유투브 영상을 발견한 이후로, 개인적으로 작업하는 디지털플랫폼에 저장을 해 두었다. 하루의 시작을 디지털플랫폼 내의 다이어리를 쓰면서, 동시에 Mozart 음악을 듣는다. 아주 심취하여 반복적으로 감상한 곡은 다른 연주자의 버전으로 다시 들어보고, 또 내 다이어리 안에 업로드 해 놓는다. 아쉽게도 Mozart의 건반 소나타 작품들은 다른 작곡가들의 곡들에 비해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다. Mozart는 sonata 독주곡을 정기적으로 만들지 않은데다가 피아노를 배우는 이들이 이 곡을 쉽다고 여기는 것에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Mozart 연구가인 아르투르 슈나벨은 '아이가 치기엔 너무 쉽고 어른이 치기엔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한다. 그 감성을 살려 연주하려면 정말 어려운 곡인데, 단순히 악보가 쉬워보인다 해서 다른 작곡가들의 곡에 비해 연주력을 덜 인정해주는 건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가끔 클래식 FM에서 Mozart Piano Sonata가 나올때면, 정말 너무 아름다워서 당장이라도 피아노가 치고 싶어져 어쩔줄을 모르겠다. 그러면 가능한 빨리 한 악장이라도 연주하곤 한다. 나는 Mozart Piano Sonata를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한때는 Mozart effect가 유행이었다. 똑똑해지는 음악이라고 하면서 큰아이가 신생아일때 24시간을 Mozart 곡을 틀어놓기도 하였다. 물론 나중에 연구결과를 보면 별로 근거가 없는 내용이라는 결론이 지배적이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 Mozart의 감성, 안정감, 예측가능한 전개 등은 아마도 억지로(?) 감상당한 아기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Mozart Piano Sonata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곡을 고르라고 하는 건, 내게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그날 그날 감성에 따라 연주하고 싶은 곡이 자주 바뀐다. 도저히 고를 수가 없다. 이렇게 전곡을 다 좋아할 수 있다니, 스스로에게 놀랄 지경이다. Mozart의 말이 기억난다. '아무리 시시한 작품도 자연스럽게 잘 짜인 쉬운 스타일로 쓰인 곡이라면 위대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