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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달 May 21. 2024

'계속해보겠습니다'를 읽고

 남편을 잃은 엄마 애자 씨는 그날로 죽은 거나 다름없다. 딸 소라와 나나를 보살피지 않는다. 심지어 자살도 시도한다. 소라와 나나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라는 이름의 '애자'를 이해하려고 한다. 엄마라고 부르지 않고 애자 씨라고 부른다. 엄마의 열정적 사랑을 인정한 셈이다. 다행히 옆방에 사는 나기의 엄마가 둘의 도시락을 챙겨준다. 그렇게 둘은 자랐다. 나기는 폭력적인 선생님이 부모님인 아이를 사랑하게 된다. 멍든 상처를 보며 만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 아이도 부모처럼 폭력적인 아이가 되어간다. 나기는 그 아이의 행방을 모른다.


 나나는 임신을 했다. 모세 씨의 집에 초대를 받았다. 모세 씨의 아버지는 어머니를 "어이"라고 부른다. 어이라는 말에 어머니는 사과를 깎아 내놓고 어이라는 말에 배를 깎는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발견한 요강은 아버지의 것이고 닦는 것은 어머니의 일이다. 모세 씨에게 이유를 묻자 가족이니까 해야 한다고 한다. 왜 이상하냐고 되묻는다. 나나는 결혼을 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모세 씨는 나나의 목을 조른다. 나나는 발길질을 하고 그에게 상처를 낸다. 나나는 아기를 낳기로 결심한다. 소라와 나기가 옆에 있기 때문이다. 애자 씨는 지금 요양원에 있다. 행복하냐고, 너희만 왜 행복하냐고 묻는다. 인생이란 덧없고 하찮다고 애자 씨는 늘 말했다. 그러나 소라와 나나는 그 때문에 사랑스럽다고 생각하고 그 하찮음으로 계속해보겠다고 다짐한다. 사랑에 관해서도 적당한 감정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헤어지더라도 배신을 당하더라도 어느 쪽이 사라지더라도 괜찮아 할 수 있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애자 씨처럼 압도적인 사랑이 사랑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냥 내 몸으로 흡수가 되어 하나가 되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고 사랑은 적당할 수 없다고, 그건 이기적이라고 생각을 했다. 이카루스가 태양을 쫓듯이 너무나 열정적인 애자 씨는 사랑으로 인해 자신을 망가뜨렸다. 폭력적인 사랑을 받은 아이도 스스로를 망가뜨렸다. 주변 사람들은 그 사랑에 지쳐 적당한 온도를 찾는다. 내가 맞다고 믿은 것이 절대적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 같다. 약해 보이는 것이 오히려 강한 것임을 깨닫는 것이 인생인 것 같다. 가족 또한 마찬가지이다. 가족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당연한 것은 사실 없는 것이다. 그 안에 숨은 나약한 이기심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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