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전략을 말하고, 병사들은 현실을 말한다

by 김재균 밀리더스 리스펙솔저

파병지 선호도가 드러낸 한미동맹의 구조적 균열

요즘 미군 내부에서 흥미로운 조사 하나가 조용히 회자되고 있다.

미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파병지 선호도 조사’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복지 만족도 조사처럼 보이지만, 이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다. 오히려 미국의 글로벌 군사 전략, 특히 인도-태평양 전략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로 읽힌다.

이 조사가 의미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군사 전략은 문서로 설계되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다. 병사들이 어디에서 복무하고 싶어 하는지, 어디를 피하려 하는지는 단순한 개인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의 현실 적합성을 가늠하는 잣대이기 때문이다.


‘꿈의 파병지’로 불리는 곳들

조사 결과는 의외로 명확했다.

미군 장병들이 가장 선호하는 파병지는 독일, 이탈리아, 일본이다.

이 세 지역은 공통된 특징을 지닌다.

첫째, 가족 동반 근무가 가능하다.

둘째, 군사적 긴장이 상대적으로 낮다.

셋째, 생활 인프라가 미국 본토와 거의 차이가 없다.

독일의 람슈타인 공군기지나 비스바덴 육군기지는 병원, 학교, 쇼핑 시설까지 완비된 ‘작은 미국’에 가깝다. 주말이면 저가 항공편으로 유럽 전역을 여행할 수 있고, 장기 근무에 대한 심리적 부담도 상대적으로 낮다. 이탈리아 역시 기후와 문화, 생활 만족도가 높아 공군과 육군 모두 선호도가 높다. 일본은 아시아 지역 중에서도 치안과 인프라, 가족 친화성이 가장 안정적인 주둔지로 꼽힌다.

이들 지역에서 미군의 근무는 ‘전투 임무’보다는 ‘동맹 관리’와 ‘안정적 억제’의 성격이 강하다. 즉, 위험을 감수하는 파병이 아니라 삶을 유지하면서 수행하는 군 복무에 가깝다.


여전히 기피되는 중동과 아프리카

반면 중동과 아프리카는 여전히 기피 지역으로 분류된다.

전투 위험, 열악한 환경, 문화적 제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 지역의 파병은 대부분 가족 동반이 불가능하고, 고온·풍토병·치안 문제 등 일상적 스트레스가 크다. 무엇보다 ‘언제든 실제 전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장병들의 심리적 부담을 키운다.

중요한 점은, 이 기피 현상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을 거치며 미군 내부에는 이미 “중동은 경력에는 도움이 되지만, 삶은 파괴된다”는 인식이 굳어졌다. 이는 병력 충원과 장기 복무 의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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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경험을 바탕으로 국방 인재교육과 정책·경영 분야에서 활동하며, 국방인재교육기업 ㈜밀리더스를 운영하고 콘텐츠 플랫폼 ‘리스펙솔저’를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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