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왕비의 입대가 던지는 유럽 안보의 메시지

by 김재균 밀리더스 리스펙솔저

“공짜 안보는 없다.”

이 문장은 정치인의 연설이나 군사 전문가의 분석에서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 말은 추상적 구호로 소비된다. 안보의 비용은 늘 말로만 강조되고,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 점에서 최근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한 장면은 유럽 사회가 안보를 대하는 태도가 어디까지 변화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네덜란드 국왕의 배우자인 막시마 왕비가 육군 예비군으로 입대했다.

올해 54세, 예비군 입대 상한 연령인 55세를 앞두고 내린 결정이었다. 드레스 대신 군복을 입고 사격 훈련과 행군, 수중 낙하와 줄타기 훈련을 받는 왕비의 모습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네덜란드 왕실은 분명히 밝혔다. “안보를 더 이상 당연하게 여길 수 없는 상황”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이 장면은 화제성 있는 왕실 뉴스로 소비되기엔 담고 있는 메시지가 너무 크다. 왜 지금, 왜 왕비인가. 그리고 이 선택은 네덜란드만의 특수한 사례일까.


상징이 아닌 ‘행동’으로 나타난 안보 인식의 변화

막시마 왕비의 입대는 형식적인 군 체험이 아니다. 예비군 병사로 입대해 정해진 군사 훈련을 이수하고, 이후 중령 계급으로 예비군 복무를 하게 된다. 예비군은 직업이나 학업과 병행하며 필요할 때 실제 임무에 투입되는 전력이다. 즉, 이 선택은 상징을 넘어 제도 안으로 들어간 행동이다.


더 주목할 점은 이 결정이 개인의 돌발적인 선택이 아니라, 국가와 왕실 차원의 인식 변화 속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네덜란드는 입헌군주국이다. 왕실은 정치적 결정의 중심에 있지는 않지만, 사회적 메시지와 국가 정체성에 강한 상징성을 지닌다. 왕비의 입대는 “안보는 군인만의 일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사회 전체에 던지는 행위다.


왜 지금 유럽에서 이런 장면이 나오는가

이 변화의 배경에는 분명한 국제정치적 맥락이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던 전제를 무너뜨렸다. 전쟁은 더 이상 과거의 일이 아니었고, 국경 너머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 대륙 한복판의 현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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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경험을 바탕으로 국방 인재교육과 정책·경영 분야에서 활동하며, 국방인재교육기업 ㈜밀리더스를 운영하고 콘텐츠 플랫폼 ‘리스펙솔저’를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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