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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dia May 20. 2020

나는 4시간만 일한다

독서 메모



<나는 4시간만 일한다 (The 4-Hour Workweek)> 팀 페리스 지음 | 최원형, 윤동준 옮김 | 다른상상 

 

 

저자는 적게 일하고 많이 벌기 위해서는 일의 노예에서 벗어나 '뉴리치(New Rich)'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뉴리치가 되기 위해—회사를 벗어나 주 4시간만 일하며 새로운 일과 삶의 방식을 개척하기 위해—필요한 마음가짐과 몇 가지 체크 리스트, 방법을 제안한다.







8년 간의 회사 생활을 그만둔 지 한 달이 지났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네 번의 퇴사와 이직을 거쳐 최종 퇴사했다. 8년 사이에는 스타트업의 초기 멤버로 인생에 두 번 겪을 수 없을만한 성장과 보람을 느꼈던 적도 있었고 반대로 열정을 쏟았지만 결국 의미 없이 흘려보낸 시간도 있었다. 이런저런 퇴사 이유들도 하나씩 기억해내자면 너무나 많지만, 가장 큰 이유는 더 이상 회사에서의 성공이 직업적 성공의 척도로 여겨지지 않았고 이제는 직업적 성공이 내 삶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걸 인정할 수 있었다. 



그렇게 퇴사 후 모든 걱정을 접고 쉬다 보니 금세 한 달이 지났다. 그리고 한 달 하고 보름쯤 더 지나니 앞으로 어떤 새로운 일을 시작할지 막막함이 찾아왔다. 대비책을 마련해 두었다고 하더라도 많아진 시간에 이런저런 걱정이 생겨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언젠가 이 책을 추천해주시던 엄마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그리고 엄마가 잃어버린 물건을 단번에 찾아주듯 쉽게 내 막막함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꿈꿔 왔던 것보다 더 많은 돈과 시간이 있다. 그런데 왜 우울한 걸까? 이는 훌륭한 답이 있는 훌륭한 질문이다. 당신은 이 사실을 인생이 끝날 때가 아니라 지금 생각해 낸 것에 기뻐해야 한다! 은퇴자들이나 엄청난 부자들도 종종 같은 이유로 인해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고 신경과민에 빠진다. 즉 빈둥거릴 시간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잠깐만, 넉넉한 시간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하던 상황 아닌가? 이 책에서 계속 이야기하고 있던 게 그것이 아니었단 말인가? 아니다. 절대 아니다. 여가 시간이 너무 많으면 자신에 대한 회의와 여러 가지 잡다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날 뿐이다. 나쁜 것을 없애 버린다고 해서 좋은 것이 생기지는 않는다. 없어진 자리는 빈 공간으로 남는다. 돈 때문에 억지로 해야 하는 일을 줄이는 것이 최종 목표는 아닌 것이다. 더 잘 사는 것, 그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시간을 더 소중하게 쓰고 싶어서, 더 잘 살고 싶어서 퇴사했는데 퇴사로 인해 늘어난 시간은 필연적으로 걱정을 가지고 올 수밖에 없었다. 빈 공간에 남는 것은 새로운 상황에 대한 불안과 의심이었다. "내가 단지 게으른 것뿐일까? 단지 출세 경쟁이 견딜 수 없었기 때문에 회피한 것일까? 어쩌면 몰랐을 때가 더 잘 살았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3년 전보다 2배를 벌고 있는 친구들이 사실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퇴사 후 늘 얼마가 지나면 곧 많은 걱정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걱정들에 빠지다 보면 '그래, 일단 돈을 벌다 보면 뭐라도 남아-'라는 마음으로 다시 새로운 회사를 찾아 들어가고, 결국 다시 소중한 시간이 지나버렸다는 사실에 허무해지는 과정의 반복이었다. 



이런 걱정에 대해 저자는 "이는 돈이 성공의 척도이고 무조건 많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에서 나온 시대에 뒤떨어진 비교로, 우리를 곤경에 빠뜨릴 뿐"이며, "이런 질문은 몰두할 만한 것이 없을 때 몰려든다."라고 정리해주었다.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와 같은 '근원적인' 문제들에 시간을 할애하기 전에, 
다음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이 "예."인지 확인하도록!
1. 이 질문의 각 단어에 대해 단 하나의 의미를 정할 수 있었는가?
2. 이 질문에 답하면 상황이 더 나아질 수 있는가?



'삶'이라는 단어는 하나의 의미도 정할 수 없으며, 질문에 답한다고 해서 내 상황이 나아지지도 않을 것 같다. 

사실 걱정이 많은 나는 종종 이런 고민들에 시간을 많이 쏟는다. 

항상 결론은 모호하고, 무언가를 찾아내더라도 나중에는 잘 기억이 안 날 결론들이 많았다. 





"나에게 나쁜 것을 제거했으니 이제 빈 공간을 채워야 한다.
삶을 우선으로 즐기고, 나의 열정을 쏟아 몰두할 수 있고 동시에 봉사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


저자는 삶은 즐기기 위해서 있는 것이고, 가장 중요한 건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라고 말한다. 

또한 누구나 이 두 가지를 위한 자신만의 수단을 가지고 있으며, 이 수단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기 마련이라고 한다. 그리고 결국 이 두 가지에 대한 저자의 결론은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끝까지 배움을 멈추지 않는 것이라고 저자 자신만의 답을 찾는다. 


20대 초반 언젠가, 성공한 사람들은 '내가 즐겁게 할 수 있고 동시에 남에게 도움이 되는, 평생 즐겁게 지속할 수 있는 일'을 서른 전에 찾는다고 들었다. 벌써 만으로도 서른이 지났고 아직 답을 찾지 못한 것 같지만 그래도 더 늦기 전에 기회가 생겨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정답은 없으며 한 가지 대의명분이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을 다해 헌신하겠다는 마음으로 뛰어들지 않아도 된다."


저자는 삶을 즐기고 자부심을 가지기 위한 자신만의 수단으로 '끊임없는 배움'과 '봉사'를 꼽았다. 

나도 내 삶을 즐기고 자부심을 갖기 위해 이전과 다른 새로운 수단이 필요해졌다. 

그중 '직업'으로써 채워나갈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혹은 반대로 그에 맞지 않는 일이 무엇인지 지워나가다 보면 곧 하나쯤 찾아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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