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의 연작소설 <<모르포나비>>를 편집하고 나서 한동안은 소설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편집하면서 전편 소설을 수없이 읽었지만 읽을 때마다 빨려들어가는 몰입감때문에 한나절이 훌쩍 지나가는 집중력에 저으기 놀랐다. 작가는 인간의 존재론적 숙명과 실존적 고독을 특유의 섬세함과 아름다운 언어, 세련된 감성으로 깊숙하고도 명징한 메세지를 던진다.
사춘기 딱친구 두 소녀가 동시에 한 소년을 좋아하면서부터 작은 시기와 질투로 이어가면서 두 소녀의 어리석은 욕심과 하찮은 거짓말들은 회오리 바람처럼 한 가정을 파멸로 치달아가게 한다. 오빠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수감 생활하게 되고 지긋지긋한 가난과 아들의 불행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엄마, 파멸된 가족의 그 멍에로 수십년을 자신을 가두고 용서받지 못할 가책으로 자신을 괴롭히면서 외로움에 떨면서도 그 누구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희경과 사춘기부터 빼어난 미모와 재능, 부유한 가정 환경으로 오만이 하늘을 찔렀던 , 소년과의 빗나간 인연이라고 억지부리며 주체할 수 없는 분노로 거짓 증언까지 서슴지 않으면서 친구 오빠를 감옥으로 보내는 것으로 처절한 복수를 하는 나분이, 두 소녀 사이의 파워풀한 이야기들이 한편의 아름다운 서사시처럼 펼쳐진다. 조원의 연작소설 <<모르포나비>>는 장편서사시 같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