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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민 Mar 25. 2024

[기고] 다시, 을지로 그리고 다음, 을지로

* 해당글은 저널서울에 기고된 글입니다. 


이경민 / 서울수집 운영자(instagrm@seoul_soozip)


다음, 을지로 ③

을지로의 골목길

현재로선 ‘돈이 된다는 세운’의 재개발을 막을 순 없지만, 그런데도 을지로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은 계속 목소리를 낸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남아 있는 곳들을 유지하고, 함께 미래 가치를 만들어 나가자고 말이다. 산업 생태계뿐 아니라 다양한 주체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시도와 경험들이 쌓여 형성되는 도시 문화를 계속해서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을지로는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도시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사람의 소중함을 시사한다. 사람보다 자본을 우위에 둔 그간의 도시개발계획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잊고, 잊히도록 했다. 그러나 물리적인 공간인 도시에 터를 잡고 생활하며 공간을 전유하는 도시민들이 가진 공간 경험이나 기억은 자본으로 치환할 수 없다. 도시학자 제인 제이콥스는 도시 공간을 ‘스스로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또 하나의 자아’라고 이야기한다. 사람이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에는 유기체적인 성격을 띤 공간에서의 경험과 그곳에 얽힌 사회적 상호 작용에 관한 기억이 필요하다.” p100 


“그들이 겪어 보지 못했던 을지로 사람들의 일상이 새로운 도시경험으로 심어지듯, 을지로 발전의 시기를 기억하는 사람들 또한 다른 층위의 기억을 쌓아 나가고 있을 것이다. 옛 모습이 사라지지 않고 현재의 모습과 공존하는 지역의 모습은 을지로에 대한 이전의 기억에 새로운 기억을 덧씌우기보다 추가하며 도시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p102 , <다시, 을지로> 


을지로 일대를 걷다 공터를 바라보고 있으면 이미 많은 것이 사라졌음에도 눈앞에 생생하게 살아난다. 그만큼 도시에서 쌓은 경험과 관계성에 대한 감각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과 몸에 강렬하게 각인된다. 장소 경험이 정서적·신체적·정신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을지로의 가치를 파괴하며 자본으로 잠식시킬 것인가? 아니면 현재 남아 있는 곳이라도 유지하며 가치를 부각할 것인가? 과연, 우리는 어디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인가? 어떠한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다음, 을지로>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리슨투더시티 워크숍 영상.©리슨투더시티

* 영상원본은 리슨투더시티 유투브 혹은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영상 링크: https://www.instagram.com/p/C1HYKU9JXcn/


*원문보기

https://www.journalseoul.com/news/articleView.html?idxno=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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