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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라떼 Nov 15. 2023

십 분만에 글 써보기

글쓰는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일까

여러 작가님들의 인터뷰를 보다보면 공통적으로 얘기를 하는 지점을 만나게 된다. 


바로,

꾸준히 쓰기.


꾸준히 열심히 공부하라는 것 만큼 단순한 진리라는 걸 왜 모르는가. 수능 만점자 합격 비법을 보는 것만큼 기운이 빠지는 소리가 아닐 수 없다. 아니, 제가 몰라서 안하겠냐구요. 


시간이 없었다. 글 쓸 시간이. 블로그든 인스타든 브런치든 처음에 시작했을 때와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바쁜 현생 앞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사치와도 같아보였다. 절실함과 간절함은 어느 순간 사라지고 변명만 남아있었다. 정말 쓰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스스로에게 미션을 줘 보았다.


십 분만에 글 써보기!


자리에 앉아 브런치 창을 열고 타이머를 맞춘다. 지금 이 타이머 사진을 찍는 순간에도 카운트다운은 시작되고 있다. 아...급하다 급해? 뭘 쓰지? 고민은 일단 타자를 치면서 하는 걸로 결정했다. 마치 모닝페이지를 쓰듯 나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써나가는 이 글. 나중에 보면 이불킥감일지도 모르겠다.



여기까지 쓰는 데 딱 5분이 걸렸다. 세상에! 다시 읽어보며 퇴고할 시간마저 없을 것 같아. 백스페이스를 누르는 시간마저 아까운 이 시간. 10분은 너무 짧았나? 


독서토론을 하며 아이들에게 독후감 시간을 준답시고 15분을 줬었는데, 아이들이 왜 그때 나에게 원망스러운 눈빛을 보내며 '선생니이이임~~ 시간이 모자라요~~~~'라고 말한 건지 알게 되었다. 미안해 얘들아. 이렇게 쫄리(?)는 일인지 몰랐네. 시간제한을 두고 글을 쓴다는 게 바로 이런 느낌이구나. 이제서야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이해해 본다.


10분이란 시간을 생각해 보면 무언가를 하기에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이다. 라면 하나를 끓여도 5분이 남는 시간이 아니던가. 그 시간을 생산적인 시간으로 채울 것인가, 흘러 보낼 것인가는 나의 선택에 달려있다. 시간은 만들어 나가는 사람의 몫이다. 손목에 찬 타이머가 울린다. 


10분이 끝났다.

그리고 나는 글을 하나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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