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DX by UX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동석 Mar 14. 2022

UX 진단: 사용성과 사업성 둘 다 보아야

#9: 사용성만 좋아지면 잘 되는 상품인가? 

예전에 휴대전화 회사에 다니던 시절 백여개의 UI 사용성 문제를 가지고 온 마케팅 담당자와 언쟁을 한 적이 있다. 


"당신이 말하는 이 사용성 문제를 다 고치면 휴대전화가 많이 팔릴거라고 생각하냐?" 


나는 UX 리더였는데 사용성 문제를 다 해결한다고 휴대폰이 잘 팔리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고, 그는 마케팅 리더였는데 이런 기본적인 문제가 없어야 휴대폰이 잘 팔린다고 말하고 있었다. 보통은 그 반대로 말하는데 이 경우는 서로의 입장이 바뀌어있었다. 


얼마 전 한 홈페이지의 UX 진단 리포트를 보았다. 이 홈페이지는 많은 돈을 들여서 구축을 했으나, 방문자가 별로 없어서 사내에 이슈가 된 상황이었다. 국내 유명 UX 에이전시의 UX 진단 리포트였고, 사용자 조사를 통해 단단하게 잘 정리된 (적어도 사용성 관점에서는) 리포트였다. 


하지만 이 진단 결과를 보면서 나는 위에서 말한 질문을 또 해 보았다. 


"여기서 지적한 거 다 고치면 이 홈페이지에 방문자가 늘어날까?" 


내가 보기엔 아니었다. 아니 99% 확실히 아니다 ㅠㅠ


어느 것이 맞는지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것이다. 특히 사용성은 모든 상품의 기본이다. 그러나 사용성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 논쟁에 대한 나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두 가지 자료를 소개하고 싶다. 


첫번째는 Human Factors International (UX 컨설팅 및 교육기관)의  Eric Schaffer 박사의 Dont' build usable wrong thing이다. 그는 아래 링크에서 많은 UX 디자이너들이 잘못 기획된 상품(모바일 앱, 홈페이지 등)을 사용하기 편하게 하는 쓸데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기획이 중요하고, 이를 UX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SpOzQP8fwYo


마조키스트를 위한 티팟 (Donald Norman, Emotional Design, 2005)


이미 잘못 기획된 모바일 앱, 방문자가 많이 오지 않을 것이 뻔한 홈페이지, 직원들에게 외면받을 것이 분명한 업무 시스템을 만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 상품의 실패는 기획한 담당자들이 아니라 나쁜 UX라면서 사내에서 정치적으로 공격당하던 아픈 과거가 생각났다. (실은 그 반대도 있다. 상품의 성공은 잘된 전략/기획 때문인데 UX가 포상을 받은 경우도 있다.) 


두번째는 Forrester CX 2021에서 Su Doyle은 UX 조직은 사용성, 고객충성도, NPS에 신경을 쓰나, 경영진은 비즈니스 성장, 신규 서비스, 더 많은 매출에 관심을 가진다면서, UX 조직이 Usability 뿐 아니라 회사 성장, 사업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하였다. 즉 UX 조직은 기존 고객에 초점을 맞추나, 신규 고객을 위한 고객경험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이다.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을 둘 고려하는 UX 조직 (Su Doyle, Forrester 2021)


사용성과 사업성을 둘 다 고려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예를 들어 모바일 서비스의 UX를 개편한다고 하면, 기존 사용자들의 쉽고 빠르게 User Task를 수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 더 많은 사용자들이 모바일 서비스에 가입하는 고객경험을 만드는 것, 또는 마케팅을 통해 모바일 서비스를 알게된 고객을 Active User로 전환시키는 것을 해야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서비스 가입 단계를 하나라도 줄이려고 하고 있다. 패스워드도 두번 입력하던 것을 한번으로 줄이고 있다) . UX 진단도 마찬가지이다. 사용성"만" 진단하는 보고서는 너무나 제한적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성공적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추진에 꼭 필요한 CXO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