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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마 Nov 25. 2018

오늘도 생산을 위한 비생산적인 시간을 보내다.

다시금 의지 불태우기- 

01 

이번 주 주 북저널리즘의 새터데이 에디션 #80 <누구에게나 비생산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가 도착했다. 매주마다 꼬박꼬박 챙겨보지는 못한다. 그래도 주말을 뒹굴거리며 하릴없이 보내가다가도 이러지 말고 의미 있는 것 하나라도 하고 보내야지라는 마음이 들면 구독 메일을 뒤져서 보게 되는 콘텐츠이다. 


좋은 인사말이 떠오르지 않아 여러 번 쓰고 지우길 반복했습니다.

무언가를 만들어 낼 때, 아이디어는 결코 쉽게 떠오르는 법이 없습니다. 영감을 얻고 생각을 다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당장 무언가를 생산해 내야 한다는 강박은 생산에 꼭 필요한 시간조차 비생산적으로 보이게 합니다.    

- SATURDAY EDITION #80 메일 내용 중 - 


이 글을 쓰고 발행하기 위한 "생산"의 시간을 위해, 무슨 주제로 써야 할지 고민하기 멍 때리기와 같은 시간들. 쓰기 시작했는데 제대로 안 써지니- 카페로 나가보기도 하고, 산책을 다녀와서 다시 집중해보기도 한다.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제대로 안 써짐에 썼다 지웠다를 반복. 이번 에디터님의 인사말이 참으로 공감된다. 



02 드디어 가본 취향관

이번 주 새터데이 에디션 주제가 더 반가운 것은 11월 초에 "사유하는 텍스트" 행사로 참여했던 주제였기 때문이다. 올해 취향관의 존재를 알고 난 뒤부터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었다. 살롱 멤버도 아니고 직장/집과도 멀어서 기회가 닿지를 않았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출판사 북저널리즘의 행사가 취향관에서 열리기에 마침 신청했고, 기회가 주어졌다. 


주제는 또 어떠한가, 호기심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 주제는 <비생산적인 생산의 시간>은 영화 지망생들의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룬 책을 바탕으로 사유해보는 시간. <비생산적인 생산의 시간> 책은 통상 10년이라는 지망생 신분을 지나 영화감독으로 서기까지, 어떻게 예측 불가능한 길에 뛰어들고 어떻게 의지를 다잡는지에 대한 15명 지망생의 인터뷰가 담긴 책이다. 생산과 결과가 중시되는 사회인만큼 아직 '완성되지 못한 상태'로 존재하는 지망생의 시기 = 비생산적인 시간. 그러나 '생산'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고 견디어내야 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순간임을 일깨워준다.


이렇게 간절하게 가고 싶은 행사였지만, 하루살이 직장인은 역시나 일 때문에 늦게 출발했고 하필이면 '비가 왔다'.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하고 있는 타이밍에 겨우- 가까스로 도착했다. 그래도 no-show 안 한 게 어디냐, 다행이다. 



03 비생산적인 시간에 대한 나눔  

한주연 에디터님 진행으로 준비해주신 4가지 질문에 대해서 각자의 생각과 답변을 나누었다. 인상 깊었던 2가지 발제문과 내 이야기를 해본다면. 첫 번째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면, 무엇인지. 그 과정의 기쁨과 슬픔에 대해 이야기였다. Youtube 크리에이터, 음악가, 소설을 준비하시는 분까지. 정말 창의 노동을 하시는 분들이셨다. 그에 비하면, 나는 그냥 평범한 직장인이자 소시민. 


이런 내가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면, 올해 시작한 브런치 활동. "글쓰기"를 통해 나만의 공간을 작게나마 만들어가는 과정을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슬픔은 없지만 대신 '창작'의 고통(?)을 느끼는 중이다. 글을 꾸준하게 쓴다는 것, 읽히는 글을 쓴다는 것이 이 처럼- 힘들 줄이야. 회사에서 익숙해진 글쓰기-이메일. 보고서/PPT를 만드는 것에 나름 잘 만들고 인정받는 터라 글쓰기 또한 그 연장선이니 그리 어렵지 않을 줄 알았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래도 기쁨의 순간들이 있다. 쓰인 글에 'like' 버튼이 눌릴 때, '구독자'가 한분 씩 늘어날 때. 그리고 댓글까지 달아주시며 소통하거나 응원해주실 때 힘들었던 기억은 이내 달콤함으로 바뀐다. 그리고 한 번의 경험이지만 '브런치 읽다' 페이스북에 운 좋게 포스팅되었을 때는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붕-뜬 그 기분. 이런 기쁨들이 모여 오늘도 이렇게 글을 쓰는 데 나에게 '에너지'를 충전해주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질문. 창의적인 일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과 태도는 무엇일까에 대한 이야기. 일명 '지망생'이라는 기간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책은 영화 지망생의 이야기. 나는 무슨 창의적인 일에 대한 '지망생'일 까? 직무인 '마케터' 지망생인가 복잡한 생각들이 채워지고 있을 무렵. 내 머리를 때린 한마디 (참석자 분의 말인지, 에디터님의 말인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는다.)


생산에 쫓기다 보면 자신을 못 본다.


창의적이다라는 것은 어찌 보면 자신만의 이야기가 나와야 하는 것. 그래서 비생산의 시간을 견디며 그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마치 이렇게 들렸다. 먹고살기 위해 눈 앞에 있는 '생산=돈 버는 일'에 급급하여. 나만의 정체성을 만들어가기 위해,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서 지금은 비생산적일 수 있지만 투자하고 있는가? 그래서 다시금 떠오른 단어, GRIT  일명, 끝까지 해내는 힘. 


분명, 과정이라는 것이 드러나지 않다 보니 지치고 힘든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이 있기에 언젠가는 반드시 '생산물'이 나올 수 있다.


그렇게 믿자. 


이번주도 이렇게  평범한 글쓰기. 

이것을 위해 사색한 시간이나 글을 쓴 시간이 지금은 비생산적이여 보일 수 있으나

훗날 나만의 정체성을 만들기 위한 생산의 자양분이 되리라 믿으며.



+) 다시금 의지를 불태울 때 이만한 영상이 없다. 주제와도 잘 어울릴듯하여, 마지막 멘트 대신 공유해본다. 

IT'S WHAT YOU DO IN THE DARK  

RULE YOUR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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