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보유율 42.2%가 드러낸 군의 구조적 빈곤
직업군인의 자가보유율은 42.2%다.
이 수치는 한 줄로 요약되지만, 그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숫자 하나에 군인의 삶, 군 조직의 지속 가능성, 그리고 국가 안보의 기반이 모두 응축돼 있다. 공무원의 평균 자가보유율이 63%에 달하고, 소득 하위계층의 자가보유율조차 45.8%라는 사실과 비교하면 이 수치는 더 이상 “의외”가 아니라 “이상”에 가깝다. 사회에서 가장 안정적인 직업군으로 분류되는 공무원보다 훨씬 낮고, 심지어 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하다고 분류되는 계층보다도 낮은 자가보유율. 이 결과는 개인의 선택이나 소비 습관으로 설명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임을 말해준다.우리는 흔히 군인을 ‘안정적인 직업’으로 인식한다. 정년이 보장되고, 급여가 꾸준히 나오며, 국가가 보호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신뢰가 있다. 그러나 이 인식은 군인의 실제 삶과 괴리가 크다. 직업군인은 안정적인 직업이 아니라, 안정이 끊임없이 유예되는 직업에 가깝다. 그 불안정은 가장 기본적인 삶의 조건, 바로 ‘집’에서부터 시작된다.
군인의 삶은 정주성을 전제로 설계돼 있지 않다. 전방, 도서 지역, 지방 중소도시, 수도권을 수년 단위로 이동하는 것이 예외가 아니라 정상이다. 근무지는 개인이 선택하지 않고, 이동 시기 역시 개인의 계획과 무관하게 결정된다. 이런 구조 속에서 주거는 ‘선택’이 아니라 ‘적응’의 문제가 된다. 어느 지역에서 언제 얼마나 살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삶에서 집은 자산이 아니라 짐이 되기도 한다. 이때 집을 가진다는 것은 안정의 시작이 아니라, 또 다른 불안의 출발점이 된다.
많은 사람들은 “군인은 관사가 있으니 괜찮지 않느냐”고 말한다. 그러나 이 말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직업군인 네 명 중 한 명은 관사나 간부숙소에 입주하지 못한다. 물량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설령 입주가 가능하더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노후화된 시설, 가족이 함께 살기 어려운 협소한 공간, 지역에 따라 극심하게 갈리는 주거 환경은 이미 오래된 문제다. 무엇보다 관사는 ‘거주’일 뿐 ‘정착’이 아니다. 전출과 동시에 반납해야 하고, 그곳에서 아무리 오래 살아도 삶의 기반은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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