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의 스위치를 꺼자
크리스마스 이브를 하루 앞둔 1971년 12월 23일, 미국 닉슨 대통령은 '암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국가암퇴치 법(national cancer act)을 제정하였다. 국가적 차원에서 암 연구에 대한 전폭적 지원으로 5년 뒤 미국독립 200주년인 1976년까지 암을 퇴치하겠다고 자신있게 발표했다.
미국인들에겐 놀라운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하지만 약속된 시간인 5년이 아니라 50년이 지난 지금, 천문학적인 연구비 지원에, 최첨단 중입자 치료가 나오고, 정밀한 로봇 수술이 등장하고, 마법의 총알이라는 표적항암제에, 면역으로 암세포를 잡는 면역항암제까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암과의 전쟁'은 여전히 이길 수가 없었다 [1,2].
암은 왜 정복이 안되는 것일까?
암에 적군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환자를 아군으로 생각하는 비유는 암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암이라는 적을 찾아내고 섬멸하기 위한 명분으로 과잉진단 및 과잉치료가 빈발했고, 치료에 진전이 없는 환자들에겐 패자라는 자책감을 안겨주었다. 런던대학 콜먼(Coleman)교수는 고가의 항암제들로 인해 제약회사 배만 불려주고, 건강보험제도는 파산까지 걱정해야 하는 '암과의 전쟁'이란 왜곡된 용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말자고 했다 [5].
항암치료의 득과 실을 냉정히 판단하여 무의미한 치료를 거부하고 남은 여생을 평화롭게 지내기를 선택한 분은 암과의 전쟁 또는 싸움을 피하는 패자가 아니라 현명한 분이다. 암에 대한 공부를 조금 해보거나 암 경험자들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보면 어느 쪽이 더 나은 길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암은 외부에서 침입한 적이 아니라 우리 몸의 정상세포에서 발생한 것이라서, 애당초 자신의 몸을 상대로 싸워 이긴다는 발상에 오류가 있다.
고통스런 항암과정을 겪으면서 암과의 전쟁에서 이길거라는 '정신 승리'를 외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별로 의미가 없는 고생이기 때문이다. 항암제로 암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구토를 하니 항구토제를 먹고, 구내염이 생겨 항생제를 먹고, 불안하니 항불안제를 먹고, 백혈구 수치가 떨어지니 백혈구 증강제를 맞고.. 등등 근본 치료가 아닌 증상 치료하는데 급급하며 아까운 시간을 낭비한다. 오지 않을 미래를 위해 현재의 시간을 낭비하는 건 아닌지 잘 판단해야 한다. 굳이 '카르페 디엠'을 외치지 않더라도..
그간 우리는 줄곧 암을 싸워 이긴다는 개념하에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집중했으나 실제 그 효과는 미미했다. 반면 암을 '예방'하는 데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암을 완전히 치료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최선의 방책은 암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암은 치료 가능한 질병이 아니라 '예방 가능한 질병'이기 때문이다 [6,7].
암은 예방 가능하다.
지난 글에 소개했듯이 중년 이후엔 대부분 미세 잠복암을 가지고 있는 'cancer without disease' 상태가 된다. (*상세 설명 -> https://brunch.co.kr/@mhsong21/67 )
만약 이런 상태로 계속 머물러 있다면 우리가 암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이런 미세 잠복암이 가만히 있지 않고 갑자기 성장할 때이다.
만약 암세포 주변환경이 만성적인 저산소증에 빠지면, 낮은 산소 농도에서도 세포가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저산소유도성인자(HIF, hypoxia-inducible factor)라는 물질이 조혈 줄기세포에서 발현된다 [13]. 이 물질은 혈관의 성장을 촉진하는 혈관내피성장인자(VEGF,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라는 물질을 만들고, 이것이 암세포 성장에 필요한 새로운 혈관을 만들면서 혈관신생이 시작된다 [14].
저산소증은 왜 생길까?
산소는 호흡을 통해 우리 몸에 들어온다.
호흡으로 산소가 폐에 들어오고, 폐에서 산소를 혈액에 전달하고, 혈액 속 적혈구가 산소를 온몸 세포에 공급하고,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가 산소와 영양분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한다.
폐질환이 있는 경우 산소 유입이 원활치 않으니 저산소증이 유발된다.
영양분과 산소의 보급로인 혈관에 문제가 생겨도 저산소증이 생긴다. 혈관이 좁아지는 대표적인 질환이 죽상동맥경화증 (atherosclerosis)이다.
혈관이 좁아져 혈액 공급이 잘 안되면, 잠복해 있던 미세암 주변에도 산소가 부족해지고,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VEGF 분비가 증가되면서 혈관신생을 촉진하여 암이 성장한다 (아래그림) [16].
산성화는 왜 생길까?
암이 좋아하는 환경은 저산소증과 산성화고, 이를 예방할 수 있으면 혈관신생을 억제하여 암의 성장과 전이를 방지하기에, 미세암이 있더라도 'cancer without disease' 상태를 유지하며 별문제 없이 살아갈 수 있다 [25].
저산소증과 산성화를 예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폐질환이 있으면 치료해서 산소 유입이 잘 되도록 해야 한다. 담배를 끊어야 한다. 신선한 공기를 자주 마셔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이 반드시 필요하다. 적당한 운동은 심폐기능을 향상시켜 산소 공급을 늘리고 혈액 순환을 도와 온몸 구석구석까지 산소를 잘 전달하게 한다. 과도한 운동은 활성산소(ROS, reactive oxygen species)를 발생시키므로 오히려 해롭다 [26]. 추천하는 운동은 걷기, 조깅, 수영, 등산이다.
죽상동맥경화증을 치료해야 한다.
죽상동맥경화증은 혈관 내막에 콜레스테롤 등이 쌓이면서 혈관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고지혈증 약은 근본 치료가 아니다. 고지혈증의 근본 원인인 식습관을 바꾸어야 한다. 동물성 식품을 줄이고, 식물성 식품을 먹으면 콜레스테롤 수치는 저절로 정상화된다. (*고지혈증 상세설명 -> https://brunch.co.kr/@mhsong21/33)
우리 몸의 산-알칼리 균형은 폐와 신장에서 자동적으로 조절되며 항상 약알칼리성(pH 7.35-7.45)을 유지한다. 신장은 체내 대사물질들을 끊임없이 소변으로 배출하는데, 나이가 들어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단백질 대사산물인 산성 노폐물 배출이 잘 안되어 혈액은 산성 쪽으로 조금씩 기울어진다. 그러면 우리 몸은 pH 7.35 미만으로 떨어지는 대사성산증(metabolic acidosis)으로 가는 걸 막기 위해 뼈 속에 풍부한 알칼리성 물질인 칼슘 등 미네랄을 혈액으로 방출하여 산-알칼리 균형을 맞춘다 [29].
비만인은 'angiogenic factor'가 증가되어 있어 암의 성장과 전이를 촉진한다 [38]. 체중을 줄이면 'angiogenic factor'가 감소하므로 암 발생 위험도 감소한다 [39]. 'Angiogenic factor'란 혈관신생을 촉진하는 물질로 VEGF, PDGF, FGF, angiopoietin 등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아래그림) [40].
비만하면 암이 잘 생기는 이유는 다양하게 있지만 그중 대표적인 것은 암세포의 증식을 돕는 호르몬인 인슐린유사성장인자(IGF-1)의 과다 분비(*IGF-1 상세설명 -> https://brunch.co.kr/@mhsong21/51 ), 세포의 성장과 분화에 작용하는 m-TOR 신호의 활성화, 혈관신생을 야기하는 물질인 VEGF 분비 증가이다 (아래도표) [42].
살을 빼야 암에서 멀어진다.
현재 한국의 20대 여성 13명 중 1명은 살면서 유방암 환자가 된다 [47]. 미국의 경우 8명 중 1명 꼴이다 [48]. 한국인 유방암 발생률은 10만명당 61.5명으로 아시아 국가 중 최상위 그룹에 속한다 [49].
왜 이렇게 유방암 환자가 늘어나는가?
유방암의 지속적인 증가세는 유전이 원인이라 할 수 없다. 유전자는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원인인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을수록 유방암 발생률이 높게 나타난다 [50].
한국유방암학회는 2020년 유방암 백서에서 “유방암 발생 증가 원인을 확실히 규명하기는 어렵지만 고지방·고칼로리로 대변되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그로 인한 비만, 늦은 결혼과 낮은 출산율 등이 요인으로 보인다”고 했다 [51].
식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고기와 같은 단백질 중심 식단인 서구 주요 국가의 유방암 발병률은 우리나라 빈도의 거의 2배에 육박한다 [52]. 육식이 많을수록 유방암 발병률은 올라간다. 유방암 예방 수칙에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라는 항목이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유다 [53].
자신의 유전적 소인, 생활습관 등 그 어디서도 유방암에 걸린 이유를 찾지 못한 그녀는 ‘중국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매우 낮다’는 사실에 착안해 동양과 서양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 차이에 집중하였고, 서구인의 '어떤' 식습관이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문제는 ‘유제품’이었다. 중국인들은 유제품을 먹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하여, 그동안 '건강한' 식품이라고 많이 먹었던 우유, 치즈, 버터, 요구르트 등 유제품들은 몽땅 쓰레기통에 버렸다. 유제품을 끊은 후 목에 생긴 종양이 점점 작아지면서 6주 만에 완전히 사라졌다.
우유 같은 '자연' 식품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나, 그녀는 단호하게 유제품을 끊은 후 유방암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우유는 완전식품이다. 송아지에게 라면..
대부분의 서구 사회에서는 우유를 건강한 자연식품으로 여겨 아기와 골다공증 위험이 있는 여성에게 꼭 필요하며, 육체 노동자에게 풍부한 단백질 공급원이고, 날씬한 패션모델에게는 다이어트 음료라 한다. 즉, 우유는 모든 사람에게 완전한 식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교묘하게 만들어진 우유의 이런 이미지는 그저 마케팅일 뿐이다.
과학적으로 볼 때 젖을 뗀 뒤에 다시 젖을 먹어야 할 이유는 없다.
젖은 인간 등 포유류 엄마가 자신의 아기가 빨리 성장하도록 돕는 음식이다.
우유는 송아지에겐 아주 훌륭한 젖이다. 하지만 사람의 모유와 비교해서 몇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우유에는 단백질이 모유의 약 3배, 칼슘은 약 4배 더 많이 들어 있다. 두가지 다 아이들 콩팥에 과도한 부담을 주고 소아 당뇨, 호흡기 질환, 피부 질환, 알레르기 등 여러가지 질병을 유발한다. 우유는 생 후 1년간 빠르게 성장하는(매일 0.8kg씩 체중 증가) 송아지에게 완전한 식품이지, 사람(매일 0.02kg 체중 증가)에게 좋다고 말할 수 없다. 성장 속도가 약 40배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56].
호르몬은 신체의 한 부위에서 다른 부위로 정보를 전달하는 화학물질이다.
모든 포유류의 어미젖은 매우 복잡하고 그 종의 새끼 성장 발달을 위한 수백가지 호르몬을 나르는 수단이다. 우유를 자주 마시는 사람은 세포 증식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유사성장인자(IGF-1)의 혈중 농도가 올라간다 [57,58]. 왜냐면 우유 속에 든 IGF-1은 사람의 IGF-1과 구조가 똑같고, 섭취된 우유 단백질의 영향으로 간에서 IGF-1 생산이 더 증가하기 때문이다 [59,60,61]. (*IGF-1 상세 설명 -> https://brunch.co.kr/@mhsong21/51)
IGF-1 농도가 올라가면, 유방이나 전립선 조직 세포의 증식을 촉진해 암이 생긴다.
하버드 연구진이 란셋(Lancet)지에 보고한 전향적 연구에 의하면, 50세 이하 폐경 전 여성 중 IGF-1 농도가 높은 집단은 낮은 집단에 비해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7배 더 높았다 [62]. 또 다른 하버드 연구진이 사이언스(Science)지에 보고한 연구에는 IGF-1 농도가 높은 남성 군은 낮은 남성 군에 비해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4.3배 더 높았다 [63].
옥스퍼드대학 암역학 연구소의 보고에 의하면 비건(완전 채식인)은 육식인이나 락토비건(우유 먹는 채식인)에 비해 IGF-1 농도가 각각 9% 및 8% 낮았다 [64].
IGF-1 농도 8-9% 차이는 큰 수치가 아닌 것 같지만, 중요한 의미가 있다. 전립선암 환자의 평균 IGF-1 농도는 정상 남성에 비해 약 8% 높게 나오기 때문이다 [63].
따라서 암 예방을 위해선 소, 양, 염소 등 모든 낙농 동물에서 나온 고기와 모든 종류의 유제품을 식단에서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
우유를 즐겨 마시는 분들에겐 좀 생소한 얘기일지 모르지만 이게 과학적 진실이다.
참고로, 미국 농무부에서 식사 가이드로 발간하는 'My plate' 에는 우유를 하루 3잔 이상 마시라고 되어있다.
하지만 하버드 대학에서 제시한 'Healthy eating plate' 에는 우유를 제한하고 물을 마시라고 되어있다.
미국 농무부의 권고 식단은 정치적, 상업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기에 식품업계 마케팅의 영향을 많이 받아 과학적 진실이라 보기 어렵다. 하버드 대학 건강 식단은 이해관계 없이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두기에 신뢰할 수 있는 식단이다 [65].
세상이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각종 유제품들은 전립선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69]. 우유를 많이 마시는 전립선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사망할 확률이 6배 더 증가했다 [70].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국 전립선암 사망자 수는 약 2,000명이지만 2040년에는 3배 이상인 약 7,000명이 사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대한비뇨기종양학회에서는 일주일에 5회 이상 신선한 과일·채소 섭취를 권장하고, 지방이 많은 육류 섭취는 줄이라는 전립선암 예방 수칙을 발표했다 [71].
암 진단을 받았거나 암 수술 후에도 저지방식인 채식을 해야 한다.
가정 환경, 사회적 분위기, 직업, 소득 수준, 교육 수준, 위생 환경, 스트레스 등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많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담배를 피울 것인가? 말 것인가? 운동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등 개인의 선택이다.
1. 적정 체중 유지.
2. 운동의 생활화.
3. 통곡물, 채소, 과일 섭취 권장.
4. 붉은고기와 가공육 섭취 제한.
5. 패스트푸드 섭취 제한.
6. 과당 음료 제한.
7. 금연 및 절주.
8. 암 예방 위한 보충제 사용 금지.
9. 모유 수유 권장.
10. 암 환자도 이 수칙을 따를 것 (*암 예방이나 치료는 동일하다).
이 10가지 수칙을 지키면 암을 얼마나 예방할 수 있을까?
유방암의 경우 위 수칙 중 6-7개를 따른 여성은, 0-2개를 따른 여성에 비해 15년 추시결과 유방암 빈도가 51% 낮게 나왔다 [81].
암은 분명한 발병 원인이 존재한다.
많게 봐야 10% 정도가 유전적 원인이고, 나머지 90%는 대부분 어린 시절부터 계속되어 온 생활습관이 원인이다. 대부분의 암은 우리 스스로 만든 병이다.
암에 걸리는 사람과 걸리지 않는 사람의 결정적 차이는 무엇일까?
저산소증이나 산성화로 암이 좋아하는 환경이 되면 '암 스위치'가 켜진다.
암을 억제하는 것은 우리 몸속에 있는 ‘면역력’인데, 면역력이 강하면 암에 안 걸리는 체질이 된다. (*면역력 강화법 -> https://brunch.co.kr/@mhsong21/32)
암이 싫어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암 스위치'는 자동적으로 꺼진다.
암이 없어질 수도 있나?
그렇다. 이미 실험실에서 증명이 되었다 (아래 기사) [83].
실제로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대장용종의 1/3은 저절로 사라지고, 유방암으로 확진된 경우에도 상당수는 특별한 치료없이 저절로 사라진다 [84,85]. 그 외 많은 암들이 스스로 없어지는 경우들이 종종 있어 왔다 [86].
암이 살 수 없는 체질로 바꾸어야 한다.
체질을 바꾸는데는 영양, 운동, 환경, 스트레스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가장 쉬운 방법은 채식이다.
사실, 인체는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 연구진이 '네이처 메디신' 에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우리 몸은 1초에 380만개의 낡은 세포를 새로운 세포로 교체한다. 하루에 약 3300억개의 세포를 갈아치우며, 인체의 전체 세포가 교체되는 주기는 평균 80일이다 [87]. 세포 중에는 분열을 천천히 하는 조직도 있으니, 약 1년이 지나면 몸을 구성하는 거의 모든 성분은 새것으로 바뀐다 [88].
이 연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왜냐면 약 3개월간 기존의 습관을 버리고 새 습관으로 바꾸면, 우리 몸속 세포들도 새 환경에 맞추어 새로 태어나기 때문이다. 나쁜 체내 환경으로 유전자의 변이가 생긴 세포들도 다 교체가 된다는 말이다.
채식으로 암에 강한 체질로 바꾸려면 적어도 3개월, 가능하면 1년 동안 철저히 지속하면 된다. 그러면 암의 스위치를 껄수가 있다.
여기까지 읽은 독자분들 중에는 평생 육식을 즐겨하거나, 매일 2-3갑의 담배를 피우고도 백살까지 산 사람을 알고 있다든지 혹은 그런 사람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
암은 한가지 원인이라기보다 여러가지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운이 좋은 사람도 있고, 운이 없는 사람도 있다. 주변에 암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일이 언젠가는 자신에게도 생길 수 있다.
2021년 국가암정보센터에 의하면 한국인이 암에 걸릴 확률은 38%로 3명 중 1명이 걸린다 [89].
암에 걸리지 않는 2/3에 들어가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미 잘 알려진 암 발병 요인을 멀리하는 게 최선이다. 담배의 위험성을 알기에 대부분의 의사들은 담배를 멀리한다. 확률이 크진 않더라도 피하는 게 자신의 건강에 득이 되기 때문이다.
폐암을 유발하는 발암 물질로 가장 잘 알려진 담배의 경우 15개비를 필때마다 한번씩 유전자 돌연변이가 일어나기에 가장 위험한 발암 물질로 알려져 있다 [90].
담배는 정말 나쁘지만 암 발생 원인의 30%를 차지한다.
담배보다 유전자 돌연변이를 더 많이 발생시키는 것은 음식으로 35%를 차지한다. 음식으로 인한 비만 20% 를 더하면 절반을 훌쩍 넘어선다. 암 발병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음식이다. 음식을 바꾸면 많은 암을 예방할 수 있다 [91].
음식과 암의 상관관계를 전향적으로 조사한 가장 큰 연구 중 하나인 옥스퍼드 대학 보고에 의하면, 육식인에 비해 채식인은 모든 종류의 암 발생률이 낮았다 [92,93].
나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밖에 없다.
필자는 에픽테토스, 세네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등 스토아학파의 철학을 선호한다. 그들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할 수 있는 일에 전념하는 것"이 삶에 대한 현명한 태도라 했다.
암 예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유전은 내 의지와 무관하게 결정되었으니 맘에 두지 말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인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바꾸는 게 최선이다.
흔히 암 발생을 "씨와 토양"이란 개념으로 설명한다. 암의 씨앗은 주변 환경인 토양이 적합할 때 '암 발생 스위치'가 켜져서 성장한다. 암은 국소질환이 아니라 전신질환이다. 따라서 암 예방이나 치료도 전신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우리 몸에는 매일 암세포들이 생겨나고 있으나 일일이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암세포가 자랄 수 없는 체내 환경을 만들어 주면 된다. 그게 바로 '체질'을 바꾸는 거고, 그리하면 '암 스위치'가 꺼지기에 암 공포에서 해방될 수 있다. 우리가 암 스위치를 켤 수 있다면, 스위치를 끌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논문 하나를 소개한다.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아프리카인의 대장암 빈도는 10만명당 각각 65명과 5명이하로 극명한 차이가 난다. 미국인의 전통적인 식단을 구성하는 과도한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 반면 부족한 섬유질이 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피츠버그대학에서 20명의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20명의 아프리카인의 식사를 완전히 상대의 것으로 교체한 후 2주간 생긴 대장의 변화를 2015년 네이처(Nature)지에 발표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불과 2주만에 대장 상태가 현저히 변화한 것이다. 아프리카 식단인 저지방 고섬유질식(채식)을 한 미국인의 대장 상태는 좋아졌고, 반대로 미국 식단인 고지방 저섬유질식(육식)을 한 아프리카인의 대장 상태는 나빠진 것이 대장 조직 검사에 확연히 드러났다 (아래사진) [94].
(* 대장 조직 사진 설명 -> 좌측 사진은 실험하기 전 미국인 대장 점막으로 갈색으로 염색된 부위는 염증으로 인한 점막의 과증식 상태며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세포들임. 우측 사진은 2주 뒤 점막의 염증이 가라앉아 갈색 부위가 현저히 줄어든 모습.)
이 결과를 본 네이처 편집장인 크리스틴 웨버(Christine Weber) 박사는 "음식을 바꾸면, 암 위험이 감소한다. 식습관 교정은 오늘부터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겠다"는 논평을 했다 [95].
암을 예방하기에 늦은 때란 없다.
오늘부터 바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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